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말 뒤집기’로 막판 협상마저 결렬…제주도개발공사 노조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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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말 뒤집기’로 막판 협상마저 결렬…제주도개발공사 노조 총파업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12.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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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9시부터 총파업…30일 출정식·31일 첨단과기지 앞 집회
노조 "사측 요구사항 모두 반영했으나 사측이 막판에 체결 거부"
"공사, 협약 체결 의지 없어…파업에 대해서도 우려하지 않는 걸로 보여"
박원철 의원 "도, 중간에서 언론 통해 노조를 부도적한 집단으로 매도"
공사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조와 적극적인 대화와 협상에 나설 것"
▲제주개발공사 삼다수공장 정문의 로고@자료사진 제주투데이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 공장. (사진=제주투데이DB)

먹는샘물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사장 오경수) 노동조합을 끝내 파업으로 몰아간 배경에는 공사 측의 말 뒤집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도민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당초 지난 24일 열린 대의원회의의 의결 후 27일 0시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파업은 우선 막아보자’는 생각으로 지난 26일 공사 측과 마지막 단체협약 체결 협상을 진행하며 파업을 보류했다.

이날 오전 2시께까지 12시간 가까이 이어진 협상마저 결렬되자 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협상 결렬 이유, 사측의 '말 뒤집기' 때문"

노조 측은 막판 협상이 결렬된 원인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과도한 상여금 요구’가 아닌 사측의 ‘말 바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은 지난 7월부터 진행됐는데 마무리 안을 작성하는 9월20일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며 ”사측에서도 우리가 요구하는 부분을 많이 합의해줘서 노조 측에서도 사측 의견대로 많은 부분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당초 체결일이 10월10일인데 사측에서 계속 미루다가 지난 11일 오경수 사장이 본인이 참여한 합의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합의가 이뤄진 게 아니라는 주장을 하며 체결을 거부했다“며 ”오늘 새벽까지도 사측의 ‘말바꾸기’는 계속 됐다“고 토로했다. 

노조에 따르면 상여금 300% 지급은 지난 9월에 이미 합의가 된 사안이었으나 사측에서 돌연 상여금 지급 문구 삭제를 요구했다. 대신 복리후생비를 5.7%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대략 연간 200여만원 수준이다. 

▲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이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자료사진 제주도의회
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사진=제주투데이DB)

#사측 요구사항 모두 반영한 협약안도 사측이 체결 거부

하지만 사측이 제시한 요구 사항을 모두 반영한 협약안에 대해 사측이 또다시 체결을 거부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노조 관계자는 ”막판에 자신들(공사)이 요구한 안을 자신들(공사)이 못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걸 보며 '이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파업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며 ”‘도정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협상에서 조정위원으로 참여한 박원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더불어민주당·제주시 한림읍)은 ”노조 측에 ‘첫술에 배부르기 쉽지 않다’, ‘도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등을 얘기해가며 ‘사측이 제시한 안을 받아들여 달라’고 어렵게 설득했다“며 ”그렇게 작성한 안을 들고 갔는데 오경수 사장이 ‘중견 간부진이 반대해서 사인할 수 없다’고 하더라. 뒷통수를 맞는 느낌이었다“고 분개했다. 

박 의원은 ”그 자리에서 오 사장이 이번 협약이 ‘도내 18개 출자출연기관에 영향을 미친다’고 얘기했는데 도개발공사 사장이 왜 다른 기관을 걱정하느냐“며 ”더 가관인 것은 도개발공사 임원의 경우 연봉이 전국 최고 수준이고 유급 휴가 수당이니 해서 연간 수천만원을 가져간다. 지금 파업을 하는 생산직 노동자에게 연간 200만원 지급하는 것이 과하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27일 김성언 정무부지사(왼쪽)가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현안사항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7일 김성언 정무부지사(왼쪽)가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현안사항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 중간에서 언론을 통해 노조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

박 의원은 현재 도에서 언론 등을 통해 노조를 매도하고 있는 점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오늘 오전에 열린 농수축경제위원회 회의에서 고용호 위원장(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 성산읍)이 도개발공사 파업과 관련해 물으니 김성언 정무부지사가 ‘노조가 상여금 400% 지급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며 ”이건 사실과 전혀 다른 얘기다. 이 부분은 김 부지사에게 직접 확인해볼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일각에선 파업으로 인해 비상품 감귤 처리에 차질이 있을 거라는 등 피해를 줄 것이라고까지 얘기하는데 이 협상이 지난 7월부터 진행된 것 아니냐“며 ”도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하나도 세우지 않고 있다가 중간에서 노조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가는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사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조와 적극 대화에 나설 것"

이날 공사 관계자는 제주투데이와 통화에서 ”공식 입장문 내용 이외 부분은 답변하기 어렵다“며 양해를 구했다. 

공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협상에 최선을 다해 임했으나 양측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며 ”행정안전부 예산편성 지침 등 지방공기업법 관련 법규에서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난 임금 인상 요구를 수용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와 관련 ”삼다수의 경우 비축 물량을 감안하면 한 두달 정도 시장 공급이 가능하고 감귤 가공 공장은 현재 가동 중단된 상태”라며 ”관계 당국 및 관련 기관과 협의해 최선의 대응책을 강구햐고 공사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조와 적극적인 대화와 협상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는 오는 30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 공장에서 출정식을 열고 다음 날인 31일 오전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위치한 사옥 앞에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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