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정이 질병관리본부 지침과 전염병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 중국인 관광객과 관련해 과잉대응하며 도민 불안과 제주 상권의 경제적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투데이는 지난 4일 배종면 제주감염병관리 지원단장과 인터뷰에서 제주도에 중국인 확진자의 24일 동선부터 공개하는 것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보건의료 전문가인 배 단 단장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22·23일 동선을 공개했다. 이로 인해 중국인 확진자의 동선으로 도내 주요 상권과 관광지들이 공개되며 도민 불안이 증폭됐다.

공개된 22·23일 동선은 우도, 칠성통, 에코랜드 테마파크, 산굼부리 등이 대표적이다. 제주칠성로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제주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매출이 처참하게 줄어들었다. 이미 초기 대응을 너무 과잉으로 해서 언론에도 다 나온 마당에 이제 와서 얘기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나). 수습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실제 칠성통 동선을 공개한 기사에는 “칠성통 매장 어디어디 갔는지 알아내라”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우도 역시 동선 공개에 따른 타격을 입었다. 우도 도항선 관계자는 제주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이용객이 70% 이상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에코랜드 테마파크는 임시휴업 조치를 취해야 했다.

에코랜드 휴업 안내문
에코랜드 테마파크 임시휴업 안내문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과도한 불안을 해소해야 할 제주도정이 기준을 지키지 않고 동선을 공개하며 도민의 불안을 키우고, 그에 따른 상권 및 사업장의 피해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서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제주투데이에 “도를 상대로 (영업 피해에 대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는 지역 상권을 위한 대책 마련보다 ‘스타트업’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제주도는 5일 브리핑에서 지역 내 ‘스타트업의 구원투수’로 나섰다고 밝혔다. 도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현황을 제공하는 ‘신종 코로나 지도’ 사이트 중 하나인 ‘라이브코로나 맵 서비스(http://livecorona.co.kr/)’에 대해 네이버와 협업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와 맞물린 ‘스타트 업’ 업체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언론 브리핑을 하면서 정부지침과 전문가의 제안을 무시하며 동선을 공개한 데 따른 지역 상권의 피해와 대책에 대한 브리핑은 아직이다.

한편, 배종면 제주감염병관리 지원단장은 4일 제주투데이 기자에게 "처음부터 이 사안은 질본의 역학조사 대상이 아니다. 안 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24일 동선부터 공개하는 것을 제주도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배 단장은 23일 이전 동선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제주재난안전대책본부에 제안하고 중국인 확진자의 CCTV 확인 작업을 하던 중에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도 아닌 언론기자로부터 중국인 확진자의 동선이 발표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배 단장은 "저로서는 당황스럽다. 제가 동선을 공개하라고 한 것은 아니"라며 "곤혹스럽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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