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제2공항 갈등에 눈과 귀 닫은 元…우리가 직접 만나고 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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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제2공항 갈등에 눈과 귀 닫은 元…우리가 직접 만나고 듣겠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1.09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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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도민회의, 5주간 제주도 전역 걸으며 주민 만난다
박찬식 "제주의 미래, 제주도 주인인 도민이 결정해야"
9일 오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시 구좌읍 종달교차로에서 도보순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9일 오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시 구좌읍 종달교차로에서 도보순례에 나서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과잉관광으로 인한 주민 삶의 질 저하, 대규모 토건사업에 따른 자연환경 훼손, 조류충돌 위험 우려, 입지 선정에서부터 지금까지 국토교통부의 사업 일방추진 논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들어보면 그 이유가 각양각색이다. 제2공항은 단순히 공항 하나를 더 짓는 문제가 아닌 사회적·생태적·정치적으로 복합적인 갈등이 얽힌 사안이기 때문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다양한 반대의 목소리에 대해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라 치부하며 눈을 감고 귀를 닫은 지 오래됐다. 이에 지역사회는 1년이 넘도록 ‘찬성과 반대를 떠나 도민들의 뜻을 제대로 물어봐달라’는 도민 공론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원 지사는 이에 대해서도 “정부가 하는 사업이니 제주도에게 그럴 권한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고민하는 모습조차 보인 적이 없다. 국토부가 “도민 의견수렴은 제주도에서 해야할 일”이라는 당연한(?) 입장을 내놨지만 원 지사에게 ‘공론화’와 ‘도민 갈등’은 여전히 ‘남의 일’이자 ‘듣기 싫은 소리’다. 도의회가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도민의 뜻을 묻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원 도정의 불통 행정은 변함없다. 

그러자 도민들이 갈등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나섰다. 제주도를 돌며 제2공항에 찬성하는 도민, 반대하는 도민을 가리지 않고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9일 오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시 구좌읍 종달교차로에서 도보순례에 나서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9일 오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시 구좌읍 종달교차로에서 도보순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9일 제주제2공항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는 도 전역을 걸어 다니며 주민들을 만나 제2공항과 제주의 현안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제주를 만나는 길, 제주를 지키는 길’ 도보 순례를 시작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오는 2월15일까지 매주 목·금·토요일 도보를 진행한다. 첫 주엔 구좌읍 종달리에서 출발해 세화, 김녕, 함덕까지 걷는다. 도보를 시작한 첫날인 이날 오후 6시30분엔 세화리 구좌하나로마트 앞에서 마을 문화제를 열어 지역주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공연을 연다. 

둘째 주에는 함덕에서 삼양, 제주시청, 하귀, 애월까지 걷는다. 셋째 주엔 애월에서 한림, 고산, 신도, 대정까지, 넷째 주에는 대정에서 안덕, 강정, 서귀포까지 돈다. 마지막 주엔 서귀포에서 출발해 남원, 표선, 제2공항 예정 부지인 성산에 도착해 도보순례를 마무리한다. 

9일 오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시 구좌읍 종달교차로에서 도보순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9일 오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시 구좌읍 종달교차로에서 도보순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이날 오전 10시 비상도민회의는 도보순례에 참여한 도민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출발을 알렸다.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은 “2000년대 초에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된 이후 20년간 제주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고 경제도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으나 개발 광풍이 지나간 지금 제주엔 혼돈과 불안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개발이익은 면세점과 대규모 리조트, 관광업체 등 소수의 대자본에 집중되는 동안 제주의 아름다운 생태와 경관은 하루가 다르게 훼손되고 있다”며 “쓰레기는 산처럼 쌓여가고 바다는 오폐수로 썩어가며 교통체증과 범죄율 증가, 지가 폭등으로 서민의 삶은 더 고달파졌다”고 지적했다. 

또 “이제 많은 도민들과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은 묻고 있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관광이고 개발인가. 수용능력에 대한 고려 없이 양적 팽창을 추구하면 관광 의존도는 더 높아지고 자연과 경관은 더 파괴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제 제주의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을 면밀하게 연구하고 검토해 충분한 숙의를 거쳐 제주가 어디로 가야할지 도민의 뜻을 모아야 할 때”라며 “공항시설을 얼마나 어떤 방법으로 확충해야 할지도 성찰과 합의 과정에서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9일 오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시 구좌읍 종달교차로에서 도보순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9일 오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시 구좌읍 종달교차로에서 도보순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불통 제주도정을 향해선 “제2공항 문제에 대해 도민의 뜻을 모아내는 건 도정의 의무이며 공항 확충 용역 당시 도지사가 도민에게 약속했던 일이기도 하다”며 “원 도정은 스스로 했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졌으며 도의회가 추진하는 도민 의견 수렴과정을 공공연하게 폄훼하고 방해하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의 제주공항 활용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나 성산 환경에 대한 공동조사도 거부하고 도민의 판단을 묻지도 않은 채 그냥 밀어붙이겠다고 한다”며 “피해마을 주민과 도민이 전혀 납득할 수 없는데 강정해군기지 때처럼 회유와 협박, 이간질, 폭력으로 제주 공동체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벌써 5년째로 접어든 해묵은 갈등을 이제는 매듭지어야 한다”며 “이제 도민의 시간이다. 제주도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국토부나 용역 청부업자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도민을 무시하는 도지사의 아집에 맡겨둘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도민이 주인답게 나서서 의논하고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 우리가 겨울 칼바람을 무릅쓰고 이 자리에 섰다”며 “묵묵히 제주섬을 걸으며 난개발에 상처난 자연을 보듬고 마을을 찾아 도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고 도보순례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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