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가 갯녹음.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가 갯녹음.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기후변화로 인해 제주지역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바뀌면서 농수산업에 직접적인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김민선·문상빈)은 29일 ‘2019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생태계 변화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제주도가 추진하는 ‘2019 기후변화적응 실천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도내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전문가 면담조사, 문헌자료 조사, 현장 모니터링 등의 방식으로 조사한 내용이 담겼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생태계의 변화 사례로 △빈번해진 아열대성 조류의 출현 △아열대성 어종의 출현 빈도 증가 △홍조류 확산에 따른 갯녹음 심화 △구상나무 등 아고산대 식물 피해증가 △조릿대의 고지대 점령 △벚꽃의 개화 시기 변화 △양서류의 이른 산란 시기 도래 등을 들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기후변화는 단순히 생태계에서만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농업과 수산업에 직접적인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며 “농업의 경우 기후 변동성의 증가로 농업피해를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워졌으며 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 증가에 따른 지역 내 농업 구조조정의 문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수산업과 관련해선 “해수 온도 상승으로 아열대성 어종 출현 빈도가 늘어나고 기존의 선호 어종이 수온 변화로 이동함에 따라 어업 활동에 악영향이 발생하고 있다”며 “근해의 경우 해수 온도 상승 등에 따라 해조류가 감소하고 갯녹음을 불러오는 홍조류가 증가해 소라, 조개, 전복 등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폭풍의 빈도가 급격히 감소해 지역 내 대기 정체가 극심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제주도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에 매우 취약하고 풍력발전에도 불리한 지역이 돼 가고 있다. 이는 기후변동이 급격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 “기후위기는 개개인의 노력만으로 막을 수 없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과학적이고 정량적인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취약한 분야에 대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분야별로 분산된 연구를 통합하고 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를 장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며 “제주도가 한반도 기후위기의 최전선인 만큼 생태계 변화를 연구하는 국립기관의 설립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