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합니다. 동생의 모습을 이렇게 받아들어야 한다니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입원 후에 면회 한번 못해 보고 장례식도 없이 그냥 화장터에 가서 한줌의 재가 되어서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일본의 국민적 개그맨 '시무라 겐(70)' 씨의 유골을 안고 3월 31일 자택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시무라 겐 씨의 형, 도모유키 씨의 발언 요지이다. 29일 사망한 시무라 겐 씨의 유해는 보건소 등의 지침에 따라 안치소에서 지정 화장터에 가서 화장을 했지만 감염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참가 못했다고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4월 3일, 1면 톱 기사로 신형 코로나 세계 감염 100만명을 돌파하고 사망자는 5만명을 넘었다고 게재하면서, 세계 각국의 10위권 감염자와 사망자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은 상위 10위권에서 벗어나서 대상외였으며, 일본은 자국이기 때문에 10위권 밖이지만 감염환자 2,777명, 사망 73명이라고 게재했다. 일본에 기항중이었던 크르즈선 감염자 712명, 사망자의 수는 별도로 집계하고 게재했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중국과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사망자가 계속 불어나고 일본 국내에서도 사망자 숫자가 날마다 발표가 있었지만, 당사자 가족 이외는 필자를 비롯해서 일반인 거의가 사망 숫자가 의미하는 죽음은 이해하지만 그 아픔과 충격이 자신들의 가슴까지 다가오는데는 솔직히 거리감이 있었다.

코로나 위기가 날마다만이 아니고 시간마다 톱 뉴스로 보도되면서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따라붙지만 각자의 위기 의식은 희박했었다. 그러나 이 희박한 위기 의식 속에 충격적인 경종을 울린 것이 시무라 씨의 사망 보도였다. 보도 후에는 추모 기사, 추모 방송으로 넘처나고 NHK TV에서는 앞으로도 그 기획을 추진 중에 있다.

3월 17일 권태감으로 인해 자택 정양, 19일 발열과 호흡 곤란의 증상이 있어서 20일 왕진 의사의 판단으로 입원, 23일 PCR검사로 코로나 양성 판명, 24일 다른 병원으로 옮겨서 인공심폐장치 부착, 25일 소속사무소 감염 발표, 21일부터 의식을 잃고 있다가 29일 병원에서 별세.

시무라 씨의 코로나 양성 판단을 일반인들은 소속사무소 발표로 25일 알았을 때만 하드라도 유명인의 감염에는 놀랐지만 나아서 퇴원하리라고 믿었었다. 2주일도 채 안된 증세에서 양성 발표 후, 29일에 사망했지만 30일 날 발표가 있어서 5일 사이에 일반인들은 감염 사실과 사망을 알았다.

NHK TV 아침 새로운 드라마에 음악가로 나오고, 영화 주연으로 처음 나온다는 시무라 씨의 근황은 사망하기 전까지 화제의 대상으로서 모두 예정대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었었다. 그러나 3월 30일의 사망 소식은 이러한 기대를 송두리채 날려보냈다. 그의 사망은 믿을 수 없는 현실로서 일본 국민의 마음에 충격적인 상실감과 허탈감을 안겨줌과 동시에 코로나에 대한 공포심에 떨게 하였다.                  

"똑 같은 연령과 병상 속에서 치료 우선 순위 환자를 선택할 때에 그 환자의 사회적 지위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자연인으로서 누구를 먼저 치료해야 하는지 판단한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코로나 감염자로 인해 의료붕괴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위기 속에 진료 담당 의사들이 진료 방침과 진료 순위 등에 대한 메뉴얼 작성 사항에 넣은 기준의 하나이다. 환자의 치료 순위가 사회적 지위에 좌우돼서는 안되면 오직 인간 본연의 자세인 윤리적 측면에서  입각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각자 개인의 죽음에 대한 평가도 이러한 인간 본연의 자세로 임해야 하겠지만 현실은 사망자의 사회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 시무라 겐 씨의 삶의 끝맺음도 세계의 사망자 수와 비교 않고 일본 국내만 비교하드라도 몇 십명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러나 일본 국민이 그의 죽음으로 인해 받은 충격은 엄청나다. 코로나19바이러스에 의한 병사가 아니고 코로나라는 돌연변이 매개체로 인한 사고사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이다. 코로나 위기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고 있지만 그래도 먼 남의 일처럼 생각해  왔던 일본인들이었다.

그러나 시무라 겐 씨의 죽음은 그러한 일본인들의 인식을 한 순간에 뒤바꿔놓았다. 시무라 겐 씨의 충격적인 죽음은 <일본인들이 코로나에 대한 안일한 인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한 순교>였을런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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