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7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내며 4년여 만에 문을 닫은 제주관광공사(JTO·사장 박홍배)의 시내면세점을 두고 “도민 혈세 수백억을 낭비한 사업에 대해 제주도와 공사 사장 모두 말로만 책임지겠다고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18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는 제382회 임시회 1차 회의를 열어 ‘제주관광공사 면세점 철수 관련 현안보고’를 진행했다. 

이날 박호형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일도2동갑)은 “지난 2018년 9월 박홍배 사장은 면세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하고 일자리 1000명을 창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지금 와서 완전히 꼬리를 내렸다”며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하면 지금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을지 어떤 구체적인 전략이 나와야 하는데 (항만 면세점 시설관리권)매각부터 얘기하니까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사는 혈세로 운영되기 때문에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책임 경영이 필요하다”며 “시내면세점 철수와 관련해선 관광공사를 대표하는 사장은 책임을 면치 못한다”고 일침했다. 

양영식 의원은 “JTO 시내면세점 진출은 시작부터 잘못됐다”며 “당시 다양한 유명 브랜드를 가진 대형 면세점과 경쟁하는 것을 두고 부정적인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그런 위험에 대해 공사 경영진이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했어야 했다”고 따졌다. 

이어 “당시 경영진은 크루즈 입항 하나만 믿고 시내면세점 진출을 강행했는데 과연 전문경영인이 있었어도 이런 결정을 했을까 의문이 든다”며 “이번 일에 원희룡 지사도 책임지겠다, 박홍배 사장도 책임지겠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또 현실적으로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 건지는 안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경용 의원(미래통합당·서귀포시 대륜·서홍동)은 “문어발식 확장을 할 때부터 지금 같은 사태는 예견됐다”며 “공사가 만약 주식회사였다면 주주총회를 통해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인데 책임질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 “시내면세점을 이전할 때 람정제주개발㈜로부터 기존 시설 투자비 명목으로 받기로 한 104억원을 아직도 회수하지 못한 건 당시 계약서를 꼼꼼히 쓰지 못했기 때문 아니냐”며 질타하기도 했다. 

제주관광공사는 서귀포 중문단지에 위치한 롯데호텔제주에 입점한 시내면세점을 신화역사공원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매장에 투자했던 시설비 104억원(부가가치세 포함)을 람정제주개발로부터 보전받기로 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이어 공사가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항만면세점 시설관리권의 매각을 추진하는 데 대해 “수익이 되지도 않는 관리권을 누가 사겠느냐”며 “비전문가가 봐도 무리한 사업을 확장하고 불확실한 면세사업에 손을 대면서 미래를 대비하지 않고 정책을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금 늘려달라고 하면 도민이 수긍하겠느냐”고 힐난했다. 

박홍배 사장은 “도민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은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사업 추진 배경이나 추진 과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런 상황까지 온 데 대해)참고해주셔야 할 것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도 많은 고통 겪고 있다. 이번 계기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공사는 지난 2016년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내 롯데호텔제주에서 시내면세점을 열었다. 하지만 국내 사드(THADD)배치 결정으로 인해 중국 정부의 한한령 조치가 시작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지난 2018년 1월 신화역사공원 내로 이전했다. 이후에도 적자 운영이 계속되자 지난해 11월 시내면세점 철수를 공표하고 지난달 29일 면세점 특허를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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