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16일 열린 제주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 제주도 예산안 가운데 원희룡 지사의 ‘부동의’로 제2공항 갈등 해소 관련 예산은 제외됐다. 하지만 ‘제2공항 갈등 해소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원철·이하 특위)’ 측은 향후 활동 계획에 예산 미편성으로 인한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원 지사는 예산을 의결하는 도의회 제378회 2차 정례회 6차 본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에 대한 도의회의 심사 결과에 대해 전반적으로 존중하지만 제2공항 갈등 해소 방안 연구조사 (항목에 편성된) 2억원은 부동의한다. 나머지 증액(계수조정안)에 대해선 동의한다”고 밝혔다.

제2공항 갈등 해소 연구조사 예산 2억원은 특위 활동 중 여론조사 등을 시행하는 데 쓰일 예정이었다.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송영훈)가 계수조정 기간 의회사무처 사무관리비로 증액 편성했다. 

2020년도 제주도 예산안 가결. (사진=제주도의회 방송 화면 갈무리)
2020년도 제주도 예산안 가결. (사진=제주도의회 방송 화면 갈무리)

지금까지 제2공항 관련 공론화 요구를 비롯해 특위 활동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해온 원 지사의 ‘부동의’ 결정은 예측된 시나리오였다. 다만 원 지사가 ‘부분 동의’를 할 경우 도의회가 예산안 자체를 부결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예산안은 재석의원 36명 중 찬성 26명, 반대 8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그러자 김태석 의장은 폐회사 순서에서 “폐회사를 읽을 기분이 안 난다. 생략하겠다”고 산회를 선언했다. 

본회의가 끝난 뒤 김 의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의회 일반 사무관리비로 충당하면 된다”며 “특위 활동에 차질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6일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제378회 2차 정례회 6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16일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제378회 2차 정례회 6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김 의장은 원 지사의 ‘부동의’ 결정과 관련해 “정말 치졸하다”며 “이번 예산을 위해 예결위원 13명과 의회운영위원장, 특위 위원장 등이 의회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다. 도의회의 몸부림까지 밟아야겠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2억원은 원 지사 개인 쌈짓돈이 아닌 도민의 세금”이라며 “제2공항과 관련해 공론조사를 원하는 여론이 70%를 넘어섰다. 과거엔 원 지사가 소수의견이라고 폄훼하다가 이젠 다수의견이 됐는데도 무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원철 특위 위원장 역시 기자들에게 “원 지사가 관련 예산을 부동의한 데 대해 상당히 유감이지만 특위 활동이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도와 합의해서 제대로 가자는 취지에서 예결위에 요구해 예산을 증액하려 한 것이지 관련 예산은 의회에도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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