해안과 도심을 잇는 서귀포 올레

서귀포의 아름다운 해안절경을 따라 걷는 올레6코스(11.6km)는

바닷물과 민물이 합쳐지는 절경의 쇠소깍을 시작으로 외돌개로 이어진다.

구름 속에 갇힌 한라산과

솔빛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언덕

연보랏빛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검은 현무암과 어울려 갯가 정원을 만들었다.

[해국]

 

파도가 철썩이는 바닷가 '게우지 코지'

게우지 코지는 하효마을 바닷가에 불쑥 튀어나온 지형으로

이곳의 형상이 전복의 내장과 같은 모양이어서 붙여진 것으로

게우지는 전복내장을 일컫는 '게웃'을 말한다.

기암괴석들이 만들어내는 해안절경과 탁 트인 전망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바닷가 세찬 바람과 짠내를 맡으며 자라는 바다를 향한

해국의 소박하고 고운자태가 아름답다.

[게우지 코지와 생이돌(모자바위)]
[산국]

 

짠내음을 풍기는 바닷가

보라향기 '갯쑥부쟁이'를 시작으로

소금을 머금은 바닷가에서 자라는 '해국(海菊)',

가을 향기의 주인공 노란 산국과 감국의 그윽한 향기로 진한 매력을 보여주는

소박한 들국화의 계절이 찾아왔다.

멀리 항공모함처럼 떠 있는 무인도 '지귀도'는

하늘과 바다를 이어주는 듯 환상적인 그림을 만들어 준다.

[감국]

 

싱그러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쉬엄쉬엄 걸어서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길

계절은 겨울로 가지만 뺨에 와 닿는 따뜻한 바람은 외투를 벗게 하고

자동차로 지나쳤던 길은 뜻밖의 모습으로 눈을 뜨게 한다.

[소금코지(소금밭)]

 

소금코지는 하효동 남쪽 갯가의 길게 뻗어 나간 곶부리로

편편한 바닥돌에 바닷물이 들어왔다 증발하면서 하얗게 소금이 남아 있어 소금밭이라 불렀다.

소금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곳에는 바다에서 육지로 오르는 형상의 거북이가

제지기오름을 향해 고개를 쳐들었다.

 

하효동과 송산동의 경계가 되는 둔덕, 골매를 지난다.

[큰업통]

 

해녀들이 물질과 수영을 배울 때 이용하는 곳으로

미역, 소라, 오분자기 등 각종 해산물이 풍성하게 나는 곳이다.

넓고 큰 통 같다하여 '큰업통'이라 불린다.

[손바닥선인장]
[보목포구]

 

섶섬이 보이는 보목포구

바람이 많은 제주도의 바다와 함께 살아온 제주도민의 지혜와 애환이 담겨있는 '테우'  

제주도내 포구마다 배가 입출항하는 입구에 세워져

야간에 배들이 안전하게 왕래할 수 있도록 불을 밝히기 위해 세워진 '도대불'은

마을 어부들이 축조하고 점등 담당자를 두고 운영된

어부들의 삶을 지켜 온 민간등대다.

[도대불]

 

동서의 길이가 긴 타원형의 모양을 한

평평한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는 지귀도가 보이는 바닷길

고개를 돌리면 바닷물에 부서지는 은빛 조각이 햇살 위로 반짝이고

구름과 잔물결이 함께 어우러진 무인도 섶섬이 눈 앞에 와 있다.

[섶섬]

 

천연기념물 제 18호인 섶섬은 '숲섬' 또는 '삼도(森島)'라고도 한다.

깍아지른 듯한 바위 벼랑으로 둘러싸여 있고 짙푸른 난대림으로 덮여 있으며

국내 유일의 파초일엽(일명 넙고사리) 자생지로 식물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자리돔, 돌돔, 벵에돔, 참돔, 감성돔이 풍부하고

여름에는 자리돔축제가 열린다.

[갈퀴나물]

 

솔빛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남끝동 보목리

지귀도, 섶섬, 문섬, 범섬을 바라보며 걷는 해안길에는

덩굴손이 갈퀴모양을 한 밀원식물 '갈퀴나물'

진분홍 토끼 모습을 하고 일찍 공연을 시작하는'광대나물'

꽃 안쪽의 꽃밥이 하얀 친근한 '자주괭이밥'

들의 습지나 개울가에서 자라는 색감이 고운 '고마리'

제주의 돌담과 잘 어울리는 '자주색달개비'  

계절은 겨울로 가지만 시간을 거꾸로 사는 들꽃들은 길동무가 되어준다.

