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제9차 회의에서 이상헌 도 공항확충지원단장(왼쪽)이 출석해 답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30일 오후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제9차 회의에서 이상헌 도 공항확충지원단장(왼쪽)이 출석해 답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최근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한 도민 의견 수렴 결과를 반영하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취했으나 정작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를 사실상 반대하고 있어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30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원철·이하 특위)는 도민 여론을 수렴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는 안건에 대해 심사 보류했다. 

이날 특위는 이달 초부터 네 차례에 걸쳐 국토부와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 간 진행된 ‘제2공항 쟁점 해소 공개 연속토론회’를 바탕으로 도민 의견 수렴 방안을 위한 여론조사를 진행하기 위한 계획과 특위 활동 방안을 설정하려 했다. 

박원철 위원장은 “도민 의견 수렴 방안을 위한 여론조사 진행에 제주도가 도의회의 협력적 파트너로서 협조해 달라”며 “여론조사가 이뤄지면 그때 가선 도의회가 그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방향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에서 도에 손을 내밀 테니 이번에 도가 손을 내밀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상헌 도 공항확충지원단장은 “이번 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는 의사결정에 가까운 프로세스”라며 “의사결정 판단의 근거로 하게 된다면 같이 참여하기 어렵다. 하지만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30일 오후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제9차 회의에서 박원철 위원장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30일 오후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제9차 회의에서 박원철 위원장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그러자 박 위원장은 “여론조사는 향후 판단의 ‘근거’가 아니라 판단의 ‘방법’을 도출하기 위한 전 단계”라며 “제주도는 (제2공항과 관련한)공정성 시비를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여론조사 진행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이제 제2공항 건설은 도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이라며 “찬반 의견이 팽팽해 갈등이 심각하고 이 상황에 대해 도에서도 충분히 알고 있다. 의견 수렴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려는 방안이 있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상헌 단장은 “공개토론회가 끝났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정보가 이미 전달됐다”며 “더이상의 의견 수렴 과정은 불필요한 마찰이나 갈등을 빚을 수 있다. 원희룡 지사가 밝혔다시피 명확한 공항 인프라 확충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찬반을 묻는 방식은 이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국토부 공항항행정책관이 생방송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제주도에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여론을 수렴해달라고 요구했다”며 “국토부의 요구를 도정이 외면하고 묵살하면 안 된다. 일주일 시간을 줄 테니 구체적인 의견 수렴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어 “도민 수렴 방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해당 안건 심사를 보류했다. 

한편 앞서 지난 24일 열린 마지막 공개토론회에서 김태병 국토부 공항항행정책관은 “제주도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제2공항에 대해 도민 의견 수렴을 한다면 그 결과를 존중하겠다. 다만 의견 수렴 주체는 제주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