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출마자들은 지금의 제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또 제주의 내일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제주투데이>는 유권자의 알권리를 위해 총선 후보들이 제주 지역 현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묻고, 들었다. 각 선거구 후보들이 지역 현안과 갈등에 대해 제시한 해법과 공약을 소개한다. 원내 정당 후보와 지난 1월 제주투데이, 제주일보, KCTV제주방송, 헤드라인제주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공동으로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3.0% 이상 지지를 얻은 후보가 대상이다. 각 후보 일정에 따라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이 순서에 따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박희수 무소속 제주시갑 국회의원 선거 후보가 제주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박희수 무소속 제주시갑 국회의원 선거 후보가 제주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제주도의원에 처음으로 당선된 게 서른두 살이었습니다. 그 기록 아직 깬 사람이 없죠. 당시 선거 풍토는 그야말로 ‘돈 잔치’였고 읍면동장이 선거 조직인 관권선거였어요. 그 암울한 시대에 돈 한 푼 없이 도전했고 그 도전이 있었기에 지금 제주도 정치가 바뀌었다고 장담합니다.”

오는 4·15총선에 제주지역에선 가장 먼저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박희수 후보(59).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제주시갑 선거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면서 당을 나와 무소속으로 선거를 뛰고 있다. 

그가 ‘탈당’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25년 전 기적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돈 없고 백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했던 게 선거였다. 그는 선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우유배달을 하고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을 팔러 다녔다. 

“20대 때 처음 도의원에 떨어지고 나서 두 번째로 선거에 나가는데 우리 애들 우윳값도 없을 때였어요. 그때 우리 캠프에서 도와주시는 분들께 밥을 사드릴 돈이 없어서 처갓집에서 김밥을 싸서 나르고 캠프에서 라면 끓여 먹으면서 같이 선거 운동했습니다. 그때 그렇게 같이 했던 분들이 지금 캠프까지 평생 같이 왔습니다.”

박희수 무소속 제주시갑 국회의원 선거 후보가 제주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박희수 무소속 제주시갑 국회의원 선거 후보가 제주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골목 골목을 다니며 도민들을 설득했던 시절을 떠올리는 그의 눈엔 몇 번이나 눈물이 그렁그렁 차올랐다. 박 후보는 “처음으로 당선된 뒤 제주도민들이 더 놀랐다”며 “돈이 없어도 정치인이 될 수 있다는 힘을 보여줬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기적이 가능했던 이유는 ‘제주 정치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믿어준 사람들 덕분이었다. 박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그에겐 각 지역에 퍼져있는 정치의 변화를 꿈꾸는 이들이 바로 선거 자원이다. 

다음은 박 후보와의 일문일답.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회하지 않나. 

-국민이든 당원이든 사회 정의와 어긋나는 행위를 했을 때 누구든 그 조직에 대해 끊임없이 저항해야 하고, 저항하는 정신이 역사를 바로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청와대 고위직을 끌여들이는 건 새로운 신종 관권정치 아닌가. 그 후보는 자신의 철학이 드러나는 말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전직 관료를 끌어들이고 청와대를 끌어들이고 대통령을 끌어들이고 있다. 도민들이 잘 알고 계시고 잘 판단하리라 본다. 

12일 박희수 후보가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박희수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12일 박희수 후보가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박희수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당선된다면 임기 내 발의하고 싶은 법안은. 

-국회의원의 국민소환제를 반드시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지금 법으로는 국회의원들이 무소불위의 특권을 가지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 없다. 반드시 소환제를 통해서 잘못된 행동을 못 하게 해야 한다. 그것 하나만 제대로 해도 대한민국이 확 바뀐다. 다음으로 반값아파트다. 지금까지 공공에서 제공하는 아파트는 토지와 주택을 하나로 묶어서 제공하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다. 토지는 지방자치단체가 임대를 해주고 집은 개인 건축업자가 지어서 분양을 하면 된다. 땅값에 상승에 대한 부담이 없고 집값은 감가상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 대상이 아닌 실질적으로 주택이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하는 주거 정책이다. 

▶당선된다면 반드시 해결하고 싶은 제주 현안은.

-또 제주지역의 경우 제주특별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개발 중심에서 자연환경 보전 중심으로 옮기고 이양해야 할 권한들을 제주 현실에 바꾸는 문제다. 제주4·3특별법 개정은 전국적으로 양민 학살 문제와 묶어서 해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산청·함양 양민 학살 사건이나 여수·순천 사건 등이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재원이다. 한꺼번에 해결하기엔 국가의 재정적 부담이 크다. 국가가 채권의 배상 시점을 달리해서 ‘국가배상채권’을 발행하면 된다. 연로하신 분들과 경제적으로 어려우신 분들 먼저 배상하면 된다. 이 법이 통과 안 되면 다음 선거에선 불출마하겠다. 제2공항 문제는 도민에게 자기 결정권을 보장해주고 도민이 알아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원희룡 도정 6년을 평가한다면. 

-가장 실망스러운 점 하나만 꼽자면. 실언을 하는 건지, 망언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내뱉은 말에 대해 책임질 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처음 도지사가 될 때 일자리 3만개 만들겠다는 말도 안 되는 공약해서 도민을 기만했다. 또 도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약속했는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으로 갔다. 도지사직을 사퇴하고 갔어야 했다. 

박희수 무소속 제주시갑 국회의원 선거 후보가 제주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박희수 무소속 제주시갑 국회의원 선거 후보가 제주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자신의 강점이나 장점은. 

-정치인들의 깊은 내면까지 볼 순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저는 지난 세월 동안 검증 받았고 오랜 시간 정치를 해왔지만 도덕적으로 지탄 받을 일은 안 했다. 제주의 정치를 바꾸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 몇 가지 사례를 얘기하자면 제주도의회 의사당 건물 내 ‘도민의 방’을 내가 만들었다. 원래 그 건물에 도지사실이 있었는데 그 공간을 없애고 도민을 위한 공간으로 바꿨다. 제주 지하수를 지킨 일은 가장 큰 보람이다. 공약 하나하나가 허무맹랑하거나 거창한 약속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능한 공약들이다. 이런 노력들이 평가를 받아 최고의장상도 받았다. 

▶제주지역 내 도당이 가야할 길은.

-민주당만이 아니고 모든 도당에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지방당이 가야할 길은 중앙당을 바라보는 게 아니다. 늘 도민과 함께 고락을 해야 한다. 지방당이 평상시 도민 민원을 적극적으로 받으려 하고 적극적으로 아픔을 나누려 하는 자세가 돼야 오래 갈 수 있다. 오직 중앙당이 내리는 정책만 홍보하면 도민에겐 필요 없는 정당이다. 앞으로 정당이 생활정치를 실현해야 하고 생활정치를 가까이 두고 가는 그런 정당이 된다면 틀림없이 모든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정치인 선배로서 청년정치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사회에 대한 역할이 중차대하다. 기성세대가 장악하고 있는 한국 정치에선 새로운 세대의 감각을 모른다. 미래의 세대를 준비하기 위해선 젊은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 꿈을 실현시키고 한발짝씩 진보하는 게 젊은 정치인이 가져야 할 의무이자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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