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동물친구들 제공)
안락사된 유기견의 사체가 동물사료의 원료로 쓰인 사실이 알려진 뒤 제주동물친구들 등 시민단체들이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사진=제주동물친구들 제공)

괴담이 현실이 되는 곳. 바로 제주 특별자치도다. 
안락사된 유기견 사체가 동물사료의 원료로 둔갑한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다.

국정감사에서 알려지고 언론이 떠들기 시작하자 부랴부랴 제주도정은 유기견사체를 의료폐기물로 보내고 사료를 전량회수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현재 1차로 18톤 회수,폐기했고 2차로 이달말까지  21톤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이미 많은 양의 사료는 소진된 상태이다.

또다른 괴담이 있다.
말고기에 인체에 해로운 약물성분이 들어있을 수 있다는 것인데 결국 이 역시 사실이었다. 유통되는 말고기의 절반이 약물투여 받은 적 있는 은퇴경주마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경주마에는 약 200여종의 약물을 투약하고 있으며 이중 45종은 식용되는 말에는 사용할 수 없는 약물들이다.

실례로  퇴역경주마 케이프매직은 올해 2월 23일 경주를 뛴 후 좌중수부계인대염, 제2중수골 골절로 인해 페닐부타존 100ml을 투약받았고 그 후 72시간도 되지 않은 상태로 도축되어 말고기로 팔려나갔다. 페닐부타존은 말이나 개를 비롯한 동물에게서 사용되는 소염진통제로서, 사람에게서 백혈구 생성 억제 및 재생불량성 빈혈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 킬 수 있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인간의 오락과 사행을 위해 과도한 약물치료까지 버티며 죽을 힘으로 달린 경주마들이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흘린 땀이 마르기도 전에 도축장으로 끌려갔다. 그런가 하면 눈앞에서 다른 말들이 도축되는 장면을 보면서 자기 차례를 기다려야 했던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지난 5월 국제 동물단체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에서 제주축협을 고발하기도 했다. 조사는 아직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현대판 동물학대의 대명사인 동물원 건설, 경주마 학대, 동물사체로 가축 사료를 만드는 등 나열하기도 낯부끄러운 굵직한 동물관련 사건들이 현 제주도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월 18일 이러한 현 도정의 행태에 더이상 참을 수 없었던 도내의 동물, 환경단체들이 도청앞에서 피켓과 마이크를 잡았다.

"안락사도 미칠 노릇인데 사료원료가 왠말이냐."
"제주도정은 동물과 환경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정책을 펼쳐라."
"책임자 문책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라."

동물과 자연을 대신하여 폐부에서 끓어오르는 절규를 제주도청은 과연 얼마만큼 이해하고 받아들였을까. 현 도정의 슬로건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이다. 사람과 자연이 쓰레기와 축산분뇨의 오폐수 속에서 뒤엉켜 공존하는 것이 원희룡 지사 식 ‘청정제주’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유기견이 안락사당한 뒤 동물사료 원료로 재활용되고 그것이 사람의 몸속에서 ‘공존’하게 하는 게 청정제주란 말인가.

제주도정은 생명에 대한 진심어린 마음없이 그럴싸한 문구만 만들어 자아도취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제주의 동물들과 사람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책임있고 진정성있는 정책을 펼치기 바란다.

김미성 제주동물친구들 대표
김미성 제주동물친구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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