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가 제주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시대, 국내 의료 대응 체계로 본 제주 공공의료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2일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가 제주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시대, 국내 의료 대응 체계로 본 제주 공공의료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만약 제주도에서 대구처럼 집단감염이 발생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환자가 1000명, 5000명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구는 인근 지역 중환자실로 환자를 보냈지만 제주는 보낼 데가 없어요. 이 문제를 당장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납니다.”

22일 오후 제주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코로나19시대, 국내 의료 대응 체계로 본 제주 공공의료 강화 방안’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국내 방역 및 의료 대응 체계 준비와 공공의료 확충 과제’ 주제로 첫 발표를 맡았다. 

우 공동대표는 제주도가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의료대응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제주지역의 경우 도내 인구 대비 병상 수가 전국 평균보다 낮으면서 중환자실과 격리병상은 공공병원에 집중됐다. 

이로 인해 집단감염이 발생 시 의료공백, 나아가 의료 붕괴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 확진자 치료에 의료진과 의료 시설이 투입되면 심장병 등 중증질환자나 생명이 위독한 응급환자를 치료할 여력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또 감염병에 취약한 고령자들이 모인 요양시설 중 단 한 곳에서라도 환자가 발생하면 중환자실과 격리병상은 당장 부족해지는 상황에 처한다. 

22일 오후 제주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코로나19시대, 국내 의료 대응 체계로 본 제주 공공의료 강화 방안’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2일 오후 제주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코로나19시대, 국내 의료 대응 체계로 본 제주 공공의료 강화 방안’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대병원의 경우 격리병동 1개에 병상 수는 29개이며 이중 음압병상은 9개에 불과하다. 중환자실 병상은 54개이며 격리된 병실은 4개다. 

서귀포의료원은 격리병동 1개에 병상 수는 48개, 음압병상 수는 3개에 그친다. 중환자실 병상은 16개이며 격리된 음압 중환자실은 1개다. 

우 공동대표는 “제주대병원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별도로 만들고 서귀포의료원과 제주의료원 등이 종합병원으로서의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중환자실과 격리병동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또 “의료시설 확충과 더불어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을 늘리고 훈련도 필요하다”며 “감염병 발생 시 민간 의료기관도 동원할 수 있도록 ‘(가칭)제주도 코로나 의료대응본부’에 권한을 주고 여러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 공동대표에 이어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오상원 의료영리화저지및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 정책기획국장은 ‘코로나19 시대, 제주특별법의 문제와 영리병원 폐기와 공공의료 전환 방안’ 주제로 발표했다. 

녹지국제병원 전경. (사진=제주투데이DB)
녹지국제병원 전경. (사진=제주투데이DB)

오 정책기획국장은 개설 허가가 취소된 녹지국제병원의 추후 건물 활용 방안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조성 사업 사례와 마찬가지로 헬스케어타운을 인수해서 제주도에 기부채납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지난달 JDC는 재판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 강제조정 결정에 따라 당초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사업자인 버자야제주리조트에 1250억원가량을 지급하고 관련 사업을 전부 양도받기로 했다. 

오 국장은 “JDC 정관을 보면 ‘제주특별자치도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JDC가 제주도민과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 뭘 했는가”라며 “애초에 영리병원 설립을 추진했던 사업시행자 JDC가 (영리병원 취소 이후 사태를)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귀포시 관내 대부분이 초고령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공공병원 정신병상 수가 전혀 없는 점을 강조하며 녹지국제병원 건물을 공공정신병원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주제 발표가 끝난 뒤 변혜진 건강과대안 상임연구원과 고병수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이사장,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강호진 전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 등이 토론을 이어갔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이상봉(더불어민주당·제주시 노형동을) 의원과 김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지부, 의료영리화저지및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 등이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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