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되풀이 된다는데 이렇게 빨리 되풀이 될 줄은 어느 누구도 예상 못했다. 그것도 같은 정권하에서 되풀이 되었으니 아연실색했다. 울산 시장 선거의 '하명수사' 선거 개입 의혹이 오사카 한국 총영사 자리까지 불똥이 튀었다.

대통령 선거 당시 일어났던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에서 더불어 민주당(이하 민주당) 비방 댓글이 올라와서 민주당은 수사를 의뢰했었는데, 조사하다 보니 김동원 주범들은 민주당원들이었고, 민주당 실세 김경수 현 경상남도 지사도 개입된 사건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꼴이 되었다.   

대통령 당선 후, 당시 청와대 백원우 민정비서관에게 선거 논공행사로 김경수 경남지사 등이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요구했었다. 그가 요청한 인물에 대해서 일본 센다이 총영사라면 가능하지만 오사카 총영사 자리는 이미 내정되었기 때문에 안된다고 해서 마무리되었는데 조사 과정에서 발표된 내용이었다.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은 작년에 본격적으로 조사해서 밝혀진 사건인데 2년도 지나기 전에 이번에 또다시 오사카 한국 총영사 자리 요구 운운했던 울산 시장 선거와 관련된 '하명수사'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이 터진 것이다.

민주당 소속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해 선거에서 당선되었는데 상대방 후보에 대한 표적 수사가 청와대 지시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것이 의혹의 쟁점이었다. 조사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터져나왔다. 민주당 울산시장 예비 후보에 나왔던 임동호 씨가 전략 공천으로 송철호 씨가 선정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뒷거래가 있었다는 발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30년 지기인 송철호 시장이 여러 선거에서 8번 입호보해서 떨어졌었는데 9번째에 울산 시장에 나와서 당선되었다. 여론 조사에서 월등히 앞섰던 자유한국당 출신인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은 건설업체와의 비리 사건 수사 영향으로 인해 낙선되었다. 이 비리 의혹 사건은 그의 낙선과 함께 지난 해, 7월 무혐으로 끝났다. 

표적 수사라는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하명수사'라는 새로운 의혹이 터져나왔고 더욱 거슬러올라가서 민주당 예비선거에서도 의혹이 제기되었다. 선거 과정에서 송병기 현 울산부시장이 청와대와의 접촉 메모가 적힌 수첩 속에 여러 정황이 포착되었다.

예비선에서 당시 임동호 후보가 송철호 후보보다 지지율이 앞섰다는데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고 전략 공천으로 송철호 씨가 내정되고 이 결과에 임동호 후보는 처음에는 강한 반발을 보였으나 나중에는 승복했었다.

임동호 씨는 울산토박이로서 보수의 아성인 울산에서 민주당 당위원장, 민주당 최고위원까지 역임하면서 노력한 마당발이라고 한다.

임동호 씨 역시 울산시장 선거 의혹의 참고자로서 검찰에 출두하면서 언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자신의 민주당 울산시장 예비후보에서 사퇴하는 대신 그 댓가로 오사카, 코베, 센다이총영사와 공기업 이사장 등의 자리가 현 정권이 실세들과 거론되었다고 했다.

이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그는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고 사석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지만 의혹은 날로 커지고 있다. 사석에서 실세들과 오가는 발언 중에 이러한 얘기가 나왔다면 이것은 더욱 큰 문제인 것이다.

오사카 한국총영사관은 뉴욕 다음 가는 규모의 총영사관이다. 이러한 외교공관장의 자리가 선거 논공행사로 사석에서 거론되다니 언어도단이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검토에 검토를 해서 결정해야 할 중대사항이다.

특히 사상 최악이라는 한일괸계 속에서 오사카 한국 총영사관의 책임은 막중하다. 

약 일년 반 전에 오사카총영사로 부임한 현직 총영사도 논공행상의 임명이라고 구설수에 올랐었다. 임명이 결정된 후에도 김경수 경상남도 지사는 다른 인물을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인사 청탁을 했었다. 백원우 민정비서관은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에도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오사카 한국총영사자리는 선거 전리품처럼 되고 말았다. 가관인 것은 같은 정권의 실세들이 자리 하나를 놓고 의리도 없이 바꿔치기를 하겠다는 정황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럼 현직 오사카 한국총영사는 부임해서 2년도 안됐는데 어떠한 대의명분으로 그만두어야 하는가. 토사구팽과 다를게 무엇이 있는가.

고국의 국내 정치 아니, 선거로 인해 오사카 한국총영사자리가, 시골 오일시정의 싸구리 물건처럼 흥정거리의 대상이라는 사실에 오사카에 거주하는 동포들은 다시 분노하고 있다. 제일 먼저 오사카지역의 동포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오사카총영사 자리가 이렇게 추락한 것은 오사카에 거주하는 동포들에 대한 자존심의 유린이고 모독이다.  

일본 속담에 "두번 일어난 일은 세번 일어난다: 二度あることは三度ある: 니도아루고도와산도아루"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두번 일어난 일은 세번도 일어난다는 의미이다. 두번 일어난 오사카 한국총영사 자리가 또다시 이렇게 흥정거리의 대상이 되지 않기를 동포들은 바라고  있다. 다시 일어난다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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