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순/ 동일리 해녀회장
문정순/ 대정읍 동일리 해녀회장

우리 해녀들은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상군, 중군, 하군 해녀들로 나뉜다. 우리 마을 해녀들은 대부분 상군으로 경험과 지혜가 풍부하고 중군, 하군 해녀들이 물질을 잘하도록 돌봐주면서 여느 제주지역 해녀들과 같이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이런 우리 해녀들의 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까지 등재되었다.

하지만 제작년부터 우리 앞바당에 갈등을 일으키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돌고래보호 단체가 나타났다. 예전부터 돌고래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찾아왔고, 돌고래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관광선박들이 우리 마을 포구에서 오갔지만, 찾아오는 사람들이 좋아하고 돌고래를 보호해야 한다기에 해녀들도 최대한 돌고래를 피해가며 물질하였다. 하지만 돌고래보호 단체의 이기적인 외침은 마을주민간의 찬반여론을 조장하며 지역사회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단체는 “핫핑크돌핀스”로 2년 전에 외부사람들이 대정읍 신도리에 사무실을 얻어 활동을 시작하면서 지역주민들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지난해 6월에 난리가 나고 말았다. 핫핑크돌핀스의 주도로 대정읍 앞바당을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추진하는 것에 분노한 동일리, 일과리, 영락리, 무릉리 해녀회가 똘똘 뭉쳐 보호구역지정을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돌고래 보호를 위해 대정읍 앞바다는 물론 제주도 해안전체를 돌고래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 해녀들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당했다. 우리 해녀들이 자유롭게 물질하고 밥 벌어먹고 사는 우리 바다를 현실적인 대책없이 보호구역으로 묶어버리자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다. 그들은 단체로 몰려다니면서 시위를 통해 일방적인 “돌고래 보호구역”을 주장하였다. 돌고래 보호라는 구호 아래 제주도 내에서도 강정해군기지, 제주 제2공항, 송악산개발, 대정해상풍력 등 각종 사업에 대하여 전문시위꾼처럼 사업반대를 주도하고 있다.

사업반대를 하는 방식에서도 그들의 의도가 의심된다. 그들은 돌고래를 보호한다고 주장하면서 대정읍 앞바다 오염을 일으키는 육상양식장과 뜻을 같이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육상양식장이 해양환경을 오염시킨다고 주장 하기도 한다. 본인 단체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역사회의 일원이기도 한 육상양식장까지 이용하면서 지역 주민들 간의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가.

우리 해녀들은 돌고래 보호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바다 전체를 돌고래 놀이터로 만드는 허황된 주장과 우리마을 구성원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그들의 방식이 잘못됐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최소한 지역주민의 생계를 위협하는 방식은 안된다.

핫핑크돌핀스는 더 이상 평화로운 제주사회의 갈등을 야기시키는 행동을 즉시 중단하고,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한 돌고래 보호방안을 구체화하여 접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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