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호의 일본이야기] '기생충' 영화 오사카상영 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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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 일본이야기] '기생충' 영화 오사카상영 관람기
  • 제주투데이
  • 승인 2020.01.2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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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 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언어는 영화다."

지난 1월 5일 골든글로벌 시상식에서 '기생충' 영화로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이었다.필자가 놀란 것은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2019년 5월 칸 영화제에서 수상한 황금종려상도 그렇고 골든글로벌 수상도 빛나는 성과지만,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언어는 영화다"라는 수상 소감의 발언에 더욱 놀랐다. 영화의 개념을 한 마디로 정곡을 찌르고 있었다. 

봉준호 감독은 그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관객분들은 여전히 자막 있는 영화 보는 것을 꺼린다고들 합니다. 별것 아닌 장벽만 넘으면 영화의 바다가 펼쳐 진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외국 영화를 볼 때마다 당연히 자막 있는 것으로 항상 인식해 왔었다. 설령 자막없이 자국어로 상영된다고 해도 거부반응 속에 자막 있는 영화를 선택했었다. 어쩌면 이것은 영화는 영어권의 영화야말로 최상이라는 선입감 속에 길들여진 인식이고 컴플렉스인지 모른다.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영화로써 자막 영화에 대한 영어권의 관객들의 우월감 속의 그릇된 인식을 당당히 지적했으며 입증했다는데, 그 소감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들을 수상하면서 화제를 모은 기생충 영화가 1월 10일부터 일본 전국 136개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되었다.(오사카부는 9개소) 개봉 전부터 일본 각종 미디어는 기생충 기사를 심도 있게 다뤘었으나 필자는 그 기사들을 일부러 기피했다. 보기도 전에 내용을 알아버리면 재미가 반감하기 때문이었다.  

1월 17일 저녁 필자는 오사카 난바에서 한국어와 자막인 일본어를 동시에 듣고 읽으면서 기생충을 관람했다. 일본에서의 영화 제목은 '기생충'이 아니고 영어와 일본어(한자)로 '파라사이트 반지하 가족'(parasite:パラサイト 半地下 家族)이었다.

일본에서도 기생충이라는 한자를 사용하지만 그 단어가 혐오감을 주는 인상이 있어서 기피한 점도 있지만, 파라사이트라는 의미가 더욱 잘 알려진 배경이 있었다.

악 20년 전에 인도네시아 대통령이었던 스카르노 일본인 부인이며, 탈렌트인 데뷔부인이 쓴 책 '잠깐 한마디 괜찮을까'라는 내용에 일본인 가수, 연에인들을 비판한 곳이 있었다. 이 책을 읽은 유명한 미디어 프로듀서 사카이 마사노리 씨가 그녀를 비난했다.

"연예계에 파라사이트하는 이상, 기생하는 측으로서 이러한 비판은 분명히 룰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발단이 되어 당신이야말로 파라사이트라면서 데뷔부인이 공개 사죄를 요구했었다. 이것을 거부하면서 다른 연예인들까지 이 논쟁에 끼어들어 당시 텔레비 와이드쇼에서는 화제를 독점했었다. 그래서 잘 알려진 기생충 의미의 파라사이트였다.

영화를 본 첫 소감은 '냄새'였다. 반지하와 언덕 위의 집 등으로 대비되는 삷의 격차가 곳곳애 잠재해 있지만 '냄새'라는 소감은 일본에서 본 선입감이고 비약적일런지도 모른다. 삶의 격차에는는 차별 의식이 있다. 일제시대나 지금이나 일본인들이 재일동포나 한국인에 대한 우월감의 차별에 상징성을 두고 있었던 것이 냄새였다.

