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의 최대 민속 명절인 음력 설과 추석은 외국에 살고 있는 동포들 마음까지 설레게 한다. 그러한 풍습이 남아 있지 않은 일본에서도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고국의 모습을 새삼스럽게 떠오르게 한다. 올해도 다를바 없었지만 즐거워야 할 이 명절에 두 사람의 전,현직 법무장관의 행태가 흐려놓았다.

금년 1월 14일 연두 기자회견을 가졌던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장관에게 '마음의 빗'을 졌다면서 '이제는 놓아 주자'라는 발언을 해서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범법자인 그를 대통령이 연두 첫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두둔했으니 국민들은 아연실색했다. 붙잡기는 커녕 냉정히 뿌리쳤던 국민인데 질질 붙잡은 것은 국민이 아니고 대통령 자신이 아니었던가. 음력 설 전이었다.

이번 추석은 코로나19로 민족 대이동에 막대한 걸림돌이 되었지만 그래도 즐거운 추석이다. 그런데 추미애 장관 아들의 병가 휴가 문제로 한반도 남쪽이 날마다 시끌벅적했었는데 추석 바로 전에 무기소로 처리되었다. 국민 대다수가 그렇게 끝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사실이고 보니 그 허탈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승패에는 졌지만 시합에는 이겼다." 추미애 장관 아들의 병가 휴가 무기소 결과를 보고 필자는 그렇게 생각했다. 추미애 장관은 국회에서 손바닥으로 하늘도 가리지 않고 뻔뻔스럽게 새빨간 거짓말을 내뱉는 등, 수 없는 반칙을 자행했지만 심판이 편파적인 판정으로 추미애 거짓말장관이 시합에서 이긴 결과였다.

그러나 그녀의 아들과 같이 근무했던 당직 사병의 거짓없는 솔직한 진술 또한 사실로 밝혀졌으니 승패에는 졌지만 시합에서는 정정당당히 이긴 것과 다름없으니 이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다.

그 동안 추미애 거짓말장관과 그녀를 지키는 추종 세력들의 기세가 하늘까지 찌를 것 같아서 당직 사병의 사실까지도 각색되어 엉뚱한 누명까지 쓰는 것이 아닐까 하고 은근히 걱정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내일(1일)은 추석이다. 제각기 가족, 친구, 연인 등 여러 그리움들이 어우러지는 나날의 며칠이다. 당직 사병의 가족과 주위에서는 그의 당당한 증언이 한점 부끄러움이 없었다는 사실에 그 그리움들에 새로운 빛이 되어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쾌재를 부를 것이다.

동료의 비정상적인 병가 휴가가 비록 무기소로 처리되었지만 그의 증언으로  범법 행위인그 부조리가 만천하에 들어났으니 그 결과는 앞으로 파격적인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

다만 걱정인 것은 이로 인해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있지 않을까 해서 마음에 걸리곤 하지만 고국의 국민들이 지켜줄 것이라는 위안 속에 스스로를 달래고 있다.

한편 추미애 장관 주변은 어떠할까. 거짓말장관으로 낙인 찍힌 그녀의 주변들도 자기들 주장은 타당했다고 해서 무기소로 처리된 결과에 만족하고 만만세를 부르면서 즐거운 추석을 보낼 수 있을까.

거짓을 진실화 하기 위해서 권력 속에 권위와 허세를 구사하면서 온갖 꼼수를 부렸던 자화상들은 서로가 민망해서 들추는 행위 자체가 스스로 부끄러울 것이다.  

아니, 그러한 양심의 윤리가 한 조각도 없이 메말라버린 그들이기에 그러한 수치심과 자기혐오를 느끼기에는 생리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고국에서 분단사회를 만드는 새로운 <한국병>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