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가 “해외 방문 이력이 있고 더구나 코로나19 유사 증상이 있는데도 이기적인 ‘자기 즐기기 여행을 위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필요 없다”고 경고하면서 "제주 여행을 다녀간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강남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유학생과 어머니를 상대로 1억 이상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
정순균 강남구청장

이와 같은 제주도의 방침에 27일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브리핑을 통해 "유학생 모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제주도 손배소 제기 방침이 알려지자 치료에 전념해야 할 환자가 사실상 정신적 패닉상태에 빠져있다"라면서 "제주도의 고충 및 제주도민의 피해에 대해선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이들 모녀도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라며 모녀를 두둔했다.

이어서 "모녀가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면 바람직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현재 비난과 제주도 손배소 제기 등은 모녀가 겪은 상황이나 제주도에서의 상황에 대한 오해나 이해 부족에 따른 것 아니냐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구청장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해외 입국자들의 2주간 자가격리는 정부가 특별입국 절차를 진행한 지난 22일 이전부터 강조했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들 모녀도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라는 정 구청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많은 국민들의 거센 비난과 함께 공분을 불러오고 있다.

각종 기사에 달린 비난 댓글
각종 기사에 달린 비난 댓글

공분한 네티즌들은 정 구청장의 기사 댓글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몰려가 “진짜 선의의 피해자는 제주도민이다” “정작 패닉 상태에 빠진 건 이기적인 강남 모녀 때문에 영업을 중단한 제주도 업소들이다” “이 시국에 스트레스 안 받는 사람이 어딨냐” “차라리 기자회견을 하지 말지 구청장 발언에 더 화가 난다” 등의 비난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또한 강남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 코너에는 김00씨가 "지금 시국이 어느 때인데 제주도를 놀러가는 사람을 옹호하냐, 구청장이 모녀 대변인이냐"라면서 "다들 나가고 싶고 놀고 싶은데 집에만 있는 다른 국민들과 이번 모녀가 다녀간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저 모녀 때문에 피해를 입은 것은 생각 안 하냐"고 글을 올렸고 이00씨는 "구청장님 이건 아니죠. 유학생 모녀의 몰지각함으로 제주도민의 안전은 무시당해도 되는 건가"라면서 "전 국민이 거리두기, 격리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이 시국에 그들을 두둔하는 구청장님 말 정말 화가 나고 어이가 없다. 제주도민의 마음을 헤아리신다면 더 늦기 전에 사과하라"고 주문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26일 '자가격리를 어기고 제주도 4박5일 여행, 미국유학생 강남구 확진자 처벌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28일까지 13만 여 명이 동의한 가운데 27일에는 '정순균 강남구청장의 파면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28일까지 3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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