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남 칼럼] ‘권력에 알랑대는 똥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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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남 칼럼] ‘권력에 알랑대는 똥파리들’
  • 김덕남 주필
  • 승인 2020.07.12 21: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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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수 안치환 신곡 ‘아이러니’, ‘얼치기 진보’에 독설 비판

‘깜냥’, ‘권력에 알랑’, ‘콩고물 완장’, ‘죽 쒀서 개줬니’, ‘꺼져라’, ‘관종’, ‘똥파리’ 등등 동원된 낱말들은 마치 시장 통 언어 같았다. 거칠고 투박하고 신랄했다.

민중가수 안치환의 노랫말이 그랬고 노래에 대한 설명도 그러하다.

안치환(55), 386세대의 대표적 민중가수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 주옥같은 노래를 만들어 왔다.

종 주먹 쥐고 내지르는 ‘운동권 노래’의 주류를 이루어 왔다. ‘솔아 솔아’와 함께 ‘철의 노동자’, ‘타는 목마름으로’도 같은 범주다.

이런 안치환이 최근(7일), 진보진영과 그 기회주의적 행태를 비판하는 신곡을 발표하였다.

제목이 ‘아이러니’다. 그는 “진보를 참칭하고 권력에 기생하는 ‘얼치기 진보’를 비판했다”고 했다.

“민중이 촛불 들고 더 나은 세상을 소망하며 만들어 준 나라에서 권력에 빌붙어 알랑대는 ‘똥파리’들을 보니 ‘아이러니’라는 생각이 들게 됐다”고 했다.

노래를 만들게 된 계기와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독설에 가깝다. 신곡발표 후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다.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아이러니’ 소개 앨범에서는 진보에 대한 실망과 진보의 민낯을 거리낌 없이 까발렸다.

‘세월은 흘렀고, 우리들의 낯은 두꺼워 졌다. 그날의 순수는 나이 들고 늙었다. 어떤 순수는 무뎌지고 음흉해졌다.

밥벌이라는 숭고함의 더께에 눌려 수치심이 마비됐다. 권력은 탐하는 자의 것이지만 너무 뻔뻔하다.

예나 지금이나 기회주의자들의 생명력은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시민의 힘, 진보의 힘은 누굴 위한 것인가? 아이러니다“.

‘낯 두꺼운 진보, 늙고 음흉한 순수, 마비된 수치심, 뻔뻔한 권력 탐욕, 놀라운 기회주의자들의 생명력’은 안치환이 보아온 ‘얼치기 진보’의 맨얼굴이다.

‘아이러니’가사나 앨범소개 내용의 행간을 보면 현 집권세력과 진보를 참칭하는 권력주변 세력을 향한 비판으로 읽혀진다. 그의 의도에 관계없이 일반의 느낌으로는 그렇다.

안의 말이 아니더라도 현 집권세력과 거기에 빌붙어 권력의 단물을 빨아먹는 진보세력의 도덕성은 뭉그러진 지 오래다. 권력에 취해 작취미성(昨醉未醒)상태다.

입으로는 정의, 공정, 인권, 소수자를 외치고 보수의 타락을 질타하면서 자기 삶의 영역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익 추구에 나서는 얼치기 진보가 ‘권력의 완장’을 차고 뽐내고 있다는 말도 있다.

넓은 아파트와 고급 외제차, 고액 연봉, 자녀들의 외국유학을 통해 스펙 쌓기 등 두 얼굴의 사이비 진보가 권력을 농단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겉으로는 여성 인권을 말하던 사람이 ‘뒤에서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으로 스스로 목숨을 버린 ‘박원순 사태’는 진보 도덕성의 민낯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적 도리로 그의 죽음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죽음의 진실을 밝혀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안치환의 ‘아이러니’는 이처럼 소위 진보의 탈을 쓴 기회주의자들의 빗나간 진보에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일 수도 있다.

사이비 진보의 어께죽지를 내려치는 죽비소리인 것이다. 기회주의자들을 향한 일깨움이기도 하다.

‘일 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

눈 어둔 권력에 알랑대니

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

진보의 힘 자신을 키웠다네

아이러니 왜이러니 죽 쒀서 개줬니

아이러니 다 이러니 다를 게 없잖나

꺼져라! 기회주의자여

끼리끼리 모여 환장해 춤추네

싸구려 잔치 자뻑의 잔치뿐

중독은 달콤해 멈출 수가 없어

쩔어 사시네 서글픈 관종이여

아이러니 왜이러니 죽 쒀서 개줬니

아이러니 다이러니 다를 게 없잖니

잘가라! 기회주의자여‘ (안치환의 ’아이러니‘ 전문).

안치환은 ‘진보를 참칭하는 기회주의자를 비판한 것“이라고 했지만 노랫말이나 연결고리 내용을 보면 집권세력과 이에 빌붙어 사는 권력 기생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정권의 중심세력이나 양심적 진보 세력은 부끄러워하고 처신을 되돌아 볼 일이다. 그래서 진보적 가치인 도덕성 회복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사태’에 대한 진보진영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대로 덮고 갈 수 없는 엄청난 사회적 이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관련해 양심적인 진보 그룹은 가면 뒤에 숨겨둔 위선과 이중성을 걷어내고 진보의 가치인 ‘도덕과 정의’구현에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권력에 알랑대는 똥파리’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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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근 2020-07-14 10:32:44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을 맡고 계신 김제원 교수님의 글에 '어떤 행위든 그 행위를 돌아다 보며 부끄러움을 느낄 줄 알아야 양심이 건강하게 자란다.'라는 것이 있다. 요즘 우리나라나 제주도에서도 이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사람들이 국정을 논하고, 소의 지도층이라고 자칭하는 것을 보며, 과연 우리나라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며 용서를 비는 가운데 사회 통합이 이뤄진다고 본다. 당동벌이(黨同伐異 당파가 다르면 옳고 그름을 떠나 무조건 배격한다)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가장 흔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