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택 제주문화예술재단 신임 이사장. (사진=제주문화예술재단 제공)
이승택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사진=제주투데이 DB)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될 당시 전문성이 결여된 원희룡 제주지사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이승택 이사장에 대해 근로자들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근로자위원회는 18일 성명서를 내고 "이승택 이사장이 취임하자 보다 원활한 소통과 적극적인 문화행정서비스체계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다"며 "경영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공정하고, 윤리적이며, 상식적인 조직개편 및 인사발령 재검토를 이사장에게 요구하는 바이다. 더 이상 ‘파괴적인’ 조직 개편 및 인사 발령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근로자위원회는 "8월14일자 조직개편과 인사를 비롯한 이승택 이사장의 독단적이고 원칙 없는 일련의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면서 조직개편과 인사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근로자위원회는 "이승택 이사장이 8월 14일 단행한 조직개편과 인사는 직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음은 물론 진정한 재단의 혁신을 위한 것인지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한다.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과정에 대해 이사장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사장은 지난 7월 9일 사내 전산망을 통해 전직원에게 보낸 게시글에서 “조직과 인사를 하기 전에 의견을 많이 듣겠다.”라고 강조했다."며 "그러나 여러 차례 직원들이 의견을 개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사전 인사예고조차 없이, 연휴를 앞둔 금요일인 8월 14일 오후 5시 48분 기습적으로 조직개편과 인사 발령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근로자위원회는 이에 대해 "이는 이사장이 평소 밝혀왔던 소통과 상호신뢰를 통한 재단 운영 방침이 허언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그동안 재단 직원들은 이사장 주재 전직원 간담회 및 사내 전산망을 통해 조직개 편의 절차, 근거, 향후 조직 운영의 방향성 및 인사원칙, 조직개편에 따른 리스크와 이에 대한 해결책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줄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하였으나, 이에 대해 이사장은 단 한 번도 답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근로자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월 2일 실시한 조직 개편안에 대한 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찬성 21.3%, 반대 78.7%로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특히, 조직개편 시점에 대해서는 즉각 추진 10.5%, 경영진단 완료 후 추진 34%, 2021년 연초 추진 46.8%, 기타의견 8.7%를 보였다.

근로자위원회는 "이러한 결과를 이사장에게 전달 하였으나 역시 이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었다. 직원들이 요구하는 합리적 대책을 제시하기는커녕 이사장은 전직원 간담회에서 “여러분은 10년, 20년 재단에 있겠지만 내 임기는 단 2년뿐이다. 2년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 이제 22개월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 “제가 하고 싶은 일 하면 안 됩니까?”라는 발언을 했다. 조직개편의 타당성이나 합리성을 뒷받침할 경영비전과 미션도 없고, 신설부서의 정체성에 대한 논리적 근거도 없고, 단지 ‘2년 안에 보여주기식’ 성과를 내야 한다는 무책임한 태도를 아무런 수치심 없이 드러내는 데 급급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근로자위원회는 재단은 "앞으로 보름 후로 예정된 경영진단 결과를 토대로 비전을 구축하고 이에 합당하고 적절한 조직개편,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상식임에도 이사장은 경영 진단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경영진단 결과를 이미 휴지 조각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근로자 위원회는 "이와 관련하여 그간 재단 직원들은 1)현재 외부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진행 중인 경영 진단 종료 후 그 결과를 반영할 것, 2)올해 인사평가방식 확정, 연봉계약 체결, 인사적체 해소 등 현안을 우선적으로 해결한 이후, 3)사업계획의 수립과 예 산 확보, 조직개편 등의 합리적 프로세스를 이행할 것 등을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것도 반영하지 않은 조직개편안을 전광석화와 같이 이사회에 상정하여 의결 을 추진하고,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인 8월 14일 퇴근 시간 직전에 군사작전과도 같이 인사발령을 발표하고, 현재 많은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단 3일 내 인수인계를 지시했다. 이는 직원들의 의견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전횡’과 조직 경영에 대한 ‘무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또 "이사장은 노사협의회의 운영 정신을 위반하고 그 지침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음으 로써 공공기관의 기관장으로서의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근로자위원회는 "재단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의사소통과 협력을 통해 공동의 이익증진을 추구하는 공식적 기구임 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 과정에서 이사장은 이를 철저하게 무시하였다."면서 "노사협의회 운영 내규 26조에 따르면 ▲인사 노무관리 제도 개선 ▲인력의 배치전환 등 고용조정의 일반원칙 ▲임금의 체계, 구조 등 제도개선 등을 협의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장은 이에 대한 상호협의 과정 없이 독단적으로 조직개 편과 인사발령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사장은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찾아간 근로자위원들과 대화조차 시도하지 않았다."며 "이는 노사의 동등한 지위로 조정권을 가진 근로자위원을 아예 무시하는 처사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근로자위원회는 "이사장은 경영자의 고유권한을 내세우기 이전에 소통을 통해 조직개 편의 타당성과 인사원칙 등에 대한 공감과 협력을 이끌어내려는 노력과 시도를 했 어야 했다. 이사장이 지속적으로 노사협의회 지침을 이행하지 않을 시 근로자위원회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날을 세웠다.

근로자위원회는 이승택 이자장이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반인권적, 반윤리적 조직 경영을 주었다고 비판했다.

"이사장은 발가락 부상을 입은 직원 A의 병가 신청 과정에서 직원 A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했고, 이 직원이 희망부서 신청 시 진단서를 첨부하여 현 근무부서 배치를 요청하였으나 원거리에 위치한 서부권사무소로 전격 발령을 냈다. 안전한 근로환경에서 근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근로자 권리를 무시한 원거리 사무소 발령 은 명백한 반인권적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직원 A가 이사장의 모욕적 발언에 대해 8월 11일 인권침해신고서를 제출한 3일 뒤에 이러한 반인권적 인사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보복성 인사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자초하였다."

또 "채용비리, 직원에 대한 갑질 등으로 문제가 되었던 직원을 부서장으로 배치, 이사장의 윤리적 감수성과 윤리경영의 기준이 부재함을 여실히 증명했다. 이사장은 지난 7월 사내 전산망을 통해 '사회적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 백계 하도록 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으나 이 역시 허언에 불과한 것"이었다고 개탄했다.

근로자위원회는 "더불어 대대적인 조직개편 및 인사발령을 단행하면서 본부를 폐지하고 신설한 경영기획실장은 공석으로 둔 데에 대해 이사장은 일언반구 합리적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세간에 공무원 파견설이 파다한 점에 비추어 제주도 인사 시 공무원을 파견 받겠다는 심산으로 공석을 만들어 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부분."이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근로자위원회는 "지난 해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했던 재단에 이승택 이사장이 취임하자 보다 원활한 소통과 적극적인 문화행정서비스체계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 는 처참히 무너졌다."면서 "우리는 재단이 광역문화재단으로서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우선 적으로 추구하는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경영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공정하고, 윤리적이며, 상식적인 조직개편 및 인사발령 재검토를 이사장에게 요구하는 바이다. 더 이상 ‘파괴적인’ 조직 개편 및 인사 발령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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