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호의 일본이야기] 오태규 오사카총영사 출판기념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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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 일본이야기] 오태규 오사카총영사 출판기념강연회
  • 제주투데이
  • 승인 2020.12.0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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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있는 현직 공관장이 부임한 현지에서 우리말도 아니고 현지어로 책을 출판한 것은 이색적인 일이었다. 필자가 알고 있는 한 아마도 한국 정부가 파견한 외국 공관장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주오사카 대한민국총영사 오태규입니다. 아니, 오늘은 총영사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여러분의 친구로서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코로나 감염 제3파의 도래라는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오늘 저의 책 출판기념회를 마련해 주신 발기인 여러분, 그리고 위험을 무릅쓰고 기꺼이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분들께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11월 28일 오후 두시 반부터 오사카시 PLP회관에서 개최된 <오태규총영사 출판기념강연회>에서의 오태규 총영사의 인사말 서두였다. 11월 25일 오사카 도호(東方)출판에서 일본어로 발행된 <총영사일기. 부제: 칸사이(關西)에서 돈독히 하는 한일교류>의 기념강연회였다. 

이날 오사카부의 새로운 코로나 확진자는 463명이었다. 전날인 11월 27일 금요일부터 오사카시 중앙구와 북구 지역의 주류(酒類)를 겸한 음식점은 밤 10시까지 영업제한이 다시 실시되고 있었다. 한국 공관장의 최고 책임자로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었다. 주최측에서도 소독제, 마스크 등을 비치하고 좌석 배치에도 만전을 기했다.

"세상이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로 나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코로나는 우리 생활의 많은 것을 바꾸어놨습니다. 올해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된 것을 비롯해 공적 또는 사적으로 준비했던 각종 행사도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습니다. 2018년 처음으로 1천만명을 돌파했던 한일 사이의 인적 왕래도 코로나 이후 거의 제로 상태로 떨어졌습니다."

"저는 2018년 4월 총영사로 부임한 이래, 오사카총영사관의 이미지를 '군림하는 총영사관'에서 '봉사하는 총영사관'으로 바꾸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세우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 목표 아래 올해는 '한 발 더 일본사회 속으로, 한 발 더 동포사회 속으로'라는 활동 계획을 세우고 의욕적으로 활동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 차에 코로나로 인해 대면 활동이 크게 제한되는 바람에 시작 단계부터 차질을 빚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동포 및 일본의 지인들과 활발한 소규모 모임을 통해 오히려 이전보다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예기치 않았던 성과'였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강연 속의 일부이고 <총영사일기> 책의 '처음에'의 내용 일부도 소개한다. 강연회에서의 질의 응답 속에서도 오태규 총영사가 말했던 부분도 들어 있다.

"저는 <주오사카 대한민국총영사>로서 임명 받기 전까지 약 32년간 신문기자로서 활동해 왔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병역을 마치고 첫 직장이 신문사여서, 신문사를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거치지 않고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을 받았습니다."

"저널리스트가 갑자기 공관장(대사, 총영사)으로 전직하는 일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드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신문기자가 정부 관료로서 근무한 후, 공관장으로 임명된 케이스는 있습니다만 저와 같이 기자로부터 직접 공관장으로 기용된 예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널리스트와 공관장은 어떤 의미에서는 일의 방향성이 반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널리스트의 역할이 외부에서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한편 공관장은 정부의 정책이나 방침을 주재국의 정부나 국민에게 전달하고, 설명하는 것이 주임무가 됩니다."

"저널리스트가 <정부 외부로부터 감시자>라고 한다면, 공관장은 <정부 내부에 있어서 행위자>이니, 놓여 있는 입장의 괴리(乖離)가 결코 적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거기에다 저는 2017년 7월부터 5개월간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문제 합의검토 태스크(TF)> 위원장을 맡은 경력이 있습니다."

"이렇게 드문 배경과 경력 때문인지 저의 오사카총영사 임명에 관해서,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많은 관심이 쏠렸습니다. <외교 경험이 없는 기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2015년 한.일 일본군위안부합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태스크 위원장을 역임한 경력이 부담이 된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적이 전면적으로 바르다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여론으로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러한 지적 덕분에, 저 스스로가 총영사로서 할 일이 더욱 선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업무에 대해서 더 일층 노력하는 자극제가 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합니다."

