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일본에서 그 어느 달보다도 독특한 달이다. 인류 사상 처음으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 투하가 있었고,<일본에서 가장 긴 날>로 비유되고 영화 제목도 있었지만 8월 15일, 일본의 패전을 알리는 천황의 녹음 방송도 있었다.

매년 8월이면 일본 각 매스컴은 전쟁의 잔혹함을 거의 피해자 중심으로 특집방송과 기사를 매일 내보낸다. 올해는 종전(패전) 75주년이라서 다른 어느 해보다 전쟁 특집방송과 기사들이 넘쳐났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쟁과는 전혀 상반된 기사가 눈에 띄었다. 매주 월요일에 게재하는 마이니치신문 명물 컬럼인 <후지소:風知草>에 "불시착에 주의"라는 내용이었다. 야마다 타카오(山田 孝男. 67) 특별편집위원이 혼자 담당하는 이 컬럼, 8월 10일자에 쓴 한국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대한 기사였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외무부장관)에게 화제의 한국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보았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전부 보았다. 늦었어요. 야마다 씨"라고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7월 중순의 이야기다."

이렇게 시작된 컬럼은 <사랑의 불시착>이 케이블 텔레비전(tvN)가 제작하여 작년 12월부터 방영되었다. 일본에서는 금년 2월, 동화 배신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방영되어 대힛트를 쳤다.

나의 물음이 아무리 늦었다고는 하지만, 일본의 매스컴이 <사랑의 불시착>의 붐을 보도한 것은 조사해 보니 TV가 5월, 활자는 6월 이후였다. 모테기 외상에게 들었을 때 나는 3화 밖에 보지 않았었다.1화 평균 84분, 22시간 걸려서 16화를 재패했다.

한국 재벌 영양이 항글라이더 비행 중, 회오리바람으로 북한에 불시착 하여 북한 군과 사랑에 빠진다. 각본 제작에는 탈북자까지 참가해서 북한의 생활풍경, 인간군상을 사실처럼 재현한 사랑의 코메디이다.

착상의 참신은 있었다. 그러나  스토리 전개는 아주 부자연스럽지만 한국 엔터테인먼트 굴지의 각본가, 연출가, 배우진들이 노련히 만들어서 따분하지 않다. 제작한 케이블 텔레비전 'tvN'은 영화 <파라사이트: 기생충> 선전 캠페인에 거비를 투자한 삼성 재벌계, 제일제당(CJ)그룹의 산하이다.

<사랑의 불시착>은 <파라사이트:기생충>의 미국 아카데미상 4관과 무연이 아니다. CJ는 <한류> 보급의 <총본산>이며, <사랑의 불시착>은 CJ의 세계전략으로서 한 동안 한류의 힛트작이 나오지 않았던 일본시장 공략의 제1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견해를 <봉준호>(下川正晴著. 마이니치신문출판. 6월호)에서 알았다.

일본 매스컴에서 <사랑의 불시착>의 붐을 가장 많이 보도한 것은 아사히신문이다. 내가 보는 한 <天聲人語:아사히신문 컬럼)을 포함한 본지에 4편, <주간아사히>와 <아에라>도 각 2회에 관련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자택 칩거 중에 있던 일본인이 <사랑의 불시착>에 빠진 것은 사실이다. 흥미 깊은 현상이지만 이 공상의 이야기가 남북평화적 통일을 촉진한다는 어림짐작은 무리일 것이다. 영국 BBC 기자가 각본가 조수의 탈북자와 인터뷰를 하고 다음과 같은 증언을 들었다.

<사랑의 불시착>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1. (북한)최고 수뇌부의 권위의 훼손. 2. 정치범수용소의 표현. 3. 핵에 대한 언급은 극력 피할 것을 협의했었다. (BBC코리어, 금년 2월 16일 배신) 한국전쟁 전후의 한국사회에 대해서 잘 아는 일본의 여성 연구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중독성 있는 드라마입니다만 도중에서 무조건 즐겁다고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한의 묘사가 사실인 것은 좋습니다만 허실이 섞어진 거짖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렇게 묘사하는 것은 한국전쟁에서 가족이나 친구가 분단되어 의심암귀(疑心暗鬼)애서 일어난 고통과 아픔, 고민 등이 이제는 없어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 아시아의 난문은 중국의 군확(軍擴)과 민주화 탄압이다. 일본을 포함한 민주주의 제국의 우려가 깊어가는 데, 한국은 중국을 비판하지 않고 더욱 문제인 것은 북한의 독재자와 연휴를 모색하고 있다.

한류 드라마의 전략적 전개에는 혀를 내두르지만 가공의 이야기와 현실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당연하지만 <사랑의 불시착>을 본 모테기 외상이 남북통일에 언급했다는 정보는 오지 않았다.  

위에 글이 컬럼 전문이다. <사랑의 불시착>에 대한 인기가 일본에서 어느 정도이며,  화제성을 갖고 있는가에 대해서 모테기 외상의 시청을 상징적인 예로 들면서 그 배경을 공감할 수 있게 설명하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필자도 일본 매스컴에서 화제가 되었기 때문에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 7월 달 인터넷에서 한국어로 <사랑의 불시착> 16화 전부를 보았다. 등을 돌린 한.일 정치 세계와 달리 대중문화는 날이 갈수록 접근하고 있다. 이 반비례 현상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 한.일 정치가들은 불통의 청개구리 사고 속에서 하루 빨리 탈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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