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중인 개들(사진=제주유기동물보호센터 제공)
제주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중인 개들(사진=제주투데이DB)

제주동물보호센터에서 안락사된 동물 수가 2018년 4000마리 대로 진입한 이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제주동물보호센터에서는 올해 5월까지 1638여 마리의 보호동물이 안락사됐다. 한달 평균 328마리 꼴이다. 이 추세대로면 올해에도 약 4000여 마리의 동물이 안락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투데이에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받은 제주동물보호센터 안락사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5년에는 개 557마리 고양이 11마리, 총 568마리의 동물이 안락사됐다.

2016년 안락사된 동물 수는 총 886마리로 1000마리 미만이었으나 2017년 총 2289마리로 급증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 안락사된 동물 수는 총 4252마리로 껑충 치솟았다. 3년 만에 7배를 넘어선 것이다. 2019년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며 안락사된 동물 수는 4448마리로 늘었다.

올해는 5월말까지 안락사된 동물 수가 총 1638마리다. 한달 평균 328마리. 지난해 370마리보다는 다소 줄어들었다. 매년 늘어나던 증가세가 주춤하고는 있지만, 지금 추세대로면 올해 약 4000마리의 동물들이 안락사될 것으로 보인다.

#넘쳐나는 유기동물...동물보호센터 시설로 감당 안돼

안락사되는 동물 수가 많은 근원적인 이유는 버려지는 동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유기동물을 제주도 전체에서 단 하나 뿐인 동물보호센터 시설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동물보호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현 보호 시설로 수용하기에 적정한 동물 수는 350마리이다. 하지만 실상은 3000마리 대까지 입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려동물 등록제도가 시행되었지만 유기동물 수는 오히려 늘었다. 반려동물 등록제도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14년 1월 1일부터 반려견에 대한 보호자의 책임감을 높이고 유기동물 발생 시 보호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반려동물 등록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결국 줄어들지 않는 동물 유기와 동물보호센터의 수용 시설의 한계로 인해 올해 매달 300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안락사되고 있는 것이다.

#“동물 안락사...우리 모두의 책임” “펫샵 규제 절실”

김미성 제주동물친구 대표는 “안락사 동물 수가 많은 것은 센터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전했다.

“안락사 동물의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유기동물의 수를 줄여야 해요”라고 김미성 대표는 말했다. “안락사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유기동물을 줄이는 것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펫샵 규제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공장식으로 생산되는 강아지들을 전시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는 유기동물의 발생을 근원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

또 제주도에서 중성화 지원 예산을 늘리고, 센터에서 동물을 입양 보낼 때 중성화해서 보내는 방법을 제안했다. 입양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입소된 동물의 안락사를 줄이기 위해 입양홍보 등을 해도 마구 입양 보내게 되면 결국 다시 유기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니까요.”

김미성 대표는 “유기동물을 줄여야 안락사가 줄어듭니다. 보호동물 안락사는 센터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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