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사실이다. 특히 요즘처럼 다양해진 사회에서의 자원봉사 역할과 그 기능은 더욱 그렇다.

이웃나라 일본인 경우에는 해마다 크고 작은 지진이 수차례 발생한다. 그래서인지 일본의 지진현장에는 자원봉사 활동이 어느 나라보다 현저하게 눈에 띤다. 여진이 수차례 이어지는 현장에는 주민들은 신속하게 대피하지만 그 자리엔 항상 일본 전역에서 자원해서 올라 온 자원봉사자들이 묵묵히 재난재해 구호활동을 펼친다.

그들은 체계화된 조직으로 적절하게 봉사자들을 배치하고 서로가 맡은 일들을 유기적으로 해냄으로써 이 분야에 여러 가지 좋은 선례를 남기고 있다.

2016년 4월 16일에 일본 구마모토현을 중심으로 발생한 지진 모습
2016년 4월 16일에 일본 구마모토현을 중심으로 발생한 지진 모습

오래 전 일본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피난민이 11만 명을 넘었던 때가 있었다. 동시에 그들을 돕기 위해 많은 봉사자들이 일본 전역에서 구마모토로 몰려들었다. 구마모토 시장은 SNS에 직접 지역의 주민들을 도와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특별히 강진 피해가 컸던 마시키마치 마을에는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지진 등 재난재해 현장에서 늘 빠지지 않는 일본의 자원봉사자들. 일사분란하게 자신이 맡은 영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그들의 바탕에는 ‘조직화되고 체계화된 일본의 자원봉사 시스템’이 항상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정부에서 그리고 지방에서 구성된 탄탄한 조직체계를 통해 분야별 자원봉사자들을 관리하고 있는 시스템, 소위 선진화된 자원봉사의 예를 들 때 빠지지 않는 사례이기도 하다.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현장 자원봉사 모습
2014년 세월호 참사 현장 자원봉사 모습

반면 우리나라는 예기치 않은 큰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원봉사자는 넘치는 반면, 체계화된 조직의 부재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항상 지적되곤 한다. 분야별로 인력 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체계적인 관리도 되지 않아 ‘서로 알아서’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는 등 비 효율적인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늘어나는 자원봉사 인력과 수요, 공급에 맞춘 자원봉사 활동의 시스템화는 늘 요원한 과제로 남는다.

그렇다면 제주의 자원봉사 활동 실태는 어떤가?

행정자치부의 1365 자원봉사 포털에 따르면 제주인구는 작년(2019. 12. 31) 기준으로 67만989명에 이르고 그중 자원봉사자로 등록된 인원은 17만8천223명, 활동 인원은 5만4천340명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자원봉사 운동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고 실제 활동내용도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내용면에선 부족한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체계화된 조직’의 필요성을 짚는다. 사회흐름에 따라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공급도 나쁘지 않지만, 이를 지속할 만한 시스템이 아직은 제대로 구축되지 못 했다는 의견이 많다.

제주지역의 자원봉사 활동의 주요 분야는 생활편의와 환경보호 등에 쏠려있다. 재난재해와 국제협력, 농어촌 분야에는 활동이 미비해 각 분야별 수요를 파악하고 해당 분야의 자원봉사활동을 키워내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형 자원봉사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주도적 조직체’가 필요하다고 짚는다. 자원봉사자의 모집에서부터 배치와 훈련, 인정과 보상 등 종합적 관리기능을 담당하는 매개와 조정기능을 해낼 조직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자원봉사운동 컨트롤센터로 역할과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부족한 인력과 예산 등이 제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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