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오염된 섬으로 여행을 오겠어요. 그렇게 되면 공항이 2개씩이나 있는 게 무슨 소용이겠냐구요.”

제주 제2공항 건설 피해 지역에 위치한 수산초등학교 학생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쓴 편지가 SNS에서 화제다.

허은실 시인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의 딸이 “엄마, 대통령한테 편지 쓰면 받을 수 있어?”, “최대한 설득해야겠어!”라면서 문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올렸다. 이 편지는 4일 현재 1만7000회 가량 공유됐다.

편지의 발신인은 수산초등학교에 3학년에 재학중인 김나린 학생이다.

김나린 학생은 "공항이 생기면 관광객이 많아지고, 관광객이 많아지면 쓰레기가 많아지고, 결국에 제주는 오염될 거예요."라면서 "생각해보세요. 그 누가 오염된 섬으로 여행을 오겠어요. 그렇게 되면 공항이 2개씩이나 있는 게 무슨 소용이겠냐구요. 그러면 결국 제주도만 쓰레기 섬이 되는 거잖아요."라고 논리를 전개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어리지만 절대무시할 수없는 논리정연하고 똑부러지는 대통령뿐아니라 어른들도 반성해야될 편지네요. 꼭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되어서 지금의 제주도를 지구(자연)을 지킬수있길 바랍니다.", "웬만한 어른들보다 훨씬 똑똑하고 생각이 바르네요. 대통령님께서 꼭 답장해 주시길.", "큰 울림을 주는 글입니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김나린 학생이 연필로 또박또박 적어 내려간 편지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To. 문재인 대통령님.

대통령님,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도 수산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3학년 김나린이에요. 저는 곧 생길지도 모르는 제2공항에 반대해요. 만약 생긴다면 저희 학교도 사라지고 나무도 베어버리고 새들도 사라질 거예요. 물론 저희 집도요. 공항이 꼭 가까이에 있어야 하나요?

공항 갈 때 차에서 잠도 좀 자고 그럼 좋잖아요. 우리 학교는 멋진 곳이에요. 친구들과 떨어지긴 싫어요. 나무가 없으면 공기도 나빠지고 시원한 그늘도 없어져요. 새들이 없으면 동네가 너무 조용해져요. 새들의 소리가 안 들리는 건 싫어요. 그리고 공항이 생기면 관광객이 많아지고, 관광객이 많아지면 쓰레기가 많아지고, 결국에 제주는 오염될 거예요.

생각해보세요. 그 누가 오염된 섬으로 여행을 오겠어요. 그렇게 되면 공항이 2개씩이나 있는 게 무슨 소용이겠냐구요. 그러면 결국 제주도만 쓰레기 섬이 되는 거잖아요. 아무리 작은 새싹이라도 꾸준히 키우면 나중엔 아주아주 큰 나무가 될 수도 있어요. 학교도 나무도 새도 모두 소중해요. 그러니 바쁘시겠지만 조금만 더 신경써 주시면 좋겠어요.
2020. 7. 30

From. 제주를 아끼는 김나린.

수산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나린 학생의 편지(사진=허은실 시인 트위터)
수산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나린 학생의 편지(사진=허은실 시인 트위터)
수산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나린 학생의 편지(사진=허은실 시인 트위터)
수산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나린 학생의 편지(사진=허은실 시인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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