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때 아니야” 제주도의회, 시설공단 설립 조례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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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때 아니야” 제주도의회, 시설공단 설립 조례 ‘부결’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12.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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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제39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서 상정
23일 오후 제주도의회 제39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시설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부결됐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3일 오후 제주도의회 제39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시설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부결됐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운영비가 들어가는 등 제주지역 최대 규모 공기업으로 추진 중인 시설공단 설립에 제동이 걸렸다. 

23일 오후 제주도의회는 제390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제주특별자치도 시설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상정, 표에 부쳤으나 부결됐다.

이날 표결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강성의 의원(제주시 화북동)과 이상봉 의원(제주시 노형동을)은 사전 반대 토론을 신청하고 지금의 제주 재정 여건상 시설공단 설립이 적절치 않다고 피력했다.  

23일 제주도의회 제39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강성의 의원이 시설공단 설립을 두고 찬반 토론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3일 제주도의회 제39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강성의 의원이 시설공단 설립을 두고 찬반 토론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강 의원은 매년 1000억원에 가까운 혈세가 투입되는 제주 버스 준공영제를 예로 들며 거대 공룡 조직으로 전락할 우려를 드러냈다. 

강 의원은 “규모가 큰 공공시설에 대해 효율적인 관리와 운영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3년째 운영되는 버스 준공영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며 “미래세대를 위한 저탄소 정책 추진 등을 위해 대중교통의 활성화가 필요하지만 무엇이 전제가 돼야 하는가”라고 운을 뗐다. 

이어 “불법주차 단속을 강화하고 차량의 도심지 진입을 제한하며 주차장 이용료를 차등하고 교통 관련 복지체계를 바꾸는 등이 병행돼야 하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며 “이에 따라 해마다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고 올해 수익이 30% 이상 줄어들 것을 감안하면 재정 지원만 1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이게 제주도정이 30년 만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이라고 자랑하던 정책의 민낯”이라며 “시설공단은 버스 준공영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운영의 효율화는 전문 인력 충원과 배치에 있는데 제주는 인력풀에 한계가 있어 위탁과 재위탁이 불가피하다. 결국 거대 공룡 조직이 탄생해서 경직성 경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해 적자가 200억에서 600억원까지 급증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며 “버스 요금과 쓰레기 요금, 하수 요금을 다 올릴 수 있겠느냐. 비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지금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23일 오후 제주도의회 제39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이상봉 의원이 시설공단 설립을 두고 반대 토론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3일 오후 제주도의회 제39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이상봉 의원이 시설공단 설립을 두고 반대 토론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이 의원은 “시설공단은 인원 910명 규모의 제주도 최대 공기업으로 한 해 약 1100억원이 투입된다”며 “일자리 창출 관점에서 보면 반갑지만 공단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공단 출범과 인력 채용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국비 확보는 제주도청 공무원의 몫”이라며 “의회는 지금까지 예상되는 갈등과 인력 중복, 비효율성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을 주문해왔으나 집행부는 조례안이 통과돼야만 풀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꼬집었다. 

또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문제를 1년 6개월을 끌어왔다”며 “지금의 제주도 재정 체력이 시설공단을 감당할 수 있는가. 도는 동원 가능한 여유 재원이 없다. 재정 운용은 획기적인 세수를 마련하거나 뼈를 깎는 세출 조정이 필요한데 지방세는 본격적인 감소 추세이고 국고 보조금은 전국 유일하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설공단 설립은 불가역적인 사업으로 조례 가결 여부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사안”이라며 “시설공단의 설립을 통해 요율을 도모하길 기대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우리 손에 좌우될 제주의 미래를 생각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의원의 반대 토론 이후 진행된 표결에서 재석의원 36명 중 찬성 13명, 반대 19명, 기권 4명으로 해당 조례안은 부결됐다. 

한편 제주 시설공단은 △공영버스 및 공영주차장 △하수·위생처리시설 △환경시설(매립·소각·재활용선별·음식물자원화시설) 등을 통합해 운영하고 관리하는 조직으로 꾸려질 예정이었다. 지방공기업 평가원 타당성 용역 결과 현행 운영 방식 대비 5년간 연평균 22억3400만원을 절감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공단 운영을 위해 연간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되고 이중 도비로 약 65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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