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제주시 구남동 한 카페에서 만난 최정희 디다케 힐링아트 원장. (사진=조수진 기자)
지난 27일 제주시 구남동 한 카페에서 만난 최정희 디다케 힐링아트 원장. (사진=조수진 기자)

“남자거나, 여자거나, 어리거나, 나이가 많거나, 장애가 있거나 없거나…. 상대방이 누구든 선입견을 버리고 대하면 닫힌 마음을 열 수가 있다는 걸 느껴요. 소통은 눈높이를 맞추는 데서 시작하거든요.”

지난 27일 제주시 구남동 한 카페에서 만난 최정희 디다케 힐링아트 원장. 그에게 봉사는 더 많이 가지거나 더 뛰어난 사람이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베푸는 행위가 아니다. 같은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최 원장은 지난 2009년부터 장애인 시설에 미술치료 봉사를 해오고 있다. 당시 미술치료 교육을 함께 듣던 수강생이 “장애인 시설에 교육 봉사를 다니는데 인력이 없으니 도와달라”고 권유한 게 시작이었다. 

(사진=최정희 원장 제공)
미술치료 모습. (사진=최정희 원장 제공)

그는 처음 장애인 시설에 갔던 날의 느낌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처음 시설에 갔는데 다들 표정이 어둡고 집착하는 성격이 강해서 서로 얘기를 나누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였어요. 그래서 ‘우선 눈높이를 맞추는 데서부터 시작해보자’ 했는데 그게 들어맞았죠.”

당시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최 원장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법으로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이들이 하는 모든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칭찬을 해주며 일일이 반응했다. 그러자 그들의 표정이 점차 변해갔다. 웃을 때가 잦아지고 남들 앞에서 발표도 척척 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정희 디다케 힐링아트 원장이 장애인 시설에서 미술치료 봉사를 하는 모습. (사진=최정희 원장 제공)
최정희 디다케 힐링아트 원장이 장애인 시설에서 미술치료 봉사를 하는 모습. (사진=최정희 원장 제공)

변화는 최 원장에게도 찾아왔다. 지난 2014년부터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심리상담을 시작한 것. 봉사활동이 새로운 장을 열어준 그의 삶은 이전보다 다채롭고 풍요로워졌다. 

그는 “시설에 있던 분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있는데 그 순간 내 안에서 나도 웃고 있는 게 느껴졌다”며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싶어 직업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최정희 원장 제공)
인형극에 쓰일 인형. (사진=최정희 원장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방침이 완화하면 제주어로 구성한 인형극 공연도 선보일 예정이다. 

최 원장은 마지막으로 봉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마음이 있다면 실천하는 데 대해 크게 두려워 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만 실제로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 봉사자에게도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며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나 무시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 역시 조심하는 부분인데 더 세심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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