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예산’ 공기관 대행사업 2년새 2천억 이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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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예산’ 공기관 대행사업 2년새 2천억 이상 증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12.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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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시민단체 내년 제주도 예산안 분석 결과 발표
제주도청사(사진=제주투데이 DB)
제주도청사(사진=제주투데이 DB)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내년 제주특별자치도 예산안에 선심성·낭비성 편성 관행이 여전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4일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제주참여환경연대,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제주주민자치연대 등은 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2021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공기관 대행사업·민간위탁·출연금 증가…읍면동 예산은 감소

이들은 우선 ‘우회 예산’의 대표적 사례인 공기관 대행사업비가 불과 2년 사이 2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공기관 대행사업 예산은 지난해 2753억원, 2020년 4712억원, 2021년 4991억원으로 2년간 81.3%(2240억원) 증가했다. 내년 공기관 위탁에 따른 대행수수료만 499억원을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제주도 공무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출자출연기관 등 공기관으로 업무를 사실상 떠넘기는 사례가 급증하는 것이어서 대행사업으로 넘기는 이유와 개별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간위탁금 역시 민간위탁 성과평가 결과가 지난해보다 하락했으나 예산은 오히려 늘어났다. 출연금도 2018년 586억원, 2019년 617억원, 2020년 703억원에서 내년 867억원으로 올해 대비 23.2% 증가했다. 

시민단체는 제주도가 행정조직 슬림화를 목표로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주도 출자·출연기관은 되레 인력이 늘어나면서 조직이 비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제주도 본청과 제주시, 서귀포시 본청 예산은 다소 증가한 반면 직속기관과 사업소, 읍면동 예산은 감소해 말로만 ‘읍면동 강화’를 외칠 뿐 최일선 행정기관 지원에 소홀하다는 비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분야 중 하나인 문화예술 분야 예산은 올해 1221억원에서 내년 986억원으로 19.2% 감소했고, 환경 분야 예산도 올해보다 2% 감소해 도민 여론과 동떨어진 예산 편성이라는 지적이다. 

#행자위 소관 예산, 주민자치위원 피복 구입 등 불요불급 예산 편성

시민단체에 따르면 행정자치위원회 소관 예산의 경우 복지회관 기능보강사업, 마을회관 재건축, 주민자치위원 피복 구입 등 불요불급하거나 선심성 소지가 있는 예산이 일부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원희룡 지사의 측근 인사가 원장으로 있는 제주연구원 출연금은 올해보다 3억원 가량 증액된 반면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출연금은 3억원 감소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고 따졌다. 

또 “청년정책을 담당하는 부서 예산은 올해보다 50% 가량 줄었고 4·3지원과 예산 역시 46% 감소했다”며 “청년세대와 4·3 문제 해결에 대한 제주도의 의지가 빈약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환도위 소관 예산, 토건사업 비중 높아…제2공항 예산 삭감 필요

환경도시위원회 소관 예산의 경우 여전히 도로개설 등 토건사업 비중이 높아 코로나19와 기후위기 시대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특히 갈등이 첨예한 제2공항과 관련해서는 무리한 사업 강행을 위한 홍보성, 선심성, 외유성 예산이 상당 부분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역상생방안 발굴을 위한 해외 우수사례 조사(5000만원) △제2공항 연계 상생발전 발굴을 위한 자문 및 토론회 개최(1억1500만원) △공항인프라 확충 범도민추진협의회 운영(6270만원) △제2공항 주거단지 도시개발사업(1단계) 개발계획 수립 용역 3억원 등을 들었다. 

시민단체는 “제2공항 건설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예산을 편성한 것이어서 전액 삭감이 필요하고 비자림로 확장사업 예산(10억원) 역시 영산강유역환경청과의 협의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제주도가 이 사업에 따른 사회갈등과 환경파괴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문광위 소관 예산, 보조금·위탁사업 편중…말로만 ‘질적 관광 전환’ 

이들은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관 예산의 상당 부분이 문화예술재단, 체육회, 관광협회(추정) 등에 보조금이나 위탁사업의 형태로 편성되고 있고, 편중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민간보조사업이나 민간 및 공기관에 위탁하는 사업의 경우 공모사업이 아닌데도 사업 주체를 명확하게 명시하지 않아 예산 투명성이 매우 부족하다”며 “관광 관련 예산의 경우 과잉관광 문제로 양적 관광에서 질적 관광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여전히 홍보와 유치 중심의 사업비 편성이 이루어지고 있고, 질적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향에서 질적 관광의 콘텐츠 개발이나 마을관광 및 생태관광 활성화 등 기존 관광의 대안을 찾으려는 흐름이 매우 빈약하다”고 평가했다. 

#농수축위 소관 예산, 농수축 관련 단체 예산 지원 제각각

시민단체는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소관 예산을 분석한 결과 농업, 축산, 수산업은 생산자,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소비자와의 가치를 중심으로 한 관계 형성을 통해 활성화되어야 함에도 제주도 정책 및 예산은 생산자와 유통업체 지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연작으로 인한 병해충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농업 정책을 전환시키기 위한 사업이 전무하고, 병해충 방제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어 토지 등 환경에 부담을 주는 농업을 장려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축산분야 역시 환경과 지역주민 생활에 부담을 주는 축산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해양수산 분야는 해안환경에 부담을 주는 어항개발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농수축산 관련 단체 운영지원 사업의 경우 지원 항목과 인건비 지원 수준이 제각각 다르게 편성돼 별도의 지원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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