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호수, 한라산 사라오름 만수...장관을 이루다.

태풍과 함께 찾아온 가을   

바비를 시작으로 마이삭, 그리고 제10호 태풍 하이선까지 

한라산에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부으면서  

곳곳에 생채기를 남겼지만 

하늘호수 '작은 백록담'이라 부르는 사라오름 산정호수에는 

만수와 함께 가을 하늘을 담아내며 장관을 연출한다.

이른 아침이지만

성판악 주차장은 벌써 '만차'라는 안내글이...

한라산을 품고 사는 제주인들의 특권 

사라오름의 넘쳐나는 아름다움, 신비로운 만수의 풍경을 만나러 가본다.

두 갈래 길에서 

직진하면 백록담으로 가는 길이고 사라오름은 왼쪽 방향으로 진입한다.

분화구까지는 600m 정도로 계속 오르막이다.

계단을 벗어나니 야광나무 사이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신비로운 화구호의 비경 

한라산의 거센 바람과 세찬 비, 그리고 숲이 만들어낸 하늘호수 

아주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신비로운 하늘호수의 매력은 

물이 가득 차 있는 모습으로 백록담에 버금가는

그림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한라산 신비의 산정호수 작은 백록담이라 부르는 '사라오름'은 

해발 1,324m로 성판악코스 약 5.8km 지점에 있다.

(2010년 일반인에게 개방)

둘레가 약 250m의 접시모양의 분화구는 물이 고여 습원을 이루고 있는데 

백록담을 제외한 산정호수가 있는 오름 중에 가장 높은 한라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

왕복 4~5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어 많은 등산객들에게 사랑받는 오름으로 

장마철 만수가 될 때는 출렁다리까지 물이 넘쳐 시원함을 안겨주고 

가뭄이 들 때는 바닥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겨울 분화구의 꽁꽁 언 은빛 쟁반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간혹 노루 떼들이 뛰어놀다 목을 축이려 내려와 

물 마시는 모습까지도 아름답다.

[만수 이룬 사라오름 '산정호수']

까마귀가 지키고 있는 텅 빈 산정호수 

탐방로 한 켠, 여름을 하얗게 수 놓았던 야광나무는 

빨갛게 익어가며 가을 준비를 서두른다.

사라오름 정상 전망대에서는 

시원스레 조망되는 서귀포 시내와 앞바다, 

동능 정상(백록담)과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한다.

[야광나무]

산정호수의 물이 산책로 위로 넘치면서 

탐방객들이 출입금지를 무시하고 

신발을 벗은 채 허리까지 차오른 탐방로를 건너가는 몰상식한 행위로 

오전 11시부터 정상까지는 통제되었다.

태풍이 남기고 간 자리에는 

생명의 끈질김, 가을 아름다움이 속살을 드러냈다.

[노린재나무]
[마가목]
[산딸나무]
[호자덩굴]
[연지버섯]
[사철란]
[털사철란]
[섬사철란]
[수정난풀]
[속밭대피소]

속밭은 넓은 초원지대로

인근 주민들이 우마를 방목하며 마을 목장으로 이용했지만 

지금은 삼나무와 소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숲을 이루고 있다.

삼나무 숲 사이를 느린 걸음으로 걷다 보면 

뺨에 닿는 시원한 공기는 힐링의 시간으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속밭]

태풍이 남기고 간 뜻밖의 선물 

백록담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있는 '사라오름'

하늘과 맞닿은 호수는 은빛 물결을 만들어내며 가을이 성큼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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