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신종 코로나 핑계로 수천억원 대 예산 재편성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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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신종 코로나 핑계로 수천억원 대 예산 재편성 시도?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2.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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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예산담당관 '재정여건 분석 및 재정운용대책(안)' 내놔
국고보조 매칭 지방비 등 재정 추가 수요 규모 2750억원
도의원 "허술한 본예산 편성 자인…신종코로나 물타기 의구심"
도 "정부의 확장 재정 방침에 따른 것…상반기 내 추경 계획"
(사진=제주투데이DB)
(사진=제주투데이DB)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275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재편성해야 한다고 분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제주투데이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도 예산담당관은 지난달 말 재정여건 분석 및 재정운용대책(안)을 내놨다. 

이 안에는 작년 말 심사를 거친 올해 예산을 분석한 결과, 총 2750억원에 이르는 재정 수요가 추가로 발생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필요한 재원은 재정 진단을 거쳐 기존 세출 예산을 재편성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즉 올해 예산 중 일부 사업비를 줄여 재정이 필요한 사업에 다시 배정한다는 것.

#전기차 구입 보조금 577억 더 필요…도의회 삭감 예산도 대거 포함

도에서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본 사업은 크게 △국고보조 사업 중 지방비 보조금 명목 1097억원 △법정 필수경비 768억원 △계속비 사업 229억원 △국고반환금 328억원 등으로 나눠진다. 

국가가 보조해주는 사업에 매칭해야 하는 지방비 1097억원 중 1007억여원은 제주도가 당초 편성조차 하지 않았던 사업이다. 

▲전기차 충전구역ⓒ자료사진 제주특별자치도
전기자동차. (사진=제주투데이DB)

이중 눈에 띄는 사업으로 원희룡 도정의 역점사업인 ‘카본프리아일랜드(탄소없는 섬) 2030’ 정책의 일환이라는 명분으로 추진되는 전기 자동차 구입 보조금 500억원이 있다. 참고로 올해 예산에 이미 편성된 전기차(이륜차 포함) 구입 보조금 예산만 487억여원에 이른다. 

지난 7일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구좌읍·우도면)은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상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전기차 구입 보조금은 고스란히 자동차 업체에 돌아간다"며 "제주도가 올해 예산 추경에 500억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 예산은 내수 진작을 시키는 쪽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밖에 국민체육센터(제주시 동·서·애월) 및 문화체육복합센터(서귀포시 표선면·남원읍) 건립 120여억원 등이 있다. 

나머지 국고보조 사업 매칭 지방비 89억여원은 도가 예산안에 편성을 했으나 예산 심사 때 도의회에서 삭감한 금액이다. 전기차(이륜차 포함) 구입 보조금 77억여원과 제주포럼 지원금 6억원이 있다. 

법률로 정한 필수경비 중 도의회에서 삭감했던 사업비는 768억원으로 파악됐다. 재정 안정화 기금 전출금 180억원, 택시 유류세 연동 보조금 25억여원, 버스업체 유류세 연동 보조금 36억원, 버스 준공영제에 따르 사업자 재정 지원 93억여원, 화물운수업계 유류세 연동 보조금 30억원 등이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사진=제주투데이DB)

#도의원 "허술한 본예산 편성 자인한 셈…신종 코로나 사태 물타기 의구심도" 

해당 대책안을 두고 도의회에선 제주도가 지난해 2020년 본예산 편성에 허점이 많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 도의원은 ”지금 도가 진행하는 세입 추계와 재정 여건, 중기 재정계획 검토 등은 본예산 편성 전에 충분히 거쳤어야 할 과정“이라며 ”예산 편성이 다 끝난 후에 이런 절차를 다시 밟겠다는 것은 본예산 편성이 매우 허술하게 진행한 것이라 자인하는 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지난해 도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해 도의회가 재원 조달에 무리수를 둔 ‘최악의 예산 편성’이라고 지적하자 도는 ‘근거없는 비판이며 초과세입을 통해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며 ”하지만 이번 대책안을 보니 결국 본예산에 편성된 사업 예산 일부를 삭감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따졌다.

또 ”도가 스스로 본예산 편성에 문제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지는 못할망정 국비 매칭 보조금과 법정 필수경비 등 집행이 시급한 사업비를 내세워 ‘추경으로 편성해야 한다’며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며 ”결국 제주도가 의도하는 사업은 모두 본예산에 편성해놓고 의원들의 주요 공약을 실현한다는 명분으로 추경을 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힐난했다. 

특히 예산안에 반영하지 않았던 국고보조 사업에 매칭하는 지방비 1007억여원은 지방재정법에도 어긋난다. 관련법 제22조에 따르면 지방비 부담액을 다른 사업보다 우선해 그 회계연도의 예산에 계상해야 한다. 

이 의원은 ”올해 1회 추경은 오는 7월로 잡았다가 앞당기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주 원 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따른 지역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긴급 자금 1조원을 투입한다는 발표를 하던데 이를 이유로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추경을 은근슬쩍 물타기로 진행하려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원희룡 지사.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원희룡 지사.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도 "정부의 확장 재정 방침 따른 것…상반기 내 추경 계획"

이에 도 예산담당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경제가 침체되고 하니까 중앙정부에서 각 지방자치단체에 확장 재정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지난해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지자체가 10~15% 이상 확장 재정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에선 ‘이런 재원이 필요하다’는 걸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고보조 사업 매칭 지방비를 편성안에 우선적으로 반영하지 않은 데 대해선 ”전년 대비 국가사업이 엄청 많이 내려와서 도 재원 여건상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 해명했다. 

법정 필수경비에 대해선 ”편성하지 않으면 난리나는 사업비인데 의회에서 심사하면서 삭감됐다“며 ”삭감은 의원들의 권한이기 때문에 우리가 뭐라할 수 없는 부분이라…(재편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경 계획과 관련해선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도 있고 해서 중앙에서도 서두르라고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선 결산 통해서 집행 잔액 파악해야 하고 4월에 선거도 있으니 그 이후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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