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사계리의 숨은 비경 '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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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사계리의 숨은 비경 '단산'
  • 고은희 기자
  • 승인 2020.01.05 0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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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면의 남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풍광제일 '사계리'

동쪽으로 화순리, 남쪽으로는 광활한 남해바다로 에워싸이고

산방산과 단산, 용머리해안과 약 2.7km의 해안선, 형제섬이 있는 사계절 아름답고 

사계8경을 선정할 만큼 주변경관이 절경를 이루는 곳이다.

제주의 오름들은

부드러운 둥근 곡선미로 여성스런 고운 자태를 품고 있지만

바위산(돌산)인 '단산(簞山)'은 하늘을 찌를 듯한 뾰족하고 거친 모습에서 남성을 상징한다.

그래서 오름의 '이단아'란 표현을 쓰는 듯 하다.

지질학자들은 이 오름을 오랜 세월의 풍식에 의해 지금의 골격 단계에 이른

제주도 최고 연륜에 속하는 '기생화산'이라고 한다.

오름의 형상이 독특한 '단산(簞山)'은

산방산 서쪽 1km에 위치한 응회구의 퇴적층으로 이루어진 오름으로

형태는 원추형, 높이는 158m로 침식에 의해 분화구의 일부만 남아 있다.

바위 봉우리가 중첩된 북사면은 깍아지는 절벽, 수직의 벼랑을 이루고,

남사면은 다소 가파른 풀밭에 소나무와 보리수나무, 보리밥나무, 상동나무 등이 자란다.

서사면에는 태고종 '단산사'가 있고

남동쪽 기슭에는 유형문화재 제4호인 대정향교가 위치해 있다.

옛날 산야가 물에 잠겼을 때 오름이 바굼지(바구니의 제주어)만큼만

보였다는 전설에 연유해 '바굼지오름'으로 불리운다.

한자어로 대역하여 '簞(대광주리 단)山'이다.

오름의 모양새가 거대한 박쥐가 날개를 펼친 모습이 연상된다.

산책로 따라 곳곳에 마련된 쉼터도 잠시

거친 숨소리를 삼켜버린 수직에 가까운 가파른 계단은 멈춤과 여유로움으로

마을의 맑은 기운을 감돌게 하며

하늘을 향해 오르는 하늘길은 정상으로 향하게 한다.

파란하늘 정상에는

자유로운 영혼, 풀을 뜯고 노는 해맑은 모습의 염소 한쌍

명당자리마다 염소똥으로 영역을 표시했다.

[한라산과 산방산]

풍광제일 사계리의 볼거리 '사계팔경' 중

360도 전망대, 단산 정상을 걸으며 보는 사계 전경인 '단산정보(簞山頂步)'

마을의 수호신처럼 웅장한 모습의 '산방산' 뒤로 운무에 가려졌던 한라산이 드러나고

단산을 둘러싼 한겨울에 더욱 빛을 발하는 초록물감을 풀어놓은 듯 황금비율의 밭작물

반듯하게 정리된 녹색정원 사이로 들어오는 꼬불꼬불 농로길

[산방산, 용머리해안, 형제섬]

제주를 대표하는 화산 지형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지형 중의 하나 '용머리해안'

바다 위에 그림같이 떠 있는 풀숲이 보일 듯 형과 서 있는 아우의 다정다감한 '형제섬'

파도를 잠재워버린 아침햇살에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는 잔잔한 색을 입히고

[형제섬, 송악산, 가파도, 마라도]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 위를 지나가는 고깃배들의 여유로움

수면 위로 반쯤 올라온 악어 모습을 빼닮은 '송악산'

가파도와 마라도가 들어오는 수려한 경관과 함께 그림처럼 펼쳐지는 마을 전경

서쪽으로 보이는 모슬봉과 알뜨르비행장까지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동봉(칼날바위)과 사계리의 앞바다는 환상적이다.

최고의 뷰 포인트에 엄지 척!

[동봉(칼날바위)]

바위 능선

박쥐의 날개 위를 걷는다.

길은 능선을 따라 정상의 봉우리로 이어지고

오름인 듯, 오름이 아닌 듯 아슬아슬한 바위 사이로 난 길 따라

박쥐의 날개를 더 닮은 단산의 우측 날개 동봉으로 향한다.

[보리장나무]
[상동나무]

바위 암벽으로 둘러싸인 3개의 암반 봉우리

뾰족하게 솟아있는 전형적인 바위산의 형상이다. 

거친바람과 맞서며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는 동봉(칼날바위)이 눈 앞에 버티고 있다.

[동봉(칼날바위)]
[중턱에서 바라 본 풍경]
[감국]
[산국]

감국과 산국이 어우러진 바위 사이의 좁은 길

퇴적층 틈 사이로 뿌리를 내린 식물들과

제주의 강한 바람에도 우뚝 솟아난 수 없는 바위(버섯바위)들은

풍식 작용이 다듬어낸 멋있는 조각품으로

이곳 바위산에서 볼 수 있는 놀라운 대자연의 걸작품인 듯 하다.

[송악]
[부처손]
[단산의 '주봉']

깍아지른 바위, 암벽을 타고 올라가는 길은

 

멀리서 보았던 뾰족한 봉우리의 빼어나고 부드러운 산(山)의 곡선미는 온데간데 없고

가까이서 보는 수직의 벼랑과 빙 돌아가며 온통 바위로 둘러싸인 모습은

바위산임을 확연히 보여주며 위압감마저 들게 한다.

[산유자나무]

동봉(칼날바위) 정상에는

 

고사목이 된 산유자나무가 세월의 무상함을 절로 느끼게 하고

거센 바람에 자라지 못한 나무들은 납작 엎드린 채 생명의 끈을 이어가고  

벼랑의 갯기름나물은 오랜 세월 바다였던 곳임을 알려준다.

[갯기름나물(방풍)]
[동봉에서 바라본 산방산과 사계해안]
[무밭]

 

바람의 언덕에는 모든 바람을 담아내며 요동치는 빛바랜 '띠'

제주만의 독특한 전경을 자랑하는 경계 밭담 안의 싱그런 초록의 '무수(무)'

꽃보다 까만 씨방이 더 앙증맞은 '여우콩'

작고 맛은 없지만 시골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간절귀?(개똥참외)'

꽃받침(총포)이 뒤로 젖혀져 있고 잎이 갈라진 '서양민들레'

가시가 억센 '큰방가지똥'은 들녘 지킴이가 되어준다.

[여우콩]
[간절귀?(개똥참외)]
[서양민들레]
[큰방가지똥]

단산을 내려오니

 

대정향교를 출발해서 산방산을 거쳐 안덕계곡까지 8km에 이르는

추사유배길(제3코스 사색의길) 팻말이 향교를 가르킨다.

사계8경 중 수령 400년 향교 낙락장송 소나무(향교노송(鄕校老松)가 눈에 들어온다.

[대정향교 내 '전사청']

추사유배지로 알려진 인성리와

 

빼어난 해안경관을 자랑하는 사계리의 경계에 있는

제주 남서부의 숨겨진 비경 '단산'

[갯국]

세월을 낚아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풍광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형제섬이 조화를 이룬 '형제해안로'

한 발자국 내디딜 때마다 시간이 밟히는 소리

소금을 머금은 바다국화 '해국'은 가을이란 지우개로 지워버리고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갯국'이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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