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제주동물친구들은 100% 국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민간단체이다. 몇천원부터 제법 큰 금액까지, 한번 혹은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제주동물친구들의 뜻을 지지하고 활동을 응원하며 보내주시는 후원금을 집행할 때는 내 돈을 쓸 때와는 달리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 매해 사업계획을 세울 때면, 어떤 사업에 사용해야 후원자님들이 공감하실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는 곳이 있을까? 하는 고민 속에 꼭 필요한 곳에 적절히 쓰이도록 신중히 사업을 선정하고 예산을 배분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고뇌 속에도 늘 제주동물친구들에서 0 순위를 차지하는 사업은 시골개 중성화 지원 사업이다. 제주도의 유기동물 보호센터 입소 개체수와 안락사 비율이 전국 1위인 바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관광객들의 동물 유기 행태를 원인으로 지적하지만 실상은 제주도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는 개들이 원인이다. 개들을 풀어놓고 키우다 보니 자유롭게 동네를 돌아다니며 자라나 발정기가 오고 임신을 한다. 출산을 하면 새끼들은 또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자라거나 많은수의 새끼 강아지들을 감당하기 어려운 주인에 의해 버려지기도 한다. 이런 개들 중 일부는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들개화 되어 먹이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사람이나 다른 동물들을 위협하거나 인적 물적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지금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에 중단 되고 있지만 제주동물친구들에서 읍면지역 농어촌으로 찾아가는 동물보호교육을 가보면 어르신들의 첫 마디가 “돌아다니는 개들 몬딱 잡아가라” 이다. 개들의 무분별한 임신과 출산이 유기동물 수 증가 및 피해와 공포감을 유발하는 야생 들개떼들의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제주동물친구들에서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중성화수술이라고 보고 수년 간 지속적으로 개 중성화 수술비를 지원해 오고 있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정에 시골개 중성화 사업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여, 도에서 시행하는 읍면지역 개 중성화 사업 시행을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사진=제주동물친구들)

중성화 수술 지원을 위한 신청서를 받아 보면 본인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유기되거나 방치되어 있던 개들을 구조하여 자식처럼 돌보고 계시는 분들이 유독 많다. 그런 분들에게는 모두 아낌없이 중성화 수술을 지원해 드리고 싶지만 한정된 예산인지라 부득이하게 대상자를 선택하고 탈락시켜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놓일 때도 있다. 

가끔 중성화 수술을 두고 동물 학대라거나 동물의 의사도 묻지 않고 불임 수술을 시킨다고 비인도적이라며 반감을 표시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셋부터는 부끄럽습니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 “둘도 많다”

1960-70 년대를 선도했던 산아제한 정책의 포스터 문구들이다. 공간과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가족계획이나 피임 없이 출산을 계속해서 감당 못할 수준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시행 되었던 인구 조절 정책이다. 건조하게 말하자면 인간 개체수 조절 정책이다. 만물의 영장이라 불리는 인간은 이성과 절제로 본능을 통제하고 배우자와의 협의를 통해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산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동물들은 철저히 호르몬과 본능에 의해 움직이고 스스로 개체수 조절을 할 수 없다. 결국 중성화 수술이 장기적으로 인간과 개 모두의 행복을 위한 가족계획이라 믿는다. 

제주동물 친구들 교육홍보팀 김유진
제주동물친구들 교육홍보팀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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