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주투데이는 제주도가 특정 업체에 방역 관련 수의계약 용역을 몰아주고 있는 정황을 확인했다. 올해 수의계약 용역비의 4분의 1이 특정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쏠렸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방역 관련 수의계약 용역 건수와 금액이 증가했다. 제주투데이 취재 결과 관련 수의계약 용역비는 2019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제주투데이는 제주도청 홈페이지의 수의계약 정보에서 방역 관련 자료를 분석했다. 제주도 수의계약 정보 목록에서 ‘방역’ 검색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20년 1월부터 10월 16일까지 관련 건수는 총 224건, 금액은 총 21억8855만2540원이 확인됐다. 

제주도내 방역(소독) 업체 수는 100여 개를 넘는다. 그중 하나인 A업체가 올해 수의계약으로 따낸 용역비는 총 4억6521만4000원(37건)이다. 전년도 2천607만7000원(6건)에 비하면 금액 면에서 20배가량 늘어난 사업을 따낸 것이다.

A업체의 대표는 전직 공무원이며 원희룡 팬클럽 관계자인 H씨. H씨는 또 다른 신생 방역업체인 B업체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B업체는 A업체와 사무실 주소가 동일하다. 계약을 따내기 유리하도록 사업자를 하나 더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따른다.

H씨가 대표로 있는 두 업체가 올해 10월 16일까지 수주한 용역 사업비는 5억4259만7000원(41건)에 달한다. 이는 제주도가 2020년 현재까지 추진한 방역 관련 전체 수의계약 금액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다.

B업체는 8월 4천261만4000원짜리 대형 용역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1년도 안 된 신생 업체가 이 정도 규모의 수의계약 용역을 체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 달 뒤인 9월 B업체는 3천476만9000원(총 3건) 규모의 사업을 연이어 따냈다. 신생 업체가 올해 제주도로부터 총 7천700만원이 넘는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낸 것이다.

H씨는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상식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의계약 실적에 대해 “사업적인 것이라서 대답하기 좀 그렇다”면서 원희룡 팬클럽 활동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생 업체의 공동대표를 맡은 이유가 용역을 따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냐는 질문에 H씨는 “우리가 장애인 쪽에 후원하는 것도 몇 군데 있고, 우리(A업체)도 사회적 기업으로 가야 하는데 못 가고 있고 해서 그것부터 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씨는 원희룡 지사 팬클럽 관계자로 페이스북 비공개그룹 ‘원희룡시대’의 관리자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또한 프랜즈원하나로봉사단의 회장으로서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음 표는 제주도의 수의계약 정보 목록 중 2020년도(10월 16일까지)의 방역 관련 계약 내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