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시 구좌읍 종달교차로에서 도보순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사진=제주투데이 DB)

"국토교통부는 주민들과의 어떠한 협의도 없었던 면담과 간담회를 ‘협의 과정’으로 포장하는 파렴치한 행태를 즉각 철회하라."

"예산 집행에 앞선 국회 부대의견 주문사항인 ‘도민의견수렴’ 노력을 위해 피해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비상도민회의와의 ‘협의’에 나서고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을 밝혀라."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0일 논평을 내고 이같이 요구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날 논평에서 "투명한 정보공개를 거부해 왔던 국토교통부가 도내 언론사에 의해 제기된 행정심판에서 일부 공개 결정되면서 사실상 패소했다."고 지적했다.

비상도민회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보도자료 등에서 ‘약 1년간 반대주민들과 약 30여 차례 협의를 통해 타당성재조사와 검토위원회를 운영하게 됐다’고 인용했다. 하지만 제주일보가 국토부를 상대로 ‘30여 차례에 해당하는 주민과의 협의’ 일정, 참여 주체 등 상세한 내용을 정보공개 청구하자 국토부는 차일피일 미루면서 공개를 거부했고, 이에 제주일보가 최근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한 달이 지난 18일 그 내용이 공개됐다.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는 공개한 자료에서 입지선정 발표(15년 11월) 이후 ‘사실관계 설명 등 지역과 소통을 위해 설명회, 마을 개별방문 설명 등 소통노력’을 위해 40 차례의 각종 간담회와 면담을 추진했다며 소통 현황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여기에서 언급한 주민간담회, 마을·주민 방문면담 등은 마을주민들과의 ‘협의’가 아닌 비공식적인 일방 방문 면담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지역 마을인 신산리, 수산리, 난산리 주민들로 구성된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주민들은 ‘주민간담회’ 또는 ‘주민 방문 면담’이라는 형식으로 국토부와 만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며 "주민들은 국토부가 면담 요청을 해왔을 때 공식적인 간담회 자리라면 만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의사표시 했고 그에 따라 국토부가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라고 인정한 후에 비공식적인 면담을 가졌다고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상도민회의는 "또한 어떤 ‘구체적인 협의’를 한 적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국토부의 일방적 절차 진행에 대한 주민들의 강력한 항의와 성토의 자리가 대부분이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국토부가 ‘주민간담회’, 혹은 ‘마을·주민 방문면담’ 등으로 면담의 성격을 규정짓는 것은 국토부의 거짓 주장일 뿐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투명한 정보공개를 거부한데 이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마지못해 공개한 자료에서도 거짓투성이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 선지도 만 3년이 다 되 가는데 유독 국토부의 오만한 불통행정만은 이전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과 전혀 다를 바 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작년 연말 국회는 제2공항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제2공항을 추진함에 도민 갈등 해소를 위해 도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이를 고려해 예산을 집행한다”'는 부대 의견을 달았다. 사실상 주민 공론화 절차를 마무리하기 전에는 기본계획 고시는 불가능하며 도민 공론화 절차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문"이라며 "그러나 국토부는 이후 도민의견수렴을 위해 피해지역 주민들과 공식·비공식적으로도 단 한 차례도 만나본 적이 없으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개탄했다.

비상도민회의는 다음 세 가지 사항을 국토부에 요구했다.

1. 국토부는 행정심판 결정에 따라 성실하고 정확하게 다시 진실을 공개하라. 이전 인용한 보도 자료에 대해 사실이 아님을 밝혀라. 주민들과의 어떠한 협의도 없었던 면담과 간담회를 ‘협의 과정’으로 포장하는 파렴치한 행태를 즉각 철회하라.

2. 예산 집행에 앞선 국회 부대의견 주문사항인 ‘도민의견수렴’ 노력을 위해 피해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비상도민회의와의 ‘협의’에 나서고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을 밝혀라.

3. 국토부는 제주도와 더불어 제주도의회 특위의 ‘도민의견수렴’절차에 적극 협조하고 행·재정적 지원에 적극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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