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흘2리 주민들이 조천읍장실을 점거하고 절차대로 정현철 선흘2리장을 해임해달라며 농성 중이다.(사진=김재훈 기자)
선흘2리 주민들이 28일 조천읍장실을 찾아 절차대로 정현철 선흘2리장을 해임해달라고 강력히 항의했다.(사진=김재훈 기자)

“이장 해임 규칙 어겨가면서 코로나19 시국에 마을총회를 열라니...”

선흘2리 주민들이 28일 조천읍장실을 방문해 규칙에 따라 정현철 선흘2리장을 직권해임해 달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선흘2리에 추진중인 제주동물테마파크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정현철 선흘2리장을 해임하라고 조천읍장에게 촉구했다. 지난 12일 조천읍이 선흘2리마을회에 사전 통지한 대로 정 이장을 해임 해달라는 것.

조천읍은 선흘2리마을회에 보낸 ‘선흘2리장 해임 사전 통지 및 의견 제출 요청’ 공문에 정 이장이 직무불성실, 품위 손상 등 마을 주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고 해임 사유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사업자 측으로부터 마을발전기금 3억5000만원을 수령하고 그 사실을 동물테마파크 찬성 측 일부 주민에게만 알리고 반대 측 주민에게는 알리지 않아 불신을 초래한 점, 회의·회계 및 증빙서류 등 근거 없이 마을회 공금을 집행한 점, 특히 마을 현안에 대해 주민의견을 수렴, 조정하고 주민화합과 결속을 다지고자 노력해야 하는 의무를 가졌지만 불신 해소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당시 조천읍은 선흘2리마을회에 이에 대한 의견을 21일까지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의견 제출 기한으로부터 7일이 지난 이날 선흘2리 주민들은 조천읍장을 만나 절차대로 해임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조천읍장은 9월 15일까지 마을총회를 열어서 의견 수렴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선흘2리 주민들은 왜 규칙에도 없는 내용을 새로 만들어 적용하느냐고 강력히 항의했다.

주민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50인 이상 집합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을총회를 개최하라는 게 정상적인 행정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주민은 “이장 해임 규칙 어겨가면서 코로나19 시국에 마을총회를 열라는 조천읍장의 저의가 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이장·통장·반장 임명 등에 관한 규칙 제3조(해임) 제1항을 보면 “읍장·면장·동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임기중이라도 이장 ·통장·반장을 해임할 수 있다. 이 경우 읍장·면장·동장은 그 취지를 미리 해당 리·통 및 당사자에게 통보하여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조천읍은 선흘2리마을회를 대상으로 의견제출을 요구했다. 선흘2리마을회(정현철 이장)는 그에 대해 의견을 제출했다. 규칙을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

선흘2리 주민들은 이날 6시 35분 현재 조천읍장실에서 항의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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