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 대통령 선거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그 이상의 주목을 받은 또 하나의 선거가 11월 1일 있었다. <오사카도 구상(大阪都 構想>의 찬부를 묻는 오사카시민에 의한 주민투표였다.

'오사카도 구상'은 토쿄도와 23특별구를 모델로 한 도시 재편책으로, 오사카부와 오사카시의 역할을 새로 정하고 오사카시가 갖고 있는 도시개발이나 산업정책 등의 광역적인 권한을 오사카부에 일원화 하고 복지, 교육 등 주민에게 가깝고 밀착된 행정은 오사카시를 해체하고 설치하는 4개특별구가 담당한다. 특별구에는 선거로 뽑는 구장과 구의회를 둔다는 것이었다.

"오사카시민의 민의를 똑바로 받아들이겠다. 변화에 대한 불안을 모두가 갖고 있는데, 그 불안을 해소 시킬 설득력이 부족했었다. 앞으로는 (2025년 개최) 만국박람회 성공을 위해서 전력을 경주하겠다. 오사카를 사랑해 달라."

11월 1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투표를 마치고 밤 9시부터 개표가 시작되었다. 밤 10시 반이 지나서 선거 결과는 근소한 차로 '오사카도 구상'이 부결되어 밤 11시 넘어서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56) 오사카시장이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이었다.

"2023년 4월까지가 오사카시장 임기 만료인데 그때까지 임기를 마치고 정치가를 은퇴하겠다."

투표 전부터 정치가 은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임한 두 번에 걸친 '오사카도 구상'의 부결로 인한  그의 정치적 약속이었다

'오사카유신의 회' 대표로서 마쓰이 시장만이 아니라 당으로서 '오사카도 구상'은 오사카유신의 정책 우선순위 중의 최우선이었으며, 오사카부와 오사카시의 뜨거운 정치 1번지의 정책 논쟁의 대상이기도 했다.

5년 전, 하시모토 토오루(橋下 徹. 51) 오사카시장 당시 '오사카도 구상'의 첫 주민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부결되어 그 책임을 지고 하시모토 시장도 임기를 마치고 정계를 은퇴했다. 이번에도 5년 전과 달라진 것 없는 재현이었다.   

5년 전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오사카부 지사였던 마쓰이 지사가 오사카 시장으로, 오사카시 시장이었던 같은 당 소속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 洋洋. 45) 시장이 오사카부 지사로 바꿔치기 선거로 압승한 '오사카 유신의 회'는 다시 정력적으로 '오사카도 구상'을 위해 질주하여 주민투표까지 하게 이르렀다. 

투표 결과 당일 유권자수 220만 5730명 중, 투표자 수 137만 5313으로 투표율이 62,35%였다. 그 결과 찬성이 67만 5,829표(49,37%), 반대가 69만 2,996표(50,63%)로서 1만 7,167표 차이로 '오사카도 구상'은 부결되었다.

5년 전에도 거의 비슷한 숫자로서, 투표율 66,38%로 찬성 69만 4,844표(49,62%)), 반대 70만 5,558표(50,38%)로 1만 741표 차이로 부결되었었다. 5년 전과 금년의 오사카 주민투표 결과는 박빙의 차이로서 일본 주민투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오사카시는 물론 오사카부 의회까지 과반수를 장악하고 압도적인 지지와 우세에 있는 '오사카유신의 회'가 정책 제1순위로 밀어붙였던 '오사카도 구상'이였다. 이번에는 창가학회의 지원을 받고 있는 공명당까지 합세해서 9월 초까지만 해도 낙관적 승리를 예상했었다.

그러나 투표 후반에 들어서면서부터 반대 여론이 앞서면서 극적인 역전의 미를 장식했다. 패인의 요소로는 장미빛 비전만을 제시한 '오사카도 구상'에 대한 오사카시민이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종식을 보지 못하고 아직도 감염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 대응책만 하드라도 엄청난 행정력이 필요한데 왜 이럴 때 주민투표인가라는 회의적인 부분에 대한 저항도 많았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오사카도 구상'의 찬반 주민투표에는 일본 중앙 정계와 극심한 갈등이 내부적으로 꿈틀대고 있었다. 마쓰이 오사카 시장과 하시모토 전 오사카 시장은 스가 수상과 아베 전 수상과는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아주 가까운 사이여서 친밀한 교류를 나누고 있었다.

오사카 자민당은 5년 전과 이번 주민투표에도 반대 입장의 전면에 서서 운동을 전개하고 있었지만 중앙의 자민당은 지방자치체의 문제라면서 정관 자세를 계속 유지해 오면서 지원 유세 한번도 없었다. 자민당과 연립 정부에 참여한 공명당은 5년 전에는 반대했었지만 이번에는 찬성으로 돌아섰다. 공명당 출신의 오사카 국회의원 지역구에 '오사카 유신의 회'가 대립 후보 출마 단념에 의한 정치 협의의 결과였다.

이로 인하여 야마구치 공명당 당수는 마쓰이 오사카 시장, 요시무라 오사카부 지사와 함께 오사카에서 합동으로 지원 연설을 하기도 했지만 중앙의 자민당은 요지부동이었다. 중앙 정계의 자민당으로서는 국회에서 헌법 개헌을 추진할 적에 연립을 하고 있는 공명당보다도 압도적으로 유신 정당의 지지가 클 것이라는 전망 속에 정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보수 세력으로서는 자민당과 어깨를 같이할 정당 유신회이다.

유신회는 정당 '오사카유신의 회'와 '일본우신의 회'가 있는데 마쓰이 시장은 양 정당의 대표를 맡고 있다.

'오사카유신의 회'와 '일본유신의 회'는 제각기 국회에서 중의원 7명, 10명, (정원 465명) 참의원은 5명, 6명(정원 245명)이 의석을 갖고 있다. 자민당으로서는 야당의 유신이지만 개헌에 뜻을 같이 하고 있어 자민당 2중대라는 인식이 강하기도 하다.

한편 주민투표에서도 투표권이 없어 제외 당한 재일동포 사회는 지난 10월 17일 민단 오사카본부에서 <외국시민의 참정권을 요구하는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외국적의 투표권을 두고 마쓰이 시장은 '일본 국적을 취득하라'고 한다.

재일 3세인 박일 오사카시립대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심각한 문제 발언'이라면서 '일본 국적을 취득하지 않으면 외국인은 시 정책에 참여하지 못하는가'라면서 국적은 태어났을 때 부여되는 '우연의 산물'이라면서 '(이것은) 운명이고 국적은 아주 중요한 민족적 정체성이다.' '선거권과 교환하라'는 폭론은 용서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후 참가자들의 모의 투표도 실시되었다. 

재일동포의 상징적 고향으로 불리우는 오사카시의 <오사카도 구상>은 비록 투표권은 없지만 오사카 동포들에게는 일본인과 다름없는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는 정책 중의 하나이다. 특히  재일동포 사회 속에서도 재일 제주인과는 '제이 고향'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더욱 밀접한 관계에 있다. 남의 일이 아니고 모두가 우리 일처럼 주시하고 있다. '투표권을 얻기 위해 '일본국적을 취득하라'는 마쓰이 시장의 인권 무시의 발언 속에 부결된 <오사카도 구상>은 재일동포들에게도 새로운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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