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일대에 24대 마을이장 선거를 알리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사진=독자 제공)
7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일대에 24대 마을이장 선거를 알리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사진=독자 제공)

열대우림에 사는 동물을 들여와 사파리형 동물원을 짓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이 추진되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3개월이 넘도록 공석인 마을이장 선거가 오는 17일 열린다. 

7일 선흘2리 마을회 등에 따르면 마을이장 선거 후보로 이상영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위원과 이정주 제주동물테마파크 추진위원회 위원장 등 두 명이 나선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과 찬성하는 주민이 대결하는 구도가 펼쳐져 사실상 이번 선거는 사업에 대한 반대와 찬성으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제24대 선흘2리 마을이장 선거 기호 1번으로 출마한 이상영씨 선거 홍보물. (사진=독자 제공)
제24대 선흘2리 마을이장 선거 기호 1번으로 출마한 이상영씨 선거 홍보물. (사진=독자 제공)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반대위원장이었던 정현철 전 이장이 같은 해 6월 돌연 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다음 달인 7월 마을회 동의 없이 사업자 측과 지역상생 방안 실현을 위한 상호협약을 체결하자 선흘2리 내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이후 다수의 주민들이 마을 임시총회를 열어 정 이장 해임 안건을 통과시키고 새 이장을 선출했지만 당시 조천읍장 A씨가 “이장이 소집한 회의가 아니므로 해당 총회에서 의결된 안건은 법적 효력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총회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A씨가 제주시 자문변호사로부터 총회 소집 이외에도 이장을 해임할 수 있는 요건을 전달받고도 선흘2리 주민에게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27일 오후 이정주 제주동물테마파크 선흘2리 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선흘2리 리사무소(마을 복지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이정주 제주동물테마파크 추진위원회 위원장. (사진=제주투데이DB)

이후 선흘2리 주민들은 정 이장이 횡령 및 배임죄를 저질렀다며 제주지방검찰에 고발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자 결국 조천읍은 지난 8월 정 이장 해임 건을 사전 통지했고 정 전 이장은 지난 9월 사퇴했다. 

한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송악선언 실천조치 2호를 발표하며 “지역주민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 변경 승인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도에 따르면 이 사업은 선흘2리가 제주도의 갈등관리 대상이 되면서 지난 1월부터 모든 행정절차가 중단된 상황이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은 선흘2리 일대 부지 약 58만㎡(약 17만평)에 사파리형 동물원과 호텔·글램핑 등 숙박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대명그룹 계열사인 ㈜대명티피앤이가 지난 2017년 ㈜제주동물테마파크를 사들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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