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행정을 총괄하는 제주도지사에 이어 제주시장, 서귀포시장까지 모두 음주 상태에서 물의을 일으킨 바 있는 인사들이 자리를 맡게 될까.

원 지사가 내정한 제주시장, 서귀포시장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력이 논란이다. 이에 사법연수원생 시절 음주폭행 논란을 샀던 원 지사가 일반 상식과 시민들의 기대를 무릅쓰고 인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30대(만29세)에 진입한 1993년 사법연수원 시절 음주 폭행과 관련돼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1993년 9월 15일자 세계일보 '만취 사법연수원생 둘 파출소서 소란' 제하의 기사에 따르면 서울 성북경찰서는 “술에 취해 길가에 방뇨하다 이를 나무라는 주민을 집단폭행하고 인근 파출소 기물까지 부수며 30여분 동안 소란을 피운 사법연수원생 박준선(27) 원희룡씨(29) 등 2명을 공무집행방해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입건조사”했다.

세계일보는 “경찰에 따르면 박, 원씨는 15일 0시10분쯤 서울 성북구 정릉1동 132의73 가게 앞 도로에서 방뇨하다 이를 나무라던 가게주인 최동철씨(50)를 주먹으로 얼굴 등을 마구때린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정릉1동 파출소에서 『우리 사법연수원생들을 우습게 보느냐』며 전화 책상 등을 부수며 소란을 피웠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세계일보 스크랩

노상방뇨, 주민폭행, 경찰을 대상으로 한 사법연수원생의 권위주의적 ‘갑질’까지... 없는 사실도 만들어내며 비방하기 바쁜 정치권에서 이를 놓칠 리 없다. 이로 인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이후 2000년 4.13 총선 무렵이다. 이후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경선 국면에서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고, 또 2014년 5월 지방선거 국면에 들어서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이 문제 삼기도 했다.

원 지사는 이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2005년 12월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한 원 지사의 발언을 다음과 같이 기사에 옮겼다. 

“정치 외에 일상생활에서 가장 부끄러웠던 일은 사법 연수원 시절, 만취 상태에서 후배들과 어울리다가 경찰서에서 사건을 일으킨 적이 있는데, 공인으로서 처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그 일은 두고두고 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거울이 될 것이리라 생각한다”( 2014년 05월 22일자 기사 <"우리 사법연수원생들을 우습게 보느냐"며 경찰서에서 행패를 부렸던 정치인은 누구?> 중)

또 2014년 총선 당시 원희룡 후보 캠프 측은 <제주도민일보>에 상대 후보 측의 ‘음주폭행’ 문제 제기에 대해 아래와 같이 해명했다.

“새누리당 원희룡 예비후보캠프 관계자는 8일 <제주도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0여년 전 일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인신공격성 성명에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사과가 됐던 부분’이라며 ‘상대방의 공격이 팩트와 다른 부분도 있지만 일일이 대응하지는 않겠다’고 거듭 전했다.”(2014년 5월 8일자 기사 <새정치 “원희룡 주민 폭행 해명하라” VS 원 캠프 “20년 전 일”>)

원 지사의 음주폭행 논란은 상대 후보 측에서 선거철 단골 메뉴로 꺼내 드는 카드다. 원 지사는 최근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추후 미래통합당 내 경선 등 대선 레이스 중에 이 논란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게 되면 30대초 '사법연수원생 원희룡'이 대선 후보 원희룡의 발목을 잡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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