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중앙 정당 청년위원회 관계자 등 제주방문에 따른 간담회’를 명목으로 저녁 식사비를 업무추진비로 지출한 4월 21일 저녁 식사 자리는 미래통합당 소속 각 지역 청년위원장들의 월례모임 자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총선 직후 마련된 이 자리에서는 미래통합당의 위기극복을 위한 얘기들이 오고갔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김형진 미래통합당 경기도당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체공개 게시물로 “원희룡 도지사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현재 당의 어려움과 극복방안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라고 올렸다.

(김형진 미래통합당 경기도당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김형진 미래통합당 경기도당 대변인 페이스북 갈무리)

원 지사가 도지사 업무와의 연관성이 떨어지는, 소속정당(미래통합당)의 관계자 모임에 도민혈세로 식사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제주투데이는 원 지사가 직무와 무관하게 자신의 소속 정당인 미래통합당 관련 모임의 식사비용으로 업무추진비를 지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발언을 확보했다. 

지난 4월 21일 미래통합당 청년위원회 모임에 참석한 한 인사 A씨는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특별한 자리가 아니고 식사하는 자리였던 것 같은데, 그런 의미는 없고. 지사님은 참석만 하고 인사만 하고 가셨다.”라고 말했다.

원 지사가 인사만 하고 바로 나왔는지 재차 확인하자 A씨는 “식사도 안 했다. 지사님이 늦게 와서 다른 일정 있어서 인사만 하고 나가셨다.”고 답했다.

또 “저도 참석할 건 아니었는데 청년위원장과 친해서 격려차 (참석)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참석했다).”고도 말했다. A씨의 발언으로 보면 제주도의 시책 홍보 등 특별한 목적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

원희룡 제주도정은 제주투데이가 해당 업무추진비 집행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자 이 자리가 공식적인 자리였다면서 “①제주도의 시책과 지역을 홍보하고 ②지역 현황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간담회 성격의 행사로서 ③제주 지역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했던 공식적인 자리”였다고 반론한 바 있다.

그러나 제주도의 반론과 달리 통합당 청년위원장단의 월례회의 성격의 자리였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제주도의 해명이 필요하다.

또 제주도는 '지역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했던 공식적인 자리’였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는 이 자리에 참석한 제주 지역 관계자는 미래통합당 소속 도내 인사 외에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제주투데이는 4월 21일 간담회 참석자 명단 유무 확인을 요청하고 정보공개를 청구한 상태다. 제주도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공개 관련 조례는 50만원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집행한 경우 참석자 명단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원 지사는 이날 식사 비용으로 업무추진비 70만원을 지출했다.

제주투데이는 이와 더불어 원 지사가 2018년, 2019년에도 유사한 명목으로 업무추진비를 집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제주투데이는 원 지사가 2018년, 2019년에 정당 청년위원회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어느 정당 청년위원회에 식사를 제공한 것인지에 대해 지난 12일 제주도에 문의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6일째인 현재까지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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