대표적인 것으로 김치와 냄새였다. 김치는 이제는 일본에서도 당당히 건전한 시민권을 얻고 일본인 식탁에도 오르 내리지만 '닌니쿠쿠사이'라는 상징적 차별 단어는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닌니쿠쿠사이'를 직역하면 '마늘 더럽다'로서 '냄새'가 생략되었지만 의역을 하면 '마늘 냄새 더럽다'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반지하의 집에서 일상을 보내는 기택(송강호) 가족에게는 주홍글씨처럼 제거할 수 없는 장애물 하나가 있었다. 냄새였다. 쾌적한 벤츠 승용차에서 기택이 운전하는 차 속에서 냄새가 역겨워서 번번히 창문을 여는  IT기업 CEO인 박 사장(이선균)의 행동에 기택은 참을 수 없는 굴욕감을 느끼다가 살인까지 하고 만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오랜 세월 지하에서 생활했던 가사도우미 문광(이정은)의 남편 근세(박명훈)의 냄새 때문에 그의 시신 밑에 있는 차 키도 갖지 못하는 박 사장 모습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기택은 칼로 그를 찌르고 만다. 냄새는 물과 기름과 같이 융해될 수 없는 상극 관계였다.

언덕 위의 우아한 집은 건축가가 지은 집으로 방공호로 사용할 지하실에 대해서 지금 살고 있는 박 사장 가족은 아무도 모른다. 그 방공호의 지하에 근세는 물론 살인을 하고 피신한 기택까지 살게 되었다. 돌발적인 상황 속에서 어쩔 수없이 예비적인 방공호의 지하에서 일생을 살아야 하는 그들의 나락 인생의 아이러니도 함축성 있게 묘사되고 있다.

"이번 파라사이트를 칸 영화제에 출품하면서 기쁜 일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큰 상을 받은 것도 물론입니다만 그 이상 더 기쁜 것은 미국의 어느 영화 미디어 분으로부터 '봉준호는 스스로가 장르가 되었다. 이제 봉준호를 장르로 규정하기 위해서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그 자신이 장르가 되었다.'라는 코멘트를 들었습니다. 실은 그것이 무엇보다도 기뻤습니다."

사실 그렇다. 영화 선전에는 '블랙 코미디 서스펜스 영화'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선전문에는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지만 '봉준호 장르'라면 이해할 수 있겠다. 즉 어느 장르에도 억메이지 않고 승화 시킨 영화 스토리에 관객들은 갈채를 보냈다.

교환 유학생으로 가게된 민혁(박서준)은 반지하에 살고 있는 친구 기우(최우식)에게 언덕 위의 우아한 집의 가정교사를 부탁한다. 이 우연의 취직이 여동생 기정(박소담)은 미술 가정교사, 어머니 충숙(장혜진)은 가사도우미로, 4인 가족 전부가 위장 속에 집단 취직을 하게 되는 기상천외의 이야기가 빈틈없이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며 전개된다.

"아마도 외국분들은 이 영화를 100%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워낙 한국적인 영화이다. 한국 관객들이 봐야 뼛속까지 이해할 수 있는 디테일이 포진돼 있다." 2019년 4월 2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생충의 제작 발표회에서 봉준호 감독이 칸 영화제에 출품한 기생충에 대한 생각을 말했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다. 워낙 한국적이기 때문에 외국분들은 100% 이해 못할 것이라고 봉준호 감독은 말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언어이다. 금기어에 가까운 "씨발"이라는 단어가 기택의 가족들 사이에 일상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씨발'이라는 단어를 일본어 자막에서는 '치쿠쇼'로 번역되었었다. '치쿠쇼'는 축생(畜生)이라는 단어로서 불교에서 인간을 제외한 동물을 중심으로한 생물을 의미하는데 인긴 이하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씨발'처럼 금기어는 아니다.  

이러한 한국적 언어 감각 등을 포함해서 모든 내용을 100%까지는 이해 못했을런지 모르지만 가장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것은 이 영화를 통해서 또다시 입증되었다.

지난 20년간 한국 영화 영향력이 커졌음에도 한번도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는 질문에 봉준호 감독은 "조금 이상하지만 별로 큰일은 아니다. 오스카상은 그저 로컬(지역영화제)일 뿐이다."라고 일침을 가하면서 냉정하게 대답했다.

그 오스카상의 6개부분에 '기생충'이 후보작으로 올랐다. 2월 7일 오스카상 발표가 주목되는데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한국인으로서는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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