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충룡 제주도의원(사진제공=제주도의회)
강충룡 제주도의원(사진=제주투데이DB)

"저는 동성애, 동성애자가 싫어합니다." 최근 제주도의회 본회의에서 성소수자 혐오발언을 내뱉으며 비판을 자초한 강충룡 제주도의원. 강충룡 의원은 자신의 성소수자 혐오발언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히는 입장문에서 또 다시 성소수자 혐오를 반복했다. 정치인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인권감수성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사안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모습이 노출됐다.

강충룡 의원이 입장문을 발표했으니, 제주도의회는 강 의원의 이번 혐오발언에 대해 더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이 흐지부지 되기 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강 의원의 '막말'로 인한 논란이 이번에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다. 초선 강충룡 의원은 의정활동 중에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들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때마다 논란이 일었지만 이번처럼 대충 넘어갔다. 다음에도 또 이번과 같지 않을까?

강충룡 의원은 2019년 11월 도의회 회기 중, 제2공항에 반대하는 이주민을 일컬어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기 위해 육지에서 내려온 반대 전문가"라 칭하며 "제주도를 떠나달라"고 말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제2공항 반대 운동을 주민의 운동이 아닌 ‘외부 세력’에 의한 것인 양 폄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강충룡 의원은 지난해 9월 21일에도 정치인의 발언이라고 믿기 어려운 황당한 발언을 다시 내뱉었다. 강 의원은 이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회의에서 진행된 제주시를 상대로 2020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환경단체들이 중국에서 돈을 받기 때문에 중국발 미세먼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제주 자연을 지켜내고 있는 환경단체들을 모욕하는 발언이었다. 지역 시민사회를 제대로 살펴본 정치인이라면 결코 입에 담을 수 없는 망언이었다.

관련 보도가 나간 뒤 즉각적으로 비난이 쏟아졌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도의원이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환경단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가짜뉴스를 퍼트린 것은 도무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충룡 의원을 규탄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의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제주도당에 “강 의원의 무책임하고 무지몽매한 발언에 대해 강력한 징계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그런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가 커질 것 같았는지 강 의원은 급히 진화에 나섰다. 강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를 지적하면서 중국 내 문제를 언급하려는 발언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으로 발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엉뚱한 소리였다. 전혀 해명이 되지 않는 얘기였다. 강 의원의 속내는 아마 '저는 환경단체 싫어합니다' 아니었을까?

문제가 되는 말을 내뱉고 논란이 커지면 매번 "오해"라는 말로 넘겨온 강충룡 의원에게 묻고 싶다. 정치를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민의를 대변하는 선출직 의원으로서, 포용성을 갖고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일 생각은 없는지. 앞으로도 사안과 사람과 인권에 대한 이해 부족의 상태로 의정생활을 계속 해나갈 것인지. 성소수자들을 의원실로 초청해 차를 마시며 그들의 얘기를 직접 듣고, 성소수자에 대한 자신의 오해를 풀어볼 생각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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