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그룹(이하 신세계)은 40개 계열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다. 제주에는 계열사인 이마트가 3군데 진출해 있다.

신세계가 최근 K교육재단이 제주시 연동에 면세점 운영을 하겠다고 ‘교통영향평가’ 신청을 내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이유는 K교육재단이 면세점 허가를 받으면 신세계가 이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도내 시내면세점(외국인 및 출국자 전용)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제주관광공사도 이미 벌여놓은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상황은 녹녹치 않다.

여기에 신세계가 대기업이 교통영향평가 등 면세점 인·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K교육재단을 앞세워 제주에 면세점 사업을 하겠다는 꼼수가 알려지면서 도민들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신세계에 대한 비판 여론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중소기업을 파산시키는 면세점 공룡기업의 금권을 앞세운 횡포를 막아달라'라는 청원에서 시작됐다. 청원은 '모 개발업체가 해당 호텔 부지에 주상복합건물을 추진했고, 교육재단과 구두약속을 받고 매입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신세계가 더 많이 주겠다며 가로챘다'는 내용이다.

최근 서울 소재 K교육재단은 최근 제주시 연동에 재단 소유인 호텔 건물을 철거한 후 판매 및 영업시설(면세점)을 조성하겠다며 제주도에 교통영향평가를 신청했다.

사업규모는 지상 7층과 지하 7층 등 모두 3만8205㎡ 규모이며 판매장 면적은 1만5400여㎡로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의 2배가량 이른다. 실제 해당 호텔의 등기부등본에서는 신세계 관련 업체가 지난 7월 K교육재단에 69억6000만원을 빌려주고 근저당을 설정했다.

도민들의 비판 가운데 하나는 K교육재단이 제출한 교통영향평가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는 것이다. 현재 이 지역은 제주시 연동 메종글래드제주 호텔 사거리 인근으로 교통이 매우 혼잡한데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교통대란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신청한 교통영향평가서에는 K교육재단이 지하층 1만4244㎡에 승용차와 승합차 303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전세버스는 사업부지와 700여m 떨어진 빈 땅에 26대를 동시에 주차 가능하도록 하고 중형버스 6대로 단체관광객을 셔틀로 이동시킨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미 110~120대 규모의 전세버스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 확보로 홍역을 치룬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에 비해 이번 K교육재단인 경우 이들 업체보다 2배나 큰 대형면세점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전세버스 주차장은 기존 면세점에 비해 5분의 1수준만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지난해 말 열린 교통영향평가 1차 심의에서는 △신라와 롯데면세점과 비슷한 규모의 전세버스 주차장 확보대책 △사업부지 지역 교통문제 시뮬레이션 결과 및 해결 대책 △이면도로 정비 대책 △교통유발부담금 등 교통원인자 책임 대책 등을 내세워 대안이 부족하다며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 신세계의 면세점 도내 진출은 도민들의 큰 관심사로 떠올랐고 뿐만 아니라 제주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 면세점의 각축장이 될 전망도 커진 셈이다.

참고로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신제품런칭센터와 함께 2019년 12월 2일부터 2020년 1월 1일까지의 국내 면세점 9개 브랜드 빅데이터 11,319,629개를 분석하여 소비자들의 브랜드 참여와 소통량, 브랜드 확산량을 측정한 결과 국내 면세점 브랜드평판 1위는 롯데면세점, 2위는 신라면세점, 3위는 신세계면세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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