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폐사한 안덕이. (사진=핫핑크돌핀스 제공)
지난 8월 폐사한 안덕이. (사진=핫핑크돌핀스 제공)

지난 8월 돌고래 체험시설 제주 마린파크에서 큰돌고래 한 마리가 폐사한 일이 뒤늦게 알려지며 열악한 사육 환경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이는 가운데 돌고래 나이를 속였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8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보도자료를 내고 맹성규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폐사한 큰돌고래 ‘안덕이’의 병리소견서와 폐사신고확인증을 공개했다. 

마린파크 측에서 신고한 바에 따르면 안덕이의 사인은 노령사(노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와 폐렴 등)이며 제주대학교 수의학과에서 작성한 병리소견서에 따르면 안덕이의 나이는 40세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핫핑크돌핀스가 지난해 마린파크에서 열린 생태설명회에서 찾을 당시 조련사는 안덕이를 “올해 18살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 사실이 맞다면 지금 안덕이의 나이는 19살이며 병리소견서 상 추정 나이와 20년 이상 차이가 난다. 

병리소견서(위)와 폐사신고확인증(아래) 등에 따르면 안덕이의 나이는 40세 이상이며 사인은 노령으로 명시하고 있다. (사진=핫핑크돌핀스 제공)
병리소견서(위)와 폐사신고확인증(아래) 등에 따르면 안덕이의 나이는 40세 이상이며 사인은 노령으로 명시하고 있다. (사진=핫핑크돌핀스 제공)

 

핫핑크돌핀스는 “안덕이의 나이를 사실대로 밝히면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은 것에 대해 수족관의 과실이 드러날까봐 사망진단서에 나이를 40세로 적고 노화로 죽었다고 조작한 것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마린파크가 자신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안덕이의 나이를 멋대로 부풀렸다면 이는 ‘허위신고에 의한 적극적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도 있는 중요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안에 대해 지도·점검의 책임이 있는 제주특별자치도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르면 시도지사는 해당 시설을 지도 점검하고 기간을 정해 조치명령을 취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마린파크에서는 돌고래들이 정형행동(시설에 갇힌 동물이 스트레스로 인해 무의미하게 반복하는 행동)을 보이며 정신적 상해를 입고 있다”며 “마린파크의 돌고래 나이 조작 또는 기망행위 의혹의 명백한 진상규명을 위해 검찰 고발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 인근 해안에서 돌고래가 무리지어 헤엄치고 있다. (사진=제주해양수산원 홈페이지)
제주 인근 해안에서 돌고래가 무리지어 헤엄치고 있다. (사진=제주해양수산원 홈페이지)

이와 관련 마린파크 측은 병리소견서 또는 폐사신고확인증에 명시한 나이는 거짓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날 마린파크 관계자는 “지난 2011년 일본 돌고래 체험시설에서 ‘안덕이’를 들여올 때 그쪽에서 12세, 15세 이렇게 알려줬다”며 “하지만 실제로 혈액 검사 등을 통해 골밀도 수치 등을 확인해보니 그보단 나이가 많을 것 같다고 추정은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을 찾는 관객이 어린 연령층이 많으니 행사를 할 때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임의로 안덕이의 나이를 (실제보다) 어리게 소개한 것”이라며 “폐사신고를 할 때 나이를 조작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오는 9일 오전 11시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 마린파크에서 돌고래 폐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핫핑크돌핀스를 비롯해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 사단법인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시셰퍼드코리아, 제주녹색당,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혼디도랑 등 10개 단체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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