[광대나물]
[자주괭이밥]
[고마리]
[자주색달개비]
[구두미 포구]

 

'섬도코지' 서쪽 포구로

이 지역이 거북이의 머리와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구두미'라 부른다.

바다에는 해산물이 풍부하고 경작지와 암반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섶섬이 보이는 바닷가

돌탑을 쌓고 지성을 드렸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바닷길 따라 달그락거리는 몽돌해변을 지나면 용궁으로 들어가는 신세계가 펼쳐진다.

[용궁으로 들어가는 문]

 

소천지를 품은 바닷길

기암괴석들이 만들어내는 해안절경과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다운 곳

조용히 숨어 사람들을 기다리는 듯

제주 올레길의 숨은 비경 바닷가의 작은 세계

'소천지'가 눈 앞에 나타났다.

[소천지]

'백두산 천지를 닮은 제주 속의 소천지'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는 잔잔한 날에는

소천지에 투영된 한라산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는 곳으로

이름처럼 백두산 천지를 빼닮았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림자가 만나서 완성되는

백록담에 눈이 쌓였을 때의 모습은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창꼼으로 보는 기암괴석]
[우묵사스레피나무]
[맥문아재비]
['큰천남성'의 변신]
[솔숲이 아름다운 바닷가 쉼터]
[느리게 가는 편지 '겡이우체통']
[통탈목]

 

이름도 특이한 통탈목은 상록의 작은키나무로

손바닥모양으로 갈라지는 넓은 잎모양이 팔손이나무보다 전체적으로 크다.

제주에서는 바다 근처의 습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잎들이 뭉쳐나는 야자수처럼 이국적인 풍광은 하늘을 쳐다보게 하고

물감을 풀어놓은 듯 파란하늘을 덤으로 담았다.

[돈나무]
[동백나무]
[송악]
[인공폭포]

 

안전문제 때문에 서귀포칼호텔 인근 산책로 구간을 통제해

우회했던 올레길은 호텔 잔디광장을 통과하게 만들었다.

보목리 마을 입구를 들어서며 만났던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시원스럽게 하늘로 솟아오른 '와싱턴야자'

그 사잇길을 지나면 병풍을 펼쳐놓은 듯  

서귀포 앞바다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한다.

[와싱톤야자]
[검은여 쉼터에서 바라 본 바다풍경]

 

정방폭포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드러낸 '소정방폭포'

소정방폭포는 200m 위에 있는 '소정방샘터'를 수원으로 하고 있다.

5m 높이의 하얀 물줄기가 바다를 향해 시원스레 떨어지고

주민들이 여름철 물맞이 장소로 유명하다.

물이 워낙 차가워 물맞이를 한 사람들은

해변의 넓은 바위에 엎드려 언 몸을 녹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소정방폭포]
[남영호 조난자 위령탑]

 

1970년 여객승선 초과와 과적이 낳은 인재

323명의 목숨을 앗아간 남영호 사건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못했어도

내 아직 이승에 있을 때, 이제 그만 돌아오라.'

조난자 넋을 추모하는 <그리운 님>의 마지막 글귀가 애달프다.

일찍 꽃망울을 터트린 금잔옥대와 제주수선화가

그 넋을 달래주는 듯 소박하게 다가온다.

[금잔옥대]
[제주수선화]

 

뭍에서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해안폭포

해안가에는 용암분출 시 발달하는 수직절리 폭포

단아한 모습이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

정방폭포의 시원한 물줄기와 쏟아져 내리는 웅장한 폭포의 굉음

파도가 밀려올 때 마다 씻겨내리듯 달그락거리는 폭포와 파도가 들려주는 하모니

감취진 매력이 넘쳐나는 솔빛바다가 들려주는 가을향기

바람이 부드럽게 속삭인다.

[정방폭포]

 

정방폭포 하얀 물기둥의 울림을 안은 채 빠져나오면

조선백자에서 모티브를 삼아 이왈종화백의 염원을 담아 설계된

자연의 빛과 바람이 그대로 전달되는 '왈종미술관'이 기다린다.

[왈종미술관 옥상정원에서 바라 본 바다풍경]

제주의 아름다움을 곳곳에 품고 있는 올레길

비로소 눈을 뜨게 하는 주위 풍경들이 새롭게 보인다.

코스를 정하고 올레길을 완주할 필요없이

내가 시작하는 곳이 올레길이고 내가 서 있는 곳이 올레길이다.

그렇게 걷다보면 제주올레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고

충만함이 감도는 여행의 끝, 길 위에서 뜻밖의 풍경을 만나게 된다.

 

진시황제 때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제주에 온

서복를 기념하는 전시관 '서복전시관'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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