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 특별위원회가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2일 제주투데이와 신년 인터뷰에서 “오는 6월이면 11대 전반기 의장 임기가 끝이 난다. 남은 임기 대립과 갈등 해소에 초점을 맞춰 제2공항 갈등해소 특위와 행정사무조사 특위에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도의원 내홍 논란과 관련해선 “제주 현안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다른 입장과 의견으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소통과 대화, 논의를 통해 균열을 메꾸고 그 과정을 매끄럽게 조정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최근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불거진 ‘지역현안 사업비 10억원’ 사태에 대해선 “읍·면·동 민원 예산을 공무원이 판단해서 예산에 담느냐, 아니면 의원이 파악해서 예산 편성 요구를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라며 “이번에 마치 쌈짓돈처럼 비춰진 데 대해 의회와 도정 간 신뢰가 무너졌다는 점에서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했다. 

다음은 김 의장과 일문일답. 

▶지난해는 제주사회는 물론, 도의회 차원에서도 다사다난했던 해였다. 의장으로서 소감은. 

-한마디로 후회와 아쉬움이 많다. 도민들에게 더 많은 정책의 혜택들이 돌아갈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특히 도민 사회 내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크다. 

제2공항 건설에 따른 도민 갈등, 대규모사업장 행정사무조사 특위, 행정시장 직선제, 비자림로 확장 등 다양한 정책의 부딪힘 속에서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했으나 부족함이 많았다. 

의원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려 불편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의장으로서 의회 내부의 갈등조정에서도 부족한 점이 있었다. 다양한 도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진통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또 열정적으로 의정활동을 해 오신 두 분의 의원께서 건강상의 이유로 우리곁을 떠나서 동료의원으로서 가슴 아픈 한 해이기도 하다.

▶지난 임기 성과와 남은 임기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의장으로서 가장 우선해야 하는 과제는 도민 사회 대립과 갈등을 풀기 위한 노력이라 판단했다. 제2공항 갈등해소 특위 운영, 대규모개발사업장 행정사무조사 실시 등이 그 성과라고 생각한다. 

또 지방자치법 개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부와 협의를 통해 의회의 인사권 독립을 상당 부분 이뤄냈다. 2개 부서(민원홍보담당관실, 정책연구실)를 신설하고 17명의 인력을 증원해 현장 중심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었고 정책연구실 운영으로 의원들의 다양한 정책발굴과 역량을 강화했다. 

집행부에 대한 효율적 견제기능 강화를 위해 상임위 전문위원 개방형 임용과 입법 지원 전문인력도 확대했다. 지난 10대 의회 대비 조례 제·개정건수가 110%나 증가한 수치가 이를 방증한다. 

지방의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지속가능발전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해 13개국의 지방정부 및 전문가들과 함께 유엔의 17개 공동목표 실천 공감대 형성과 의회 역량을 널리 알린 것도 성과로 꼽고 싶다. 후속 조치로 지난해 11월 지속가능발전 기본조례 제정과 UN산하 국제기구인 시티넷(CityNet)가입, UN 사무국 방문등을 통해 국제 Network를 구축하고 있다. 

오는 6월 11대 전반기 의장 임기가 끝난다. 남은 임기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립과 갈등 해소에 초점을 두겠다. 진행 중인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 특위, 행정사무조사특위 활동이 임기 내 마무리 된다. 실질적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민주당 내홍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그 원인과 해소 방법은.

 -절대다수의 민주당 의원으로 구성된 제11대 의회 출범 시 도민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많은 실망을 끼쳐드려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 제주현안과 관련해 민주당 내부에서조차도 다른 입장과 의견으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의회는 다양한 의견이 모여서 부딪히고, 조정되고, 더 나은 안을 도출하는 곳이다. 43명 의원 모두가 각각의 의결기관이다. 당리당략을 떠나 지역을 대표해 각자의 소신을 피력하다보니 불협화음으로 비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같은 정당이라도 지역구의 주민을 대변하는 관점에서, 또 제주발전의 속도나 방향성에 대한 의견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다만 균열을 메꾸고 진행과정을 매끄럽게 조정하는 것이 의장의 역할인데 그렇지 못했다. 남은 임기 소통과 대화, 논의를 통해 의장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역할을 끝까지 해나가겠다. 

▶원희룡 도정과 도의회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입법기관이자 대의기관인 도의회가 집행부인 도정을 견제하는 역할을 반드시 필요하지만 일각에선 협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정과 의회의 존재 이유는 도민 행복과 제주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달성에 있다고 본다. 다만 도의회는 그 목표달성을 위해 추진하는 다양한 도정의 정책에 대하여 도민을 대신하여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책의 방향성이나 속도, 정책 수혜자의 다양한 이해관계 등 의견 차이가 생기는 부분에서 도민의 자기결정권이 우선되어야 하므로 도민의 의견을 더 수렴하고 조정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양해를 구하고 싶다. 제주현안 해결과 도민화합을 위해 의회가 더 노력하겠다. 도와 의회가 더 소통하고 도민의 지혜를 끌어 모아 갈등을 해결하는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끝까지 해나가겠다. 

▶상설정책협의회가 한 차례도 열리지 않고 있다. 

-상설정책협의회는 당초 오는 4월에 하기로 됐었는데 갑자기 도 기획조정실장이 운영위원장과 협의해서 연기하게 됐다. 이후에는 어떤 협의도 없었다. 원 지사의 기자회견을 보니 의회 내부의 의견이 조율 안 돼 못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폐회사 등을 통해서 공개적으로 정책협의회 제안했다. 의회 내부 의견을 조율할 건 없다. 도정만 조율하면 된다. 상설정책협의회 조례가 쌍방이라 한쪽이 동의 안 하면 못 하는 단점이 있다. 이것이 전부이다. 

▶최근 예산안 심사에서 불거진 ‘지역현안 사업비 10억원’ 논란에 대한 입장은. 

-의원의 현안사업비는 예산편성단계부터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부서검토, 각종 위원회 심사, 실국장 총괄 심사를 거쳐 예산안에 편성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읍·면·동 민원 해결을 위한 예산을 공무원이 판단해서 예산에 담느냐, 아니면 의원이 파악해서 행정에 예산편성 요구를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것이 마치 쌈짓돈처럼 비친 데 대해 이루 말 못 할 유감이다. 의회와 도정 간 신뢰가 무너졌다는 점에서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새해 역점 계획은.

-새로운 계획을 추진하기 보다는 진행 중인 계획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다. 도민 사회가 다양한 갈등에 빠져 있어서 우리 제주가 가야 할 미래비전이 길을 잃고 있다. 제주 현안들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도민 간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앞으로 의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 갈등의 최소화와 도민 대통합에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의회는 도민 중심에 있어야 한다. 정치의 역할은 사회적 약자, 정책의 역기능 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귀 기울여야 하고 그들이 원하는 현장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남은 기간  도민의 편에서, 또 제주의 이익을 위해서 제주현안을 풀어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

-제2공항 건설을 비롯한 여러가지 현안으로 제주사회가 다양한 대립과 갈등에 휩싸여 있다. 더군다나 지역경제 상황도 좋지 않아 우리 도민들이 어느 해 보다 힘들어했던 한 해였다. 새해는 이런 대립과 갈등을 눈 녹듯이 녹여내 도민 대통합을 이뤄내고 제주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제주의 앞에는 희망찬 미래가 있다고 믿는다. 우리 의회가 그 미래를 여는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내겠다. 지난해 여러 반성할 것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의회가 더 노력하겠다. 도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따뜻한 애정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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