"<낙하산 인사> <반일 공관장>이라는 이미지를 불식 시키고 말로서가 아니고 행동으로서 성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30여년의 저널리스트의 경험을 토대로 한 식견을 살리고, 주재국 시민 및 동포에 대해서 진심으로 가깝게 다가서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자문자답을 했습니다. 이 책의 소재가 된 페이스북의 기사도 그러한 과정에서 낳은 산물의 하나입니다."

사실이다. 오태규 씨가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되었다는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 <낙하산 인사> <반일 공관장>이라고, 오사카에 거주하는 재일동포로서 필자가 처음으로 비판하는 글과 우려를 2018년 5월 6일자 제주투데이에 <오사카 한국 총영사 자리>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다.

2018년 6월 8일 제주투데이에 다시 <오태규 오사카 총영사 환영회>라는 제목으로 오사카 총영사로 부임한 기사를 썼다. 5월 14일 민단 오사카본부에서 환영회가 있었는데 오태규 총영사에 대해서 회의적이면서도 긍정적 의미의 기사 내용이었다. 이 기사는 <총영사일기> 책의 본문 25쪽에 일본어로 번역되어 게재되었었다.      

그후, 얼마 안 지나서 오태규 총영사와 민단 담당 영사와 점심을 같이할 자리가 있었다. 금년 7월에 '민단이쿠노 남지부' 지단장직을 임기 만료로 그만두었지만 당시 지단장직을 맡고 있었다. 필자가 쓴 기사에 대해서는 총영사에 대해서 비판적이어서 일부러 피하고 민단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총영사 재임 중에 오사카 총영사관의 신축 공사를 잘 마무리해서 완성 시키십시오. 아주 큰 공사여서 가장 보람된 일이 될 것입니다." 총영사가 부임한 2018년 5월 10일부터 13일까지 임시 총영사관에 이전을 하고 14일부터 업무를 시작했었다.(지금도 공사 중이며, 2022년도 완성 예정임) 

"물론 영사관 신축건도 큰 사업입니다만, 저는 동포와 일본인들을 많이 만나서 정보 발신력에 많은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총영사의 대답이었다. 그러나 솔직히 필자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반일 공관장>이라는 선입감이 있어서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저의 취임에 대해서는 한.일우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경력을 갖고 있어서 일부에서는 걱정하는 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우려를 더욱 더 노력하라는 <격려의 질책>이라고 받아들이고, 또 사전에 주의를 받은 <좋은 예방 접종>으로서 받아 들일 생각입니다."

"저는 총영사로서 네개의 일을 추진할 것입니다. 첫째. 동포사회간, 동포와 일본사회가 더 사이좋게 될 것을 지원하겠습니다. 둘째. 군림하지 않고 봉사하는 총영사관이 되겠습니다. 셋째. 일본사회에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겠습니다. 넷째. 정치 경제는 물론 문화, 예술, 스포츠 등의 교류 확대를 하겠습니다." 총영사 환영회에서 총영사가 포부를 말했었다.

"이러한 것을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칸사이발(關西發) 한.일교류관계 구축>이 될 것입니다." 칸사이라면 오사카부, 교토부, 나라현, 시가현, 와카야마현이 오사카 총영사관 관할로서 가장 큰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효고현도 칸사이지방으로 분류되지만 별도로 코베총영사관이 있다.   

필자도 마당발로 불리우고 스스로 인정했었지만 오태규 총영사의 마당발의 행동력에는 솔직히 두손 들었다. 민단이나 제 단체의 공식 행사는 물론 소규모의 시민단체 행사, 일본의 민간 기업, 한반도와 유래가 있는 지역의 탐방 등 <현지에 과거와 진실이 있고 미래가 있다>라는 신념 속에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본대로, 들은대로, 느낀대로' 그 발자취를 집대성한 것이 바로 <총영사일기>였다. 226쪽의 책에 218항목의 이야기가 역사와 객관적 사실 속에 자신의 주관적 견해까지 곁들여 있어서 <칸사이 한.일역사, 교류안내서>라고 나는 소개하고 싶다.

