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와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 학부모회가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동물테마파크 환경영향평가의 재평가를 실시하고 원점에서 재검토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제공)
28일 오전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와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 학부모회가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동물테마파크 환경영향평가의 재평가를 실시하고 원점에서 재검토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제공)

지난 25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난개발에 마침표를 찍겠다”며 발표한 ‘청정제주 송악선언’에서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작 실무부서는 사업을 그대로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와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 학부모회는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환경영향평가를 재평가하고 송악선언의 이행방안을 즉각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원 지사는 국정감사와 송악선언을 통해 코로나19 때문에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을 ‘원점 수준에서 재검토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다음날 도청 실무부서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해당 부서는 사업기간을 오는 2026년까지 연장하고 원래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공무원들이 도지사의 선언에 대해 집단항명을 한 것인가 아니면 원 지사가 즉흥적으로 허언을 한 것인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도는 지금까지 명백한 근거 없이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에 대해 수 차례 사업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며 “투자유치과는 지난 2016년 사업자에게 ‘골조공사 준공과 공정에 따른 가시적 성과, 각종 인가 획득’ 등을 조건으로 1년을 연장하고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지난 2017년 3년을 추가로 연장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 기간마저 끝나는 올해 또다시 투자유치과는 사업 진척 없이 논란만 커진 이 사업에 대해 사업 기간을 연장해 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제주도와 개발사업심의위원회는 사업자의 자판기인가”라며 “사업은 지난 2011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고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환경영향평가의 부실, 편법과 특혜 그리고 사업자 대명의 거짓말들뿐”이라고 힐난했다. 

#“국감서 허위 발언…도지사 권한으로 재평가 실시할 수 있어”

지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원 지사의 발언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원 지사는 지난해 국감에선 ‘제주동물테마파크는 사파리가 아니며 사업지는 곶자왈이 아니’라고 허위 발언을 해 많은 비판을 받았으면서도 올해 또다시 결과적으로 허위 답변을 했다”며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환경영향평가 재평가를 주문하자 원 지사는 ‘유권해석을 받아 본 결과 이 사업은 재평가 대상이 아닌 변경승인 대상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원 지사와 주무 부서가 환경영향평가법 제32조에 규정된 ‘재협의’와 제41조에 규정된 ‘재평가’의 차이점에 대해서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며 “법조인인 원 지사가 제주특별법을 통해 도지사의 권한을 충분히 숙지하고 도정에 전념할 것을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또 “사업 예정지가 위치한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는 지난 2006년 초기 환경영향평가 실시 이후 큰 변화가 있었다. 2007년 거문오름과 벵뒤굴이 국내 유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고 2018년엔 조천읍 전체가 세계 최초 람사르 습지도시로 지정돼 국제적으로 환경을 보호해야 할 지역이 됐다”며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 기록되지 않은 팔색조, 긴꼬리딱새, 비바리뱀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도 최근 대거 발견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경영향평가 협의 당시 예측하지 못한 사정이 발생하여 주변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환경영향평가법 제41조에 규정된 재평가를 실시할 수 있고 재평가의 권한 또한 제주특별법으로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이양되어 있는 상태”라며 “재평가야말로, 도지사가 공언한 ‘원점 수준 재검토’에 부합하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원희룡 지사는 선흘2리 주민들과 제주 자연을 더 이상 대권도전의 들러리로 이용할 생각하지 말라”며 “자신이 한 약속을 실천한다면 도민들의 지지는 자연히 따라온다. 만약 이런 식으로 제주와 도민을 희롱한다면, 선흘2리 주민들과 제주도민들이 앞장서서 당신의 대권 도전을 막아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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