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제주도의회 제389회 2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김경학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일 오전 제주도의회 제389회 2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김경학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대규모 삼나무 벌채로 인한 생태계 파괴 우려 등 논란이 일고 있는 제주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이를 전면 철회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와 시민 등이 내세우는 주요 근거 중 하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지라는 주장이다. 그중 애기뿔쇠똥구리가 삼나무를 기어다니는 사진과 영상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일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구좌읍·우도면)은 제주도의회 제389회 2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최승현 행정부지사를 상대로 이같이 질의했다. 

김 의원은 “비자림로는 지역주민 입장에서 제주시로 넘어가는 핵심적인 도로다. 이 때문에 지방도로로도 지정됐다”며 “도로 공사 계획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질 땐 어느 누구도 이 공사를 문제 삼지 않다가 삼나무 벌목 사진이 방송을 타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고 전국적으로 이슈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왕사 숲길 확장 공사 사진을 보여주며 “반면 천왕사 가는 도로 넓히기 위해 삼나무를 베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한마디 안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현장 내 삼나무 위를 기어다니는 애기뿔쇠똥구리. (사진=비자림로 시민모니터링단 제공)
제주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현장 내 삼나무 위를 기어다니는 애기뿔쇠똥구리. (사진=비자림로 시민모니터링단 제공)

김 의원은 또 애기뿔쇠똥구리가 삼나무 위에 앉아있는 사진을 내보이며 “쇠똥구리는 마소 배설물을 먹이로 사는데 삼나무 숲에 있는 게 아니”라며 “쇠똥구리 잡아다가 삼나무에 매달아 놓고 사진 찍어서 서식지라고 하니까 방송을 탔다”고 주장했다. 

이어 “(쇠똥구리가 삼나무에 산다면)신이 내린 기적이다. 이것뿐이 아니다. 쇠똥구리가 삼나무를 기어다니는 동영상이 또 방송 뉴스를 탔는데 그곳에서 나고 자라서 살고 있는 나로선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라며 “환경 지키자는 거 다 이해하지만 왜곡하고 조작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최승현 행정부지사는 “그 부분에 대해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협의 중인데 국감에서 해당 문제가 제기돼서 그쪽에서 상당히 부담을 받고 있다”며 “환경청의 요구도 있고 저희 입장도 있고 해서 계속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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