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사진=원희룡 지사 유튜브 갈무리)
원희룡 제주지사(사진=원희룡 지사 유튜브 갈무리)

홍수로 인한 전국적인 피해 상황이 원희룡 제주지사에게는 인지도를 쌓을 기회로 작용하는 듯하다.

원 지사는 1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포스팅에서 이번 홍수와 관련된 글을 올렸다. 글은 다분히 상식적인 얘기를 담고 있다. 재난에 여야가 없고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특별한 내용은 찾기 어려운 평이한 글이다. 다만 그중 한 대목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바로 “제가 대통령이었다면”으로 시작하는 다음 문장이다.

“제가 대통령이었다면 '모든 정부가 자연 재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어떤 정치적 선입견이나 편견을 갖지 말고 어느 정권에서 일했던지 따지지 말고 최고 전문가에게 의견 구해라' 지시했을 겁니다.”

홍수로 인해 많은 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원 지사는 대통령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이렇듯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원희룡 지사의 정치적 야심이 상식의 둑을 넘쳐 흐른다.  “제가 대통령이었다면”으로 시작하는 원 지사의 문장은, 참담하다.

원희룡 제주지사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원희룡 제주지사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원 지사의 글은 이번 홍수로 인해 4대강 사업에 대한 논란이 재차 일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4대강 사업 찬동인사로 평가받는 정치인 중 한 명으로서 4대강 사업의 평가 재고를 위한 몸부림으로도 읽힌다. 원 지사가 한나라당 사무총장 시절 한 토론회에서 “4대강 수질 악화 되면 정권내놓겠다”, “저부터 물러나겠다”던 발언이 대권 행보를 밟는 내내 따라다닐 것이라 여기기 때문은 아닐까?

원 지사는 딱히 ‘원희룡표 정책’이라 할만한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자신만의 프랜차이즈가 없다는 평가다. 그런 평가를 돌파할 만한 수단을 찾은 듯하다. 원 지사는 최근 그린리더라는 포지션을 선점하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국민 인식이 뒤바뀌지 않는 한 4대강 사업에 찬동한 이명박 정권식 그린리더라는 꼬리표가 원 지사를 내내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한편, 원 지사의 이 글은 역시 4대강 사업 찬동 인사로 평가를 받는 김상협 우리들의미래 이사장을 제주연구원장 자리에 앉히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도 읽힌다. 인사청문회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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