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도지사가 올해는 물론 2018년과 2019년, 3년 동안 중앙당 중앙 청년위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열며 업무추진비를 지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제주투데이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4월 21일 미래통합당 중앙청년위원회 관계자 등에게 업무추진비로 식사를 제공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원희룡, 도민혈세로 통합당 중앙청년위에 식사제공>)

제주투데이는 원희룡 지사가 2020년 4월에 미래통합당 중앙청년위원회에 제공한 것과 같은 명목으로 2019년 4월에도 식사를 제공한 사실을 파악했다.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확인해본 결과, 원 지사는 2019년 4월 30일 ‘중앙 정당 청년위원회 관계자 등 제주방문에 따른 간담회’를 개최하고 32만6000원을 지출했다.

2020년 4월과 마찬가지로 해당 정당명은 구체적으로 기재되지 않았다. ‘중앙 정당’으로 모호하게 처리됐다. 집행대상은 '중앙정당 청년위원회 관계자'로 기재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의 2019년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중 부분(자료=제주도청 홈페이지)
원희룡 제주지사의 2019년 4월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중 부분(자료=제주도청 홈페이지)

또 2018년에도 유사한 간담회가 있었다. 2018년 11월 14일 열린 ‘전국 정당 청년위원장 제주 방문에 따른 간담회’. 원 지사는 이 간담회에서 88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지출했다. 집행대상은 ‘정당 청년위원장’이다.

제주투데이는 지난 12일 원희룡 제주도지사 비서실을 통해 2018년 11월, 2019년 9월 간담회를 가진 청년위원회의 소속 정당이 어느 정당인지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의 2018년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부분(자료=제주도청 홈페이지)
원희룡 제주지사의 2018년 11월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부분(자료=제주도청 홈페이지)

 

원 지사가 소속 정당 등 관계가 깊은 청년위원회와의 간담회에 참석해 업무추진비로 식사를 제공했다면, 도지사 공적 업무 영역에 포함되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공인회계사·변호사)는 이 간담회들이 도지사의 업무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하 변호사는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간담회 대상이) 국회의원이나 정당에서 주요 당직을 맡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특정 정당의 청년위라면 상식적으로 제주도 현안에 대해 간담회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희룡 지사의 개인적인 정치활동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어 하 변호사는 “원희룡 지사 측에서 입증하지 못한다면 업무추진비 용도 범위를 벗어났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이 간담회들이 직무와 어떤 업무 연관성이 있는지 도민들에게 입증하고 설명할 책임이 원 지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녹색당의 청년위원회 위상을 갖는 청년녹색당과 제주청년녹색당은 16일 원 지사에게 공식적으로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논평을 발표하고 원 지사와의 면담을 촉구하면서 “환경청과의 협의 없이 무작정 공사를 재개해 하루만에 나무 300그루를 베어낸 비자림로 도로확장에 대해, 녹지공간을 파괴해 건설하겠다는 서귀포시 우회도로에 대해, 거대 자본을 유입시켜 공공의 자산인 경관을 침해하는 송악산뉴오션사업에 대해, 람사르습지마을에 짓겠다는 선흘리 동물테마파크에 대해, 제주도의 환경 훼손을 가중시키는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대해 이 땅에서 계속 살아갈 미래세대의 입장에서 가감없이 의견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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