2019년 4월 3일 오사카 4.3위령제가(2018년에 오사카 통국사에 위령비가 건립됨) 통국사에서 개최되었을 때 총영사를 포함해서 영사관 직원 10명이 처음으로 위령제에 참석했던 기사도 121쪽에 사진과 함께 게재된 것을 읽을 수 있었다.

"저는 자식이 두 명 있습니다. 첫째인 30살 아들은 서울에서 올해 한의사를 개업해 일하고 있고, 27세의 딸은 지금 도쿄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0월에 생각지도 않은 또 한 명의 셋째 자식이 탄생했습니다. 바로 이 책입니다."

"지인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단 3개월만의 작업 끝에 얻은 '조산아'이지만, 셋 중에서 성격과 생각이 저와 가장 닮은 자식이 이 셋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금년 7월까지의 내용이 들어있어서 빠른 출판을 '조산아'라는 표현을 비교 사용했는데 강연회장을 웃음으로 넘치게 했다.

"앞으로 저의 셋째를 많이 사랑해 주시길 바라며, 그리고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바라면서 저의 강연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연 후, 많은 질의 응답 속에서  마친 강연회였다. 

"김길호 선생님은 오늘 한 마디도 말씀 안하셨네요." 강연을 마치고 간단한 뒷풀이도 예약했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중지하고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고 헤어지기로 하고 가는 길에 총영사가 필자에게 물었다. 처음부터 기사를 쓰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일부러 읽은 감상이나 질문을 피했었다.

<총영사일기> '처음에' 쓴 내용에, 총영사 자신도 총영사 재임 중에 책을 내는 것에 대해서 부담은 있었지만 반대로 그러니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주위의 권유도 있어서  7월 말까지 쓴 원고를 마감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재임 중에는 중단하지 않고 계속 쓴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첫머리에도 썼지만, 필자가 기우심을 갖는 것은 현직 총영사가 근무하는 현지에서 현지어로 책을 낼 경우 예상도 못했던 오해를 이르킬 우려가 있다는 노파심이었다. 

그래서 이 강연회의 발기인의 한 사람으로서, 민단이나 재일 단체회관에서의 강연 장소를 선택하지 않았고 발기인들도 모두 개인 자격으로 참석할 것을 제의했고 그렇게 했다. 진보 성향의 총영사와 보수 성향의 필자 사이에는 견해의 차이도 있다.

모국에는 세개의 인연으로 한국 사회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혈연, 지연, 학연이다. 그러나 외국에서 살다 보면 또 하나의 인연이 필요하다. 국연(國緣)이다. 재외동포라는 개념은 모두 이 국연에서 비롯된다. 국연은 국내의 혈연, 지연, 학연을 초월한다. 오직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 하나일 뿐이다.

오태규 총영사와 필자가 지향하는 목표는 같다. 그러나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은 악간 다르다. 그는 진보 성향 속에서, 필자는 보수 성향 속에서 그 과정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국연이라는 인연 속에 맺어졌을 때, 이러한 이념의 차이는 협의적 차원의 문제이다. 그래서 오태규 총영사의 부임 전에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차원을 떠나서 광의적인 국연 차원에서 그를 주시했을 때, 총영사의 마당발의 행동력이었다.이것은 새로운 총영사상(像)을 심어 준 깊은 뿌리가 될 것이다. 총영사에 대해서 두 번이나 제주투데이에 회의적으로 썼던 필자는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다시 써야 할 의무감도 있었다. 완결편의 기사이다.  

신참 <총영사일기>는 그래서 신선하고 돋보였다. 이 책에 대한 오해는 말 그대로 기우에 지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을 강조하고 이렇게 쓰는 것도 나의 의무의 하나였다.

참고로 필자가 오태규 총영사 대해서 쓴 두 편의 기사도 첨부한다.

http://www.ijeju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208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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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im 2020-12-09 13:52:08
글쓴이 글 읽을때마다 갇혀져 있는것 같으면서도 자유로운 깊은 사고에 않은 공감을 하게됩니다.

이유근 2020-12-02 10:52:34
오태규 총영사에 대해 우려섞인 글을 쓰셨던 입장에서 이런 글을 쓰시는 것은 용기있는 일임과 동시에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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