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공장 내부의 모습@사진출처 제주개발공사
삼다수공장 내부. (사진=제주투데이DB)

먹는샘물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사장 오경수·이하 제주도개발공사) 창립 24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 총파업에 들어간다. 

24일 오후 제주도개발공사 노동조합은 노사 간 단체협약 체결 조정이 최종 결렬됨에 따라 대의원회의를 열어 오는 27일부터 파업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과의 단체협약이 지연되자 지난 12일 제주도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 이후 지난 23일까지 3차례에 걸쳐 조정회의가 열렸지만 조정안 합의에 실패했다. 

노조가 요구해온 성과장려금 지급과 명절 상여금 및 야간수당 인상, 직급체제 개편, 노동이사제 도입 등이 대부분 조정안에 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마지막 조정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찬반 투표를 통해 단체협약 체결 관련 쟁의행위를 가결했고 지난 23일 합의 결렬이 되자 이날 대의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노조는 파업을 결의한 뒤 ‘제주도개발공사 단체협약 관련 제주지방노동위원회 조정 불성립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공사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며 본격적인 쟁의행위를 예고했다. 

노조는 “지난 7월부터 사측과 총 19차례에 걸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오경수 사장은 체결 권한을 제외한 단체교섭 권한 일체를 이사에게 위임했고 지난 9월 마침내 근로조건 개선 등 166개 조항에 대해 실무교섭에서 합의(서면)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경영진은 당초 10월10일 단체협약 체결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 조율을 요청하며 최종 약속한 체결일인 10일까지도 도정의 핑계를 대며 체결을 거부했다”며 “급기야 지난 11일에는 서면 합의 사항에 대해 오경수 사장 본인이 참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합의한 게 아니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조정회의 기간 경영진은 단체교섭 체결을 위한 어떤 노력도 보이지 않아 조정위원들조차 난색을 표했다”며 “결국 어제 개최된 최종 조정회의에서 조정불성립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우리 조합원들을 쟁의행위로 몰아넣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삼다수공장은 지난 21년간 연중 24시간 생산해야 하는 고된 노동조건 속에 공사는 창립 이후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합법적 절차에 따른 단체교섭의 기 합의사항을 백지화했고 도정은 체결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탈법적 행위와 출자기관을 감독한다는 명목으로 다양한 형태의 갑질을 자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노동자의 기본권 보장을 바탕으로 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쟁의행위에 나선다”며 “적법하게 합의한 단체협약 체결을 미루고 거짓해명과 책임전가만 하는 공사 경영진은 퇴진하고 도는 ‘탈법적 개입’을 중단하고 지금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노조는 오는 30일 오전 9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삼다수공장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 계획이다. 공사 직원 750여 명 중 조합원이 612명으로 파업 장기화 시 삼다수공장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사 측은 내부 논의 후 조만간 파업에 따른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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