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
알베르 카뮈

《이방인》. 1942년 알베르 카뮈가 알제리에서 쓴 글이다.

그는 1913년 프랑스령 알제리 몬도비에서 태어났다. 알제리는 1830년부터 1962년까지 프랑스 식민지였다. 카뮈 어머니 아버지도 그곳에서 나고 자랐다. 그들은 가난한 삶을 이어갔다. 알제리 토착민들은 아랍인이다. 이슬람교를 믿는다. 카뮈가 쓴 이야기 《이방인》에 나오는 주인공 ‘뫼르소’는 아무런 종교도 갖지 않는다. 그는 아랍인을 죽이고 사형에 처한다. 그에게 벌을 주는 검사 판사를 포함해서 그를 둘러싼 대부분 사람들은 기독교를 믿는다. 뫼르소는 사람을 죽이고 나서도 뉘우치지 않는다. 태양 때문에 죽였다고 한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뫼르소는 이 책에서 스스로 묻는 듯하다. 어머니가 죽었다고 꼭 슬퍼해야 하나. 어떤 사람들은 어머니가 죽어도 기뻐한다. 사람들은 살면서 느끼는 것을 속인다고 되묻는다. 사실 프랑스는 오랫동안 알제리 아랍인들을 괴롭혔다. 군대와 정부 통치기구를 써서 알제리 토착민들을 죽였다. 이렇게 국가권력이 알제리 사람들을 죽이면 처벌받지 않는다. 그럼 왜 가난한 뫼르소가 아랍인을 죽였다고 사형에 처해 졌을까. 아랍인이 먼저 칼을 빼들고 위협을 주자 뫼르소는 저도 모르게 총으로 쏴 죽였다. 사람을 죽였으니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국가권력으로 사람을 죽이면 처벌을 받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어쩌다 사람을 죽이면 목숨을 빼앗아야 하나.

《이방인》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뫼르소가 아는 백인이, 아랍인 애인이 사기를 치고 거짓말을 했다고 심하게 때린다. 하지만 그는 뫼르소에게 부탁을 해서 그 여자가 자기를 모욕했다고 말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하자 그는 아무런 벌을 받지 않고 풀려난다. 보라. 아랍인은 아무리 억울하게 당해도 프랑스인 말 한마디면 처벌을 받지 않는다. 어쩌면 뫼르소가 아랍인을 죽인 것을 뉘우치고, 아랍인이 자기를 죽이려고 위협을 했으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마음속으로 엄청 슬퍼했다고 거짓말을 하면 목숨만은 건졌을까.

사실 사람들은 뫼르소를 죽여서 자기들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보통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뫼르소는 특히 그를 구원하겠다고 감옥으로 찾아온 신부에게 무척 화를 낸다. 신부는 말한다. 뫼르소는 사람이 주는 벌은 받았지만 하느님이 주는 벌은 남았다고.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 용서를 받으라고. 뫼르소는 신부 말을 따르지 않는다. 뫼르소는 자기 생각의 주인은 자기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 알제리 토착민들을 합법으로 괴롭히고 죽이고 성당에 가서 용서를 빌면 천국으로 간다고 믿는 것은 아닐까.

뫼르소를 어떻게 생각하나. 별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이는 미친 사람으로 보나. 어머니가 죽어도 별로 슬퍼하지 않는 마음이 차갑고 못된 사람으로 보나.

카뮈가 《이방인》을 쓸 때는 독일 나치가 프랑스 파리를 점령하면서 전체주의국가를 만들 때다. 세계1차대전(1914년~1918년)과 세계2차대전(1939~1945년)을 겪으면서 합리와 이성으로 세상을 아름답고 편리하게 한다고 했지만 세상은 점점 그 반대 반향으로 갔다.

카뮈는 알제리에서 태어나서 그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글을 썼다. 폐결핵을 고치려고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서 유럽 여러 나라들을 다니기도 했지만 알제리를 사랑했다. 특히 그는 알제리 바다를 참 좋아했다. 그곳에서 자유를 느꼈다. 쏟아지는 햇빛과 맑은 바다와 바람 속에서 자유를 찾았다. 《이방인》을 한 번 더 읽으면 그가 말하는 자유와 거짓이 없는 삶을 알 수 있을까. 한때는 공산주의자였던 카뮈, 그럼에도 알제리가 프랑스로 남아있기를 바랐던 그가 궁금하다.

은종복 제주풀무질 일꾼
은종복

글쓴이 은종복 씨는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한 인문사회과학 책방 '제주풀무질'의 일꾼이라고 자기 자신을 소개한다. 책과 사회를 또박또박 읽어내려가는 [또밖또북] 코너로 매달 마지막 목요일에 독자들과 만난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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