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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담은, 소풍 같은 장터…“우리 얼굴 보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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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담은, 소풍 같은 장터…“우리 얼굴 보러 오세요”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5.08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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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담을센터 옆 ‘숨 쉬는 제주식탁, 제주담을장’ 개장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운영…일부 부스는 매주 토요일
2020년 5월 8일 열린 제주담을장.(사진=김재훈 기자)
8일 개장한 제주담을장. (사진=김재훈 기자)

8일 문을 연 제주시 노형동 제주담을센터(월광로 12) 뒤편에 제주를 담은 장터가 열렸다. 눈이 부시도록 화창했던 봄 하늘 아래 펼쳐진 색색의 부스 안에선 커피 찰흙, 감귤 발효식초, 강황, 인도 마살라 짜이(차), 막걸리, 제철 채소, 곤충 쿠키 등 다양한 물건들이 보기 좋게 진열됐다. 

이날 소농과 소가공 생산자,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모여 직접 만들고 재배한 식품과 물건들을 판매하는 ‘숨 쉬는 제주식탁, 제주담을장’이 개장했다. 장터를 찾은 사람들과 물건을 파는 사람들 모두 소풍을 나온 듯 들떠 웃음과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8일 개장한 제주담을장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8일 개장한 제주담을장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육지에서 요리사를 하다 2년 전 제주에 내려왔다는 이녕인(29)씨는 “평소 막걸리에 관심이 많아서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만드는 법을 연구했다”며 “오늘 드디어 허가를 받고 제가 만든 ‘막걸린’을 개시하는 날”이라고 즐거워했다. 

그는 “다행히 오늘 장터 오신 많은 분들이 제 막걸리 맛을 궁금해 하셔서 기쁘다”며 “이 장터에선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식품만 팔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깊은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내세웠다. 

2020년 5월 8일 열린 제주담을장.(사진=김재훈 기자)
8일 제주담을장에서 판매 중인 막걸리 '막걸린' 제품. (사진=김재훈 기자)

장터 한가운데엔 사진사를 웃기면 촬영료가 ‘공짜’라는 간판을 내건 이색 사진관이 있다. 작은 트럭에 촬영 장비를 싣고 제주도 전역을 다니는 마상헌(39)씨와 김성용(45)씨가 운영하는 ‘바퀴 달린 사진관’이다. 

이들은 “우린 그날 그 계절 가장 좋은 곳에 가서 풍경을 찍어 SNS에 올리고 전시를 한다”며 “사람들이 많이 찾진 않지만 제주다운 풍경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청년농부 한 분이 재밌는 거리가 담을장에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장터를 찾는 사람 모두 제주를 살아가는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2020년 5월 8일 열린 제주담을장.(사진=김재훈 기자)
8일 개장한 제주담을장. (사진=김재훈 기자)

호미로만 농사를 지어 제철 채소를 파는 ‘가이아의 정원’ 지기 이재우(61)씨는 지난주까진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 앞에서 열리던 ‘자연그대로농민장터’에 참여했던 소농인이다. 

이씨는 “예전 장소는 주차장이라서 장터 분위기가 잘 안나서 아쉬웠는데 분위기가 제대로 나는 이곳으로 옮겨 기쁘다”며 “지금까지 장터를 쉬지 않고 매주 여는 게 목표였다면 이젠 이 장터를 잘 살려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마트에선 소비자가 생산자의 얼굴을 볼 수 없다”며 “여기선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이 채소는 뭐냐’, ‘요리는 어떻게 하냐’ 등 물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물건을 사고 파는 장터이기도 하지만 문화를 나누는 장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2020년 5월 8일 열린 제주담을장.(사진=김재훈 기자)
2020년 5월 8일 열린 제주담을장.(사진=김재훈 기자)

바로 옆에서 달래를 팔던 ‘자연공존’ 농원 지기 신현숙(63)씨는 “처음 농사를 시작했을 때 농약과 비료를 많이 써서 놀랐다. 그러면 땅이 나빠져서 되돌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땅과 공존하며 농사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며 “우리가 파는 채소들은 자기 힘으로 자연의 힘만 먹고 자랐다”고 홍보했다. 

이날 개장 행사에서 풍물 놀이를 선보인 볍씨학교 학생 양사랑(17)·김보윤(17)·최연재(16)양은 템페로 만든 타코를 만드는 부스에서 손을 돕고 있었다. 

학생들은 “템페는 콩 껍질을 벗겨 18시간 발효해 만든 식재료로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식감이 뛰어나다”며 “채식하는 분은 물론 채식을 하지 않는 분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자랑했다. 

8일 개장한 제주담을장에서 강황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8일 개장한 제주담을장에서 강황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제주담을장은 매달 첫째 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열리며 ‘자연그대로농민장터’, ‘올바른농부장’, ‘한살림생산자’, ‘제주청년농부장터’, ‘갸하하파머스파켓’, ‘반디어린이중고장터’,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이 참여한다. 

이중 ‘자연그대로농민장터’는 농어업인회관 앞에서 장소를 옮겨 이곳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장을 연다. 

2020년 5월 8일 열린 제주담을장.(사진=김재훈 기자)
8일 개장한 제주담을장에서 볍씨학교 학생이 풍물놀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한편 이날 한살림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사장 한애경)과 농업회사법인 밥상살림주식회사(대표이사 조상호), 한살림생산자제주도연합회(회장 김성길)는 제주담을센터를 개장했다. 

제주담을센터는 3,300㎡ 부지에 제주담을 로컬푸드, 한살림 제주담을매장, 제주담을 교육센터, 제주담을 물류센터, 제주담을장, 제주담을밭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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