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제주 성산읍에서 진행된 기후위기비상행동 (사진=독자 제공)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제주도민들이 7일 제주 성산읍에서 기후위기비상행동을 진행했다.  (사진=독자 제공)

 

국제학술지 '프런티어 인 컨서베이션 사이언스'에 최근 "기후변화에 즉각 대응하지 않으면 30년 뒤 환경난민은 10억 명에 달 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실렸다. 산업혁명 이전보다 지구 기온이 1.5도 높아지면 맞이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대응을 위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도 평균 1.5℃ 이하가 인간 생존 한계선이라 경고했다. 

그뿐 아니다. 세계를 1년 넘게 혼란에 빠뜨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직접 원인이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과학적 증거도 제시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지난 5일 (현지시각) 과학저널 '종합환경과학'을 통해 "지난 100년 간 진행된 지구온난화가 식생 변화를 일으켰고, 이로 인한 박쥐종 증가는 코로나바이러스 창궐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국 남부 원난지역과 인근 미얀마 라오스 지역에서 식물 식생의 대규모 변화를 추적한 결과 기후변화가 기존 열대 관목지대를 열대 초원지대와 낙엽수림으로 바꿔놓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많은 박쥐 종들에 알맞은 환경으로 변화한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 발생지와 박쥐 개체수가 늘어난 지역이 거의 일치한다는 이번 논문 내용은 기후변화가 인간생존을 턱끝에서 위협하고 있음을 시시한다. 

먼 이야기가 아니다. 기상청이 발간한 '2020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 최장 장마와 연이은 태풍에 발생한 국내 재산피해가 1조 2585억원이다. 최근 10년 연평균 피해액의 3배를 넘어선 수치다. 

평년 32일 강수일수를 기록하는 제주도도 지난해에는 49일동안 비가 내려 강수일수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지난 여름 제주도를 지난 3개의 태풍(제8호 '바비' 제9호 '마이삭' 제10호 '하이선') 영향으로 농경지 유실 등 침수된 곳만 8893헥타르(ha)다.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인 구상나무 군락지도 급격하게 감소해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2013년)한지 올해로 8년째다. 

이에 '제주의 미래를 걱정하는' 제주도민들이 성산읍 일대에서 기후위기비상행동에 나섰다.

제주기후위기비상행동은 7일 "이날 성산읍에서 바라본 제주 하늘은 미세먼지로 뿌옇더라"며 "제주도민 생존을 걸고 씨앗을 심는 농부의 마음으로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기반한 기존의 사회 체질을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며 탈소비, 탈성장 등을 주장했다. 이를 위해 대량생산 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와 결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생태주의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연료소모와 탄소배출량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를 전 세계가 고민하는 시점에서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로 시대를 역행하려고 한다며 "지금 이순간도 지구의 온도는 오르고 있다. 우리는 살고 싶다. 제주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산업화가 만들어낸 기후변화는 결국 인간을 삼키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우리가 경험한 1년은 그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제주도 기후위기비상행동은 매월 첫째주 일요일 성산일출봉에서 오전 10시부터 2시간동안 진행되며